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종족주의》 저자 이우연, 일본 극우 지원 받았다
  • 김재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8.2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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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행사 참석 비용 제공받아…회의에서 “강제동원 없었다” 발언 물의

한국에 대한 일본의 식민지배의 합법성을 강조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한 책 《반일 종족주의》를 이영훈씨와 공동 집필한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박사의 유엔 인권이사회 행사 참석 비용을 일본의 극우단체가 댔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씨는 이 행사에서 “일본에 의한 강제동원은 없었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8월26일 YTN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7월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회의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항공료와 체류비용을 일본의 극우단체로부터 지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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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이씨는 회의에 참석해 "조선인 노무자들의 임금은 높았고 전쟁 기간 자유롭고 편한 삶을 살았다"며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 회의의 원래 발언자 명단에는 이씨의 이름이 들어 있지 않았다. 당초 이씨의 순서인 15번째 발언자는 국제경력지원협회(ICSA) 단체 소속의 일본인 슌이치 후지키였다. 슌이치 후지키는 위안부 문제를 통해 아베 정권의 실체를 파헤친 다큐멘터리 《주전장》에 등장해 궤변을 쏟아냈던 인물로, 소녀상 얼굴에 봉투를 씌우고 조롱한 미국인 유튜버 토니 마라노의 후원자이기도 하다. 슌이치 후지키는 지난 2017년 36회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일본을 헐뜯고 돈을 요구하고,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특히 슌이치 후지키가 소속된 단체인 ICSA는 국제무대에서 위안부를 부정하기 위해 만든 비정부기구로 포장된 극우단체로 추정되고 있다.

슌이치 후지키는 원래 명단에 없던 이씨로 연설자가 바뀐 이유에 대해 "처음부터 이 박사가 말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고 답했고, 이씨가 ICSA 회원 자격으로 연설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인정했다.

또 슌이치 후지키는 이씨의 논문을 읽고, 유엔에 가자고 먼저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한 왕복 항공료와 5박6일 간의 체류 비용은 모두 슌이치 후지키 측에서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극우 단체가 한국 학자의 유엔 발언을 기획하고 비용까지 댄 셈이다.

이씨는 역사의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판단해 유엔에 가자는 제안에 응했다며, 일본 극우 단체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것도 떳떳하다고 밝혔다.

이씨는 “극우 단체이건, 극좌 단체이건, 역사적인 사실을 공유하고 그것을 알리는 사람과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산케이신문 등 일본 보수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학문의 영역을 넘어 한국을 겨누는 일본 극우 세력에게 이용되면서 큰 논란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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