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정국' 바라보는 여권 잠룡들의 속내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9.30 10:00
  • 호수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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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조국 정국 발판 삼아 독자세력 구축 예상돼
이낙연 국무총리가 9월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낙연 국무총리가 9월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시사저널

조국 정국을 맞으면서 여권 잠룡들 가운데 최대 피해자는 당연히 조국 법무부 장관 자신이다. 여러 차례 현실정치 참여를 부정했지만 조 장관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각종 차기 대권후보 조사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하지만 부인과 자녀 등 친인척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거세지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조국 정국이 장기화할수록 여권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당 지지율 하락도 뚜렷하다.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차기 대권을 꿈꾸는 잠룡들에겐 ‘빨간불’이 켜지는 셈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울상을 지을 필요는 없다. 차별화에 시동을 걸 시점도 바로 이때부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조 장관 기용에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가 다양한 경로로 조 장관 선임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도 이 총리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임명 철회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조 장관은 임명됐고 정치적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친문계가 밀고 있는 조 장관이 낙마하면 호남계와 비문계가 자연스럽게 이 총리를 중심으로 뭉칠 것으로 본다.

여권 내 유일하게 TK(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한 김부겸 의원(전 행정안전부 장관) 앞에는 험로가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 입장에는 조 장관 임명으로 TK 지역 내 반문 정서가 거세지고 있는 게 부담거리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의 입장은 ‘정중동’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조 장관을 비호하는 과정에서 각종 설화에 얽혔다. 친문계 지지가 견고해진 측면은 있지만, 조 장관 선임을 반대하는 다수의 국민 정서와 거리를 두게 되면서 대선주자 이미지 면에서는 마이너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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