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볼턴 “北 절대 핵포기 안해”…‘군사 옵션’ 거론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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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 비판도…“유엔 규정 위반에도 ‘상관없다’ 반응 보여”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9월30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9월30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관한 포럼에 참석, 기조연설 후 문답을 진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9월30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관한 포럼에 참석, 기조연설 후 문답을 진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핵무기의 발사 능력을 지키고 그것의 발전·강화를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 걸 용납하지 않는 게 우리의 정책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금까지 북한의 위협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길 원했다”면서 “북한의 반복된 미사일 실험은 유엔 안보리 규정 위반인데도 (미국) 정부는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지난 5월 북한이 두 차례 발사체를 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작은 미사일 때문에 주변의 몇몇 사람들이 신경을 쓰고 있는데 나는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볼턴 전 보좌관은 ‘리비아 모델’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先) 핵폐기 후(後)보상을 주장하며 내세운 전략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리비아 모델은 실현 가능하지만 어렵다”면서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철저한 사찰·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금 우리는 북한과 오랜 대치 상태에 있다”며 “시간이 늦어질수록 핵 확산에 반대하는 세력이 불리해진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정한 시점에는 군사력이 선택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백악관을 떠난 뒤로 공개석상에서 발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9월10일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경질됐다. 미국 내 대표적 매파로 꼽혔던 그는 대북 정책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차이를 보여 왔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 번의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가운데,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너무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간접적으로 비판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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