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해경제청, 부실공사 논란 아파트 기습 사용승인 논란
  • 부산경남취재본부 서진석 기자 (sisa526@sisajournal.com)
  • 승인 2019.09.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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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안전진단 범위·방법 ‘동상이몽’...후폭풍 예고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인 대형 주상복합건물에 대해 주무관청이 ‘최고수준의 안전진단’을 약속했지만 시행사 대표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밝혀 후폭풍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사기 분양’ 논란 휩싸인 부산 명지 삼정그린코아 상가" 8월 29일 시사저널 인터넷판 보도]

 

준공 반대 수분양자들 "군사작전 다름없는 기습 준공" 반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자청)은 사전 분양, 부실시공 논란을 빚고 있는 부산 명지국제신도시 소재 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에 대해 9월 18일 사용을 승인했다. 이에 준공에 반대하던 상가 수분양자들은 “시행 · 시공사와 입주예정자간 의견을 조율해 상가 준공을 내겠다더니 아무런 대책 마련 없이 군사 작전을 방불케하는 기습공격을 감행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 명지 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 전경 ⓒ 서진석 기자
부산 명지 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 전경 ⓒ 서진석 기자

지하 4층, 지상 30층 총 5개동 규모 176개 상가(근린생활 117호실, 판매시설 59호실), 아파트 431세대, 오피스텔 432세대로 이뤄진 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는 지난 8월 12일 준공됐다. 이때 상가는 제외됐다. 

상가 수분양자들이 사전점검 결과 분양 면적 축소, 배기시설 미비, 냉난방 실외기 설치 공간 부족 등을 지적하며 인허가권자인 경자청과 부산시청 앞에서 사기 분양과 부실시공을 성토하는 집회를 여는 등 준공에 강력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당시 주택법을 임의로 적용해 부분 준공이 이뤄졌다는 논란까지 일었다. 

이들은 최근 지하 주차장의 누수와 H빔 굴절 현상을 추가로 지적하며 건물 안전이 심각하게 우려되므로 정밀구조안전진단을 통해 안전이 담보될 때까지 준공을 승인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경자청은 “상가 수분양자들의 핵심 주장의 하나인 배기시설 미비 문제는 시행사가 최적안을 제시했고, 누수와 H빔 굴절은 관계기술전문가의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사용 승인을 보류할 정도는 아니다”며 사용을 허가했다. 

그렇지만 수분양자들은 “최근 부실시공 문제가 지하 주차장 등 아파트 전체로 확대되고 부산시의회와 권익위의 현장 방문이 거론되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자칫 준공을 낼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기습준공을 한 것 아니냐”며 허가 과정 전반을 살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좌측으로 휜 기계실 H빔 ⓒ 상가 비대위
좌측으로 휜 기계실 H빔 ⓒ 상가 비대위

이들은 25일 경자청을 항의 방문했다. 당시 자리를 함께했다는 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 상가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최고수준의 안전진단을 약속받았지만 이는 사후약방문”이라며 “기술전문가의 보고서조차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행정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약속조차 부도수표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자청은 27일 “아파트 정기안전점검을 지시한 것이지 별다른 추가 점검을 언급한 적은 없다”고 확인했다.

점검을 지시받았다는 시행사인 (주)테미스코리아 관계자 또한 “지시가 아니라 제안이기 때문에 시행 여부는 사업주가 판단해서 해도 되고 안 해도 그만”이라며 수준도 “보통 아파트가 6개월에 한 번 실시하는 정도”라고 밝혔다. 최고수준의 정밀안전진단과는 거리가 먼 장면이다.

비대위의 고민중의 하나인 환풍기 문제도 온도차를 보였다. 상가 수분양자들은 건물의 천정이 낮아 내부에 추가로 환풍 및 환기 시설을 설치할 수 없고, 외부에 환기 '덕트'를 설치할 경우 음식점에서 발생하는 냄새가 위층 아파트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입주자와의 분쟁이 불가피하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이 문제도 25일 경자청장 항의 방문 자리에서 논의됐다. 경자청은 “사업자가 최적의 제품으로 시공하겠다는 공증을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수분양자들은 "천정이 무게를 견디지 못할수도 있고 청소가 어려워 위생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경자청은 사업자의 말만 믿고 '들러리'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제품의 성능을 입증하는 실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행사인 (주)테미스코리아 대표는 “어차피 법적 의무도 없는데 민원을 해결해하기 위해 흡 · 배기 시설에 집진기까지 포함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평균 1000여만원 정도다. 모델과 성능을 문제삼아 설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 계약자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공증도 선택으로 바뀐 셈이다.

이렇듯 경자청과 시행사의 말이 서로 어긋나자 비대위 등 상가 수분양자들은 “협의점을 찾아보자는 말로 시간을 끌며 계약자들을 농락한 것”이라며 “이번 준공 허가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 행정심판과 감사청구,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 기습준공 불똥 우려 “지켜 보자” 

한편, 지난 7월 사전 분양 문제로 촉발돼 사기분양에 이어 부실시공까지 사태가 이어지자 지역 정치권에서도 진상파악에 나섰지만 늑장대응으로 오히려 기습 준공만 부추기는 역효과만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부산시의회는 지난 9월 19일 예정이던 현장 방문 계획을 급히 취소했다. 시의회 방문을 하루 남긴 18일 경자청이 전격적으로 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의 사용 승인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체면을 구긴 시의회는 방문 날자가 확정된 것은 아니였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수분양자들은 "입주 지연에 따른 계약해지를 차단하기 위해 경자청이 무리수를 뒀고, 여기에는 출동을 한다며 '공포분위기'만 조성한 시의회도 한 몫 했다"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부산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 박성만 위원장은 “공문을 보내고 관련 서류를 검토하는 와중에 승인이 나버린 것”이라며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최인호 의원실도 “사태를 9월 3일 처음 접하고 경자청에 ‘준공 전에 정밀구조진단을 해보자’라는 민원을 전달했다”면서 “시의원들의 방문 취소 시점도 애매하고 긁어 준공만 앞당겼다는 구설에 오를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의원이 10월 2일 경자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챙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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