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국, 법무장관직에 대한 인식조차 없어”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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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논란…조국, 압수수색 검사와 직접 통화
"인륜의 문제" vs "공사 구분 못해"

'조국 사태' 관련한 논란이 연일 더해지고 있다. 또 하나의 논란이 9월26일 터졌다. 조국 법무부 장관 스스로가 논란을 자초했다. 이 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이 검찰의 서울 방배동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을 지휘하던 검사와 직접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 장관은 다음날인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통화 사실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장관으로서 압수수색에 개입하거나 관여한 게 아니라 남편으로서 아내의 건강을 배려해달라고 부탁드린 것"이라면서 "인륜의 문제"라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9월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9월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정작 문제는 조 장관이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그러나 검찰의 생각은 다르다. 조 장관과 통화했던 검사는 이미 "심히 부적절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현직 검찰 관계자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조 장관은 통화에서 '장관입니다'라고 밝혔다. 조 장관 말대로 남편으로서 통화한 것이라면 '조국입니다'라고 했어야 하지 않나"면서 "통화 자체만으로 수사외압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조 장관이 당황한 나머지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통화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문제는 조 장관이 이후에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조 장관은 법무장관이 어떤 자리인지에  대한 인식조차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 장관은 자신의 말처럼 검찰개혁을 이끌어 나가는 대한민국의 법무장관이다. 자택 압수수색을 나온 검사와 통화하며 남편 신분으로 부탁했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가. 공사구분도 전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 "조국 물러나라", 공세 강화

자유한국당은 조 장관을 직권 남용 혐의로 형사고발하고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 장관은) 본인이 유리할 땐 장관이고, 불리할 땐 가장인가. 공적 의식도, 공적 마인드도 하나도 없는 모습"이라면서 "장관 탄핵이라는 불미스러운 혼란이 오기 전에 포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해임건의안을 꺼내 들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부터 먼저 제출하고, 탄핵소추안 발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대안정치연대는 조 장관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장정숙 수석대변인은 "무자격 수구보수에게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대통령과 여당의 안이한 현실 인식이 안타깝다"면서 "해임건의안이든 탄핵안이든 한국당이 나서면 본말이 전도되고 문제의 본질이 흐려진다. 조 장관은 자진 사퇴가 답이다"고 강조했다.

관심을 모은 정의당은 이번 논란에 한발 물러섰다.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조 장관의 통화는 부적절한 행동이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전후 사정을 무시한 정치공세에 불과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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