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청문회’ 작정한 한국당…여야, 대정부질문서 격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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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야유 속 대정부질문 데뷔…한국당 일부 의원 한때 퇴장하기도
주광덕 “조국, 압수수색 담당 검사에 외압 넣었다” 의혹 제기

조국 법무부 장관이 9월26일 임명 후 처음으로 국회 대정부질문 무대에 오른 가운데, 여야가 불꽃 튀는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의 공세에 대정부질문은 제2의 ‘조국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정치 분야를 시작으로 대정부질문의 막을 올렸다. 조국 장관은 신임 국무위원 자격으로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국민의 열망인 법무부 혁신과 검찰 개혁의 무거운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정부질문에선 초반부터 여야의 팽팽한 기싸움이 펼쳐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제안으로 조 장관이 인사를 위해 연단에 오르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일제히 야유와 함께 “범법자” “이중인격자” 등 고함을 질렀다. 본격적인 질문이 시작되고 조 장관이 답변을 위해 연단에 오른 뒤로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 20여 명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남은 의원들도 의자를 뒤로 돌리며 조 장관을 국무위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강하게 표현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로 맞서 조 장관을 격려했다.

이후 대정부질문장은 사실상 ‘2차 조국청문회’에 가까웠다. 한국당은 그간 조국 저격수 역할을 담당했던 의원들을 집중 배치해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대정부 질의에 나선 권성동 의원은 “조국 후보자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구속됐을 때 보석을 부탁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면서 “앞으로는 재벌을 규탄하며 뒤로는 40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재벌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위선의 결정체”라고 비판했다. 이에 조 장관은 “당시 선대 회장으로부터 미국 유학 시절 장학금을 받았고 그 분 아드님이 그런 처지에 있어 다른 장학생들과 함께 탄원서를 쓴 것”이라며 “최서한의 인간적 도리였고, 재벌도 보석을 받을 권리는 있다”고 해명했다.

이후 바통을 이어받은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나간 검사에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단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조 장관은 “제 처가 놀라서 연락이 왔고, 검사에게 처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하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여야 모두 목소리를 높이며 항의했고, 문희상 의장은 “답변을 좀 들어달라”며 장내 정리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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