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배터리戰…LG, 美서 SK 맞고소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8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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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특허 침해”…SK도 지난달 같은 이유로 고소

LG화학이 9월26일(현지시각)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는 이유다. 앞서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을 같은 이유로 소송한 바 있어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의 격돌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8월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화학 본사가 위치한 LG 트윈타워(왼쪽 사진)와 종로구 서린동 SK 이노베이션 본사가 위치한SK빌딩(오른쪽 사진). ⓒ 연합뉴스
8월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화학 본사가 위치한 LG 트윈타워(왼쪽 사진)와 종로구 서린동 SK 이노베이션 본사가 위치한 SK빌딩(오른쪽 사진). ⓒ 연합뉴스

이날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과 SK배터리아메리카(배터리 사업 미국법인)를 특허침해로 제소했다”고 밝혔다. ITC에 심의를 요청한 내용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부품 등의 미국 내 수입을 전면 금지해달라는 것이다. 델라웨어 연방지법에는 특허침해금지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 측이 자사의 미국 특허 5건을 침해했다고 보고 있다. 안정성 강화 분리막(배터리의 양극·음극을 나눠주는 소재) 관련 특허 3건과 배터리 양극재 특허 2건 등이다. LG화학은 “이들 특허 5건은 모두 ‘원천 특허’에 해당해, 사실상 이 특허 내용을 적용하지 않는 회피 설계로는 동일한 기능과 작용 효과를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맞대응 성격이 짙다. SK이노베이션은 8월30일 LG화학·LG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소송을 접수한 곳도 ITC와 델라웨어 연방지법으로 같다. LG화학 관계자는 소송을 낸 배경에 대해 “정당한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특허로 맞대응하는 글로벌 특허소송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4월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6위, SK이노베이션은 9위다. 점유율 1~3위는 CATL, 파나소닉, BYD 등 중국과 일본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LG와 SK의 법적 공방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집안싸움에 정신이 팔린 사이 해외 업체에 기회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 외에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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