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은 장대호…“죽을 짓해서 죽였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1 16: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상 공개 결정된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
“흉악범이 양아치 죽인 것” “반성 안 한다”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의 얼굴이 8월21일 공개됐다. 취재진 앞에 선 장대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다”며 당당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8월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전날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장대호의 실명과 얼굴, 나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8월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전날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장대호의 실명과 얼굴, 나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장대호는 이날 오후 1시47분께 고양경찰서에 출석해 경찰의 보강 조사를 받았다. 형사들에 양팔을 잡힌 채 얼굴을 드러낸 장대호는 남색 반소매 티에 흰색 7부 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장대호는 왜 자수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반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유치장에서 많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한 것”이라며 “반성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어 유족들에게 미안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전혀 미안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대호는 “고려 시대 때 김부식의 아들이 정종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었는데, 정종부는 그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가 복수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경찰의 제지로 그대로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자 “왜 말을 못하게 해”라며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8월20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장대호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장대호는 지난 8월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는 모텔에서 투숙객 A씨(32)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12일 시신을 한강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로 18일 구속됐다. 

장대호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반말을 하며 기분 나쁘게 하고 숙박비 4만원도 주지 않으려고 해서 홧김에 살해했다”며 “(A씨가) 머물던 방을 열쇠로 열고 몰래 들어가 잠든 틈에 둔기로 살해한 뒤 모텔 내 방 안에 방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심사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고 했다.

장대호의 범행은 지난 8월12일 고양시 한강 마곡 철교 남단 부근 한강에서 머리와 팔다리가 없는 남성의 알몸 몸통 시신이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이어 16일엔 오른쪽 팔 부위가 한강 행주대교 인근에서 검은 봉지에 담긴 채 발견됐고, 17일 한강 방화대교 남단에서는 피해자의 머리가 나왔다. 수사망이 좁혀지자 장대호는 지난 8월1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수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