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장기화된 한일 갈등에 어떤 목소리 내나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9.09.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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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의료 협력 사례 실은 독자 글 싣고, "외무상 교체 계기로 한일 갈등 해결의 길 찾아야" 의견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 주요 신문이 한일 갈등 해소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 언론은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상황을 자세히 전하며 이번 불매 운동이 과거와 달리 이례적으로 장기화 양상을 띠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대다수의 언론은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악영향이 나타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산 불매 운동 확산, 지자체 교류 중단 등 경제, 문화는 물론 스포츠 분야까지 악영향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9월13일 ‘한국 사회에서의 ‘반일’ 확대를 걱정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고 불매 운동의 양상이 변하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한국에서 일본 비판이 확산돼 기업 활동이나 민간 교류까지 해치고 있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연간 750만명이 일본을 찾았던 한국인 손님이 급감해 지방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추석에는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급격하게 줄었다. 9월12일 TV아사히는 "한국은 대형 연휴지만 일본은 관광객이 급감해 타격을 입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 불매운동 이후 대마도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대마도 이즈하라에 있는 한 이자카야에 한일 관계에 대한 현지방송 뉴스가 나오고 있다. ⓒ 연합포토
일본 불매운동 이후 대마도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대마도 이즈하라에 있는 한 이자카야에 한일 관계에 대한 현지방송 뉴스가 나오고 있다. ⓒ 연합포토

닛케이는 일본이 상대국을 모욕하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일 양국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행사 등 민간 교류까지 한일 관계 악화의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일반인 수준에서 신뢰 관계는 유지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와 부산시가 전쟁 중 징용 노동자를 부린 이른바 '전범 기업'의 제품 구입 자제를 규정한 조례를 만든 것에 대해서는 "반일 감정을 부추길 수 있는 행위이며 냉정한 판단을 요구한다"고 반응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 외무상이 고노 다로에서 모테기 도시미쓰로 교체된 것을 계기로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노 전 외무상이 주일한국대사에 대한 ‘무례’ 발언 등 과잉 언동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신문은 '대립으로부터 해결로 가는 길'을 모테기 외무상이 그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사히신문은 한일 관계의 악화를 우려하고 관계 회복을 바라는 독자의 글을 9월12일 의견 면에 실었다. 하이 나루히로라고 이름을 밝힌 도쿄의 한 의사는 "일한(한일) 관계의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백혈병 치료 분야에서 협력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과거에 일본의 골수 은행에서 (백혈구 형이 일치하는) 골수 제공자가 발견되지 않을 때는 한국에서 HLA(인체 백혈구 항원)가 적합한 분의 도움을 받은 사례가 있다. 또 역으로 일본인이 한국인 환자에 제공한 사례도 많이 있다"고 썼다. 하이 씨는 "이것은 양국이 옛날부터 인적 교류가 있었고 세계 수준의 의료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미래에 남겨야 할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양국의 정치가와 미디어에 냉정한 대응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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