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촛불집회 두고 정반대 해석 내놓는 與野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10.0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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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촛불이 부활했다…검찰개혁 열망 확산”
한국당 “서초동 좌파 사기집회…국민 편가르기”

여야가 지난 10월5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두고 정반대 해석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촛불혁명이 부활했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강조한 반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권은 ‘관제시위’ ‘사기집회’라고 혹평하면서 정부가 국민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월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왼쪽)와 10월5일 서초동에서 열린 집회 시사저널 최준필
지난 10월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왼쪽)와 10월5일 서초동에서 열린 집회 시사저널 최준필

촛불집회 ‘동원령’에 선 그은 민주당…‘자발적 참여’ 강조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0월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소만 서초동일 뿐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촛불집회를 연상시키는 규모와 시민의식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물론 지역에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며 “검찰 개혁을 향한 국민의 자발적 열망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서초동 촛불집회와 관련해 “완벽한 촛불 시민혁명의 부활이었다”고 평가하면서 “국민 명령을 받들어 신속하고 강력한 검찰개혁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전 한국당의 광화문 집회와 극명한 대비를 이뤘는데 동원이 없었고, 욕설‧폭력‧쓰레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지금 할 일은 ‘관제집회’ ‘계엄령’ 등 막말을 일삼는 것이 아니라 검찰개혁을 집행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촛불집회는 ‘사기집회’고 광화문집회가 ‘진짜 민심’이라는 한국당

반면 한국당은 지난 10월3일 열린 광화문 집회를 언급하며 서초동 촛불집회를 ‘가짜’ 집회라고 깎아내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은 10월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친문세력들은 관제시위로 검찰을 겁박하고 정당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검사들에게 인신공격까지 퍼붓고 있다”며 “정말 무법천지가 됐다. 친문세력은 대한민국을 거대한 인민재판 소용돌이에 빠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0월3일 국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이 함성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위한 진짜 민심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서초동 집회를 “관제 데모를 넘어선 황제 데모 수준”이라고 규정하며 “공영방송이 광화문 집회에는 심드렁하더니 서초동에는 헬기를 띄우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에는 화장실을 설치해주지 않고 서초동에는 수십 개나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시민 안전에 진보, 보수가 어디 따로 있나”라며 “광화문 집회 차별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광화문 집회 때도 (서초동 집회 때와) 똑같이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편 가르기 그만하라”며 文대통령 저격한 바른미래당

바른미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는 10월7일 오전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정의‧공정‧평등을 지키겠다는 약속, 국민 통합 약속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며 “고의적 의도를 갖고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대표는 이어 “이 문제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책임이며, 이 문제를 결자해지할 사람도 대통령 자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지금이라도 조국 사태를, 조국을 파면함으로써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2016년 국정농단 당시 전국에서 타오른 촛불과 서초동 촛불은 근본이 다르다. 2016년 촛불이 국민을 헌법 질서 아래 통합하는 촛불이었다면 지금의 촛불은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촛불일 뿐”이라며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성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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