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웰빙 명당을 찾아라
  • 박재락 국풍환경설계연구소장∙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7.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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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기운과 생기 찾을 수 있는 휴가 명당은 어디?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도심을 벗어나 산이나 바다가 있는 곳을 찾아 떠나면 전국의 도로는 몸살을 앓게 된다. 산을 찾는다면 심산유곡의 맑은 물이 흐르고 숲이 우거진 곳을 선호할 것이다. 바다라면 확 트인 푸른 바다의 넘실대는 파도와 하얀 백사장이 펼쳐진 해변가를 찾을 것이다. 낯선 곳에서 자연과 함께 한다면 도심보다 충전의 강도가 더 높은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왕이면 하루를 유(留)하더라도 좋은 기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간다면 보다 알찬 휴가가 될 것이다.

풍수지리학에서 산은 음(陰)이고 물은 양(陽)으로 정의한다. 산은 움직이지 않는 형태이므로 정적인 기를 머금고 있다. 물이 흐르는 계곡은 음과 양이 만나 조화를 이룬 곳이다. 이러한 입지를 찾아서 유하면 생기를 받게 된다. 바다는 움직이는 형태이므로 동적인 기를 표출할 수 있다. 산을 의지하고 주변사격에서 발원한 계류수가 흘러와 바다로 합수하는 해변가의 입지는 좋은 기를 받게 된다. 산은 반드시 물을 만나야 하고, 바다는 산을 의지해 밀려오는 바닷물을 받는 입지를 갖춰야 한다.

물이 흐르는 방향에 입지한 건물이 있는 계곡은 피하라

대부분 유명한 계곡은 물길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건물이 자리한다. 이 중 좋은 기를 받는 터는 먼저 현무봉에서 뻗어 내린 용맥이 물을 만나 멈추면서 평탄한 터를 이룬 곳이다. 건물의 좌향도 산을 의지하고 물을 바라보는 방위이며, 건물의 형태는 목형(위로 솟아오른 형태)·금형(솥뚜껑처럼 둥근 형태)·토형체(일자나 네모형태)를 이루면서, 앞의 물길이 굽이치듯 감싸 안아 유속이 느리게 흐르는 수세를 이루어야 한다. 반면 물이 흐르는 방향과 같은 경사면에 입지한 건물은 나쁜 기를 받게 된다. 매년 피서 철에 계곡 물이 범람해서 발생하는 사고는 대부분 이런 곳이다.

바다를 선택할 때는 ‘만(灣)’이 형성된 곳이 좋다. ‘만’은 사전적으로 바다가 육지로 들어온 곳으로 정의된다. 풍수지리학에서 양래음수(陽來陰受)라 하는데, 재물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받아들이는 지세를 의미한다. 그리고 ‘만’을 이룬 입지는 소쿠리형태로 부의 기를 담거나 쌓이는 형국이므로 정주공간과 포구(항구)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산을 의지하고 앞쪽 바다에 방파제가 조성된 곳은 재물이 들어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족쇄 형국이다. 이러한 곳을 찾는다면 강한 부의 기운을 받게 된다.

‘만’을 이룬 곳이라도 산을 의지하지 않거나 뒤쪽으로 허한 들판이 형성된 곳은 기가 들어와 잠시 머물지만 쉽게 흩어지거나 빠져나가는 입지다. 이곳은 피서 철에만 잠시 붐비는 허화지지(虛華之地)일 뿐이다. 특히 오토 캠핑족을 위한 해변가 입지가 뒤편이 허하면서 지당(池塘)을 이룬 곳이라면 앞과 뒤에서 분출된 수기에 의해 금(金:자동차)의 기를 빼앗는 터다. 이러한 입지는 자칫 힐링을 하러 왔다가 몸만 상하는 꼴이다. 해변가에서 오토 캠핑을 할 때나 카라반 시설을 이용할 때는 꼭 주변을 돌아 볼 필요가 있다.

 

명당의 지기를 받으려면 동해 해수욕장으로

여름 휴가철 바다를 찾는다면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경우 동해를 권한다. 동해는 수심이 깊어 해수의 온도가 차기 때문에, ‘수극화’에 따른 물이 불(여름)을 이기는 기가 강하게 작용한다. 더구나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산세를 의지하고 동쪽 바다를 마주하면서 계절풍인 남동의 풍기(風氣)를 받는 입지다. 그러면 동해안의 경북 포항 영일만에서 강원도 고성사이에는 많은 해수욕장과 오토캠핑장이 입지해 있는데 특히 산과 바다가 주변지세와 조화를 이룬 해수욕장과 오토캠핑지는 어떠한 곳일까.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해수욕장 ⓒ 연합포토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해수욕장 ⓒ 연합포토

해수욕장의 경우 뒤로는 산을 의지하고 소쿠리형태(灣)의 지세를 갖추고, 바다와 마주한 백사장은 주산에서 발원한 계류수가 흘러와 적시면서 바다와 합수하고 가까이 포구(항)를 끼고 있는 입지다. 해변의 모래는 맑고 바다는 청량한 빛을 갖고 있어 명당의 지기가 머물거나 표출하는 곳은 다음과 같다. 포항시 흥해의 칠포, 영덕 강구의 오포3리·하저, 영덕읍의 오보, 축산읍의 경정, 울진군 후포면의 후포, 평해읍의 직산, 매화면의 덕신, 죽변면의 봉평, 삼척시 원덕읍의 신남, 근덕면의 용화, 강릉시 금진·옥계, 고성군 죽왕면의 공현진해수욕장 등이다.

오토캠핑장의 경우 울진군 기성면 구산항의 구산해수욕장은 우측으로 황보천이 흘러들어와 바다와 합수하고,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의 촛대바위가 있는 추암해수욕장은 백호자락에 와우산이 가까이 감싸고 있어 두 곳 모두 부의 기를 받는 곳이다. 고성군 죽왕면 오호항의 봉수대해변은 죽변산의 용맥이 생룡형태로 뻗어와 주산에서 발원한 인정천을 만나 터를 이룬 곳이다. 특히 용맥을 따라 흘러와 청룡자락을 감싸는 형국이므로 청소년과 같이 이곳을 찾으면 생기를 온전히 받는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장호항의 장호해수욕장은 좌청룡·우백호가 포근히 감싸고 있으며 주산인 검봉산에서 뻗어내린 현무봉을 의지하고 있는 지세다. 강한 역량의 지기를 분출하고 있는 명당입지다.

해마다 휴가철이면 언론이나 지자체가 홍보하는 곳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 유명 해수욕장 입지는 나무그늘 하나 없어 강한 여름 햇볕에 노출되거나 넓은 백사장만 형성된 곳이라 군중심리로 휴가철에만 반짝 붐빌 뿐이다. 일 년 중 여름 한 철 인 것은 기가 지속적으로 머물고 있지 않는 터라는 뜻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카피가 있듯이 앞서 소개한 곳은 언제나 틈을 내어 가더라도 좋은 기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다. 가서 하루를 보낸다면 더 강한 기를 받게 되지만, 잠시 다녀가서 포구의 방파제나 해변가를 거닐어도 맑은 기를 흡착해 올 수 있다. 웰빙을 원한다면 이곳을 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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