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내 한·일 교육교류 취소에 ‘멍드는 학생들’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호경 기자 (sisa525@sisajournal.com)
  • 승인 2019.08.0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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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청, 日방문 자제 권고에 창녕 남지‧영산중 민간교류 무산

한·일 외교관계 악화로 촉발된 일본과의 문화 교류 ‘보이콧’ 불똥이 경남도내 일선 교육기관까지 튀면서 글로벌문화체험을 기대했던 동심에 상처를 주고 있다.

수개월 전부터 일본에서 가질 문화체험교류에 대비해 방과 후와 휴일에도 구슬땀을 흘렸던 창녕군을 비롯한 도내 일부 중‧고등학생들은 “수개월간 준비해왔던 기대가 산산조각 났다”며 허탈해 하고 있다.

창녕군 남지‧영산중학생 28명은 8월 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창녕군과 자매결연을 맺은 싸스마센다이시(市)를 방문해 친선 배구 경기와 양국의 사물놀이 경연을 펼칠 예정이었다.

정상급 수준인 남지중 배구팀원들은 일본 선수들과 멋진 경기를 기대하며 방과 후와 휴일에도 구슬땀을 흘렸다. 영산중 사물놀이팀 역시 한국의 전통 사물놀이의 멋진 기량을 일본에 알리겠다며 그동안 연습에 몰두해 왔다.

창녕군과 사쓰마센다이시의 지난해 청소년 문화 교류회 모습 ©창녕군
창녕군과 사쓰마센다이시의 지난해 청소년 문화 교류회 모습 ©창녕군

이번 교류에 창녕군은 항공료 등 교통비만 부담하고, 현지 체류비 일체는 싸스마센다이시가 지원하기로 약속 했다. 창녕군과 싸쓰마센타이시는 2000년부터 ‘우호협정’을 맺고 지역 학생 스포츠 교류와 줄다리기보존회, 직원연수 교류 등을 통해 우의를 다져오고 있다. 학생 교류는 지난 2013년부터 격년제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도교육청의 일본방문자제 권고에 따라 창녕군과 싸쓰마센타이시 간 교류는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일본 방문길을 약속받았던 학생들이 실망하며 부모에게 하소연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일본에서 또래 아이와 어울려 친선경기를 하고 싶어 몇 달전부터 기대 했다”면서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학교에 남아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고 전했다.

창녕교육지원청은 “사회적 분위기를 무시할 수가 없지만,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문화교류여서 상호 신뢰 구축도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교육지원청에서 취소를 유도한 사실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중학교 관계자는 “교육지원청이 일본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교육청은 지난 7월 25일 교육활동 관련 일본 방문 시 학생안전 강화 등을 이유로 일본 공무 출장 자제, 일본 현장체험학습 및 수학여행 추진 등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교육청 기관과 각 학교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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