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조국 호위무사’ 자처한 유시민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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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출연 통해 측면 지원 넘어 적극 비호 …“윤석열 검찰총장, 대통령과 맞대결”
‘尹, 曺 임명시 사퇴 의사’ 보도에 “취재 결과 사실 아냐”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조국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정부의 '측면 스피커' 역할을 자임해 오던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발언 수위를 점점 더 높이고 있다. 이번엔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대통령과 맞대결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 조 장관을 비롯한 핵심 여권 인사들과 그 누구보다 깊이 소통하고 있는 유 이사장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유 이사장은 10월1일 재단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시즌2에 출연해 검찰의 조 장관 수사를 놓고 "총칼은 안 들었지만 검찰의 난이고, 윤석열의 난"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윤 총장을 겨냥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휘두르며 대통령과 맞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윤 총장이 조 장관 임명 직전 청와대에 '의혹이 간단치 않으니 임명해선 안 된다. 임명 시 사표를 내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제가 취재한 바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도 '부하(검찰총장)가 임명권자(대통령)에게 누구를 임명하라 마라 말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유 이사장의 '취재' 결과는 오히려 윤 총장의 항명 내지 월권이 더욱 심했다는 내용이었다. 

유 이사장은 "(윤 총장이) 장관을 패싱하고 대통령에게 조 장관을 지명하면 안된다는 의사를 보냈다"면서 "(그 뒤) 대통령이 임명하니까 압수수색을 쫙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의 조 장관 임명 만류설은 '복수의 여권 관계자'를 인용한 언론 보도가 나기 전부터 정치권 일각에서 회자됐다. 급기야 지난 9월30일 국회 대정부질문장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급하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확인해 드리기 어려운 것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유 장관이 추측도 아닌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사실을 최종 확인한 셈이 됐다. 엄중한 정국과 유 이사장 발언의 무게를 고려하면, 유 이사장이 이 총리처럼 조 장관 관련 사안에 깊숙이 개입된 문재인 정부 고위 인사와 소통했을 거란 유추가 가능하다. 

유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9월30일 검찰에 조속한 검찰 개혁 이행을 지시한 점을 언급한 뒤 "헌법과 법률에 따라 행사하는 지시에 대해서 검찰총장이 '나 싫어'라고 하면 그것이 쿠데타"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서초동 촛불집회에 대해선 "검찰이 독립이라는 명분을 들고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수사권·기소권을 마구 흔들 때 (시민은) '이를 제어할 수 없구나'라며 신군부를 생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검찰이 조 장관의 자녀들을 잇따라 불러 수사한 것을 두고 유 이사장은 "2차 가족인질극으로 참 비천한 상황"이라면서 "(윤 총장은)지금 판단해야 할 때로서 더 가면 정말 검사로서도 꽝"이라고 했다. 지난주 방송에서 조 장관 아내인 정경심 교수의 컴퓨터 반출이 '증거 보전'을 위한 것이었다고 한 데 대한 각계의 비판을 재반박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조 장관이 후보자일 때부터 "법을 위반한 게 하나도 없다"며 방어해 왔다. 조 장관의 딸 조아무개(28)씨가 동양대에서 받은 표창장의 진위가 논란이 되자 해당 대학 총장에게 전화했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에도 유튜브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조 장관과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사실상 조 장관과 문 대통령 모두의 대변인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 이사장 발언이 정치권·사회에 미치는 파장도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자연스레 유 이사장에 대한 보수야권 등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9월25일 유 이사장을 '세 치 혀로 국민을 선동하기 전문인 여권 인사'라고 비꼬았다.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이제 유 이사장이 군사정권 차지철 뺨치게 생겼다. 급하긴 급한가 보다"라며 "여권 2인자를 자처하며 최전방에서 돌격전을 지휘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10월1일 JTBC '뉴스룸'에도 출연해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을 놓고 '팩트 공방'을 벌였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평소 5%대에 머물던 '뉴스룸' 시청률은 이날 7.775%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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