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아들 문준용이 조국 후보자 딸에게 한 말
  • 김재태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8.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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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용씨, 페이스북에 “이건 부당한 게 맞다”며 글 올려…“더 이상 실명은 까지 말자” 주장도
ⓒ 문준용씨 페이스북
ⓒ 문준용씨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씨가 8월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과 관련한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문준용씨는 이 글에서 "원한다면 목소리를 내도 된다"며 "혹시 한마디라도 실수할까 봐 숨 죽이며 숨어다니고 있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문씨는 "나는 (숨 죽이며 다니고) 그랬다"면서도 "지금은 부모님의 싸움이지만 앞으로는 자신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이건 부당한 게 맞다"고 강조했다.

문씨는 인터넷상에 조 후보자의 딸 실명이 언급되는 것 등과 관련해 "하지 말라는 말은 소용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경험자로서 주장하자면 최소한 더 이상 실명은 까지 말자"고 주장했다. 이어 "'조ㅇㅇ'로 검색되게 만들지는 말자"면서 "아직 대부분의 정보는 '조국 딸'로만 검색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문준용  SNS
문준용 SNS

문씨는 또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로 인해 조 후보자 딸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후보자의 자식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건 이해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식의 실력·노력이 폄훼되는 건 심각한 부작용"이라며 "그는 분명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살아왔을 텐데, 그간 충분히 훌륭한 성과를 이루며 살아 왔음에도 사람들은 그의 노력을 말하지 않고 그의 부모만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씨는 조 후보자 딸을 향해 "그동안의 자기 인생이 부정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아마 그를 조국 딸로 기억할 것인데, 사람들 머릿속에 부정적인 이미지는 지워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심지어 누명도 쓰는데 그중 몇 가지는 인터넷에 영원히 남아 그의 이름으로 검색될 것"이라며 "그걸 믿는 사람의 수가 아주 많을 것이다. 앞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건 한참을 달려야 자랑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아직 졸업도 못한 젊은이에겐 오랫동안 버거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마음을 나타냈다.

문씨는 "세상은 이렇게 작동할 수밖에 없고 이런 일이 없어지지 않을 것을 안다"며 "그가 받는 고통과 앞으로의 불이익, 당사자만 느낄 부당함은 이렇게 작동하는 세상의 너무 작은 틈새에 끼어 있다"고 표현했다.

끝으로 "(이런 부당함은)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알지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틈새를 모르거나 알고도 무시하는 것 같다"며 "몇몇 사람들은 그 틈새가 안 보이는 걸 악의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문준용씨는 이 같은 글을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조국 후보자의 딸에게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의 조언을 해 주기 위해 쓴 것으로 보인다. 문씨 역시 아버지가 유력 대선 후보에 올랐을 때부터 각종 의혹에 휘말렸으며 최근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문씨는 지난 2017년 대선 국면에서 제기된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못 박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명을) 하고 싶었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나서는 건 네거티브 공세에 말려드는 것이어서 전략적으로 안 나서기로 판단했고, 나오고 싶어도 꾹 참았다”라고 밝혔다.

2015년 모바일게임 개발사 창업 멤버로 합류한 문씨는 자신이 작가 활동과 게임 개발을 병행하는 것이 문 대통령의 IT 산업 육성 의지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아버지가 아들이 이런 일을 한다고 해서 특별한 혜택을 줄 분이 아니다”라며 “그러실 분이 아니고 그러셔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 일주일이 지나 문씨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아들’이라는 호칭에 대한 부담을 나타냈다.

그는 “(처신을) 잘한다고 해도 얼마든지 허위 의혹들이 사실처럼 퍼질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며 “아직 특별한 원칙을 세운 건 아니지만 의심을 살 수 있는 일 근처에도 가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는 ‘평창미디어아트프로젝트’ 참여와 관련해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문씨는 “제가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모든 작품 활동에 비방을 일삼는다면 앞으로 ‘개인 문준용’ ‘작가 문준용’으로서 어떠한 활동도 하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문씨는 지난 8월13일 자신의 사업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알리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원래 비(非)정치인, SNS 등에 대해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경험해보니 허위사실이 퍼져나가는 것을 걷잡을 수 없어 너무 심한 건 앞으로 대응할 것 같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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