윤소하에 죽은 새 보낸 ‘태극기 자결단’, 잡고 보니 진보단체 간부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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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CCTV 추적해 대학생진보연합 관계자 검거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의원실에 협박 소포를 보낸 혐의로 진보 성향의 대학생 운동권 단체 간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7월1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마이크를 켜고 있다. ⓒ 연합뉴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7월1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마이크를 켜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7월29일 협박 혐의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단체 서울대학생진보연합(서울 대진연) 운영위원장 유아무개(35)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윤 의원실에 커터 칼과 죽은 새, 협박성 편지가 담긴 소포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이 택배는 지난 7월3일 오후 6시쯤 윤 원내대표실 직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편지에는 “윤소하 너는 민주당 2중대 앞잡이로 문재인 좌파독재 특등 홍위병이다” “조심하라,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겼고, 그 밑에는 ‘태극기 자결단’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정의당은 이날 곧바로 “명백한 백색테러로 묵과할 수 없는 범죄”라는 논평을 내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CCTV를 통해 동선을 추적한 결과, 용의자를 유씨로 특정하고 이날 오전 9시께 검거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진연은 지난 2017년 3월 한국대학생연합, 대학생노래패연합 등 대학 운동권 단체들이 연합해 결성한 진보 성향 단체다. 대진연은 지난해 말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 활동을 벌여 논란을 빚었다. 또 지난 4월에는 대진연 소속 회원 일부가 국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의원실을 기습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다만 대진연 측은 “우리는 전혀 윤소하 의원 테러와 관계가 없다”며 관련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서울 대진연은 “윤소하 의원 백색테러 협박 건으로 운영위원장이 부당하게 잡혀가는 어이없는 상황이 오늘 아침 일어났다”며 “공안탄압 조작사건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대진연 측도 “대진연은 자유한국당 해체와 일본의 경제공격을 규탄하는 활동을 활발히 벌이는 대학생 조직”이라며 “대진연이 그 길에 함께 하고 있는 정의당 원내대표를 공격하는 것은 그 의도가 맞지 않을뿐더러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봐도 태극기 집회에 나오는 극우단체들이 했을 법한 일을 대진연이 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진보개혁세력을 이간질해 득 볼 사람은 보수 세력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진연 측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유씨 체포에 대해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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