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결정적 배경은…이준석이 말하는 ‘사퇴 이유’
  • 한동희 PD·조문희 기자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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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 이준석 “정경심 수사 핵심 물증 발견됐다?”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0월15일(화)

 

조국 장관 전격 사퇴…배경은?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이슈의 핵심만 콕콕 찔러서 해설하는 《시사끝장》. 오늘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을 모시고 여러 가지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월14일 사퇴했습니다. 그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일단 이준석 최고는 그동안 (조 장관이) 사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사퇴를 했단 말이에요.

이준석 최고위원 : 제가 누차 얘기했던 것이 상중하 방책이 있다. 상책은 정경심 교수나 조국 전 장관 본인에 대한 기소가 이뤄졌을 때 (사퇴를) 한다는 것. 중책은 야당이 해임건의안 등으로 공격해서 빠지는 것. 하책은 1심까지 밀어붙인다는 것이었죠. 하책으로 갈 것 같더니만 상도 상도 아니고 중도 아니고 희한한 방향으로.

소종섭 : 약간 상책에 가까우면서도 중책으로 가는.

이준석 : 그렇죠. 저는 정경심 교수에 대한 수사의 결론이 나오는 시점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더 일찍 사퇴를 한 것을 봐선, 그 상중하를 뛰어넘는 변곡점이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하도 피의사실 공표 하지 말라고 공격하니까 말이 안 나오는데, 검찰수사에 있어서 정경심 교수 측에서 불편할 수 있는 핵심 물증 같은 것들이 추가로 발견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정 교수가 수사를 받고 있던 도중에, 사실 조국 장관이 사퇴를 한다는 말은 12시 즈음에 돌았거든요. 솔직히 그 타임라인은 이해가 안 갑니다. 정경심 교수가 조사를 받으러 가고 오전 조사가 끝날 때쯤, 점심 먹으러 갈 때쯤에 조국 장관이 의사를 밝혔고 2시에 발표가 된 거거든요. 저는 분명히 아침에 뭔가 있었다고 봅니다. 

소종섭 : 여러 보도를 종합해보면 그 전날 (조 전 장관이) 청와대에 들어가서 대통령을 만났다는 얘기도 있고, 또 정경심 교수가 뇌경색‧뇌종양 진단을 받은 것이 조국 장관이 급작스럽게 물러나게 된 원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준석 : 그렇죠. 저는 개인의 병 등과 관련해선 의심하고 싶진 않습니다. 조국 장관이 사퇴하면서 밝혔던 심리적 압박감이나 가족에게 지금 가지 않으면 나중에 기회가 없다는 취지로 한 말들, 이런 것들은 다 이해할 수 있는 발언들이기 때문에 존중합니다. 다만 앞으로 조국 장관의 거취를 보면, 조 전 장관이 총선 출마를 결심할까. 이게 사실 정치적으로 단순히 보면 조 전 장관이 총선에 나오는 것이 여권에 도움이 되진 않을 겁니다.

소종섭 : 그 부분은 조금 이따가 더 자세히 얘기를 나누도록 하고요. 조국 장관이 사퇴를 결정한 막후에 많은 요인들이 작용했을 겁니다. 보통 어떤 일이 이루어질 때 보면 한 가지 요인가지고 되지는 않거든요. 그러니까 가족의 고통을 봐야 하는 가장의 마음이나 수사 진행 사항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외부 환경으로만 본다면, 민주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최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25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41.4%, 부정평가가 56.1%예요. 거의 15% 차이 납니다. 그리고 민주당 지지율이 35.4%, 자유한국당 34.4%. 불과 0.9%포인트 차이로 나왔단 말이에요(여론조사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조국 정국에 들어서면서 중도층이 상당 부분 이탈하면서 지지율이 급전직하 하는 현재 상황이 (조 장관 사퇴에)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이준석 : 저는 여론조사도 큰 영향을 줬을 거라고 보는 것이, 리얼미터 조사에서 일일 지지율을 보면 자유한국당이 (민주당을) 역전하는 상황까지 나왔거든요. 그런데 목~금요일에 어떤 것들이 있었냐면, 유시민 전 장관과 KBS와의 갈등, 한겨례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의혹보도 같은 것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이걸 여권에서는 지켜봤을 것 같아요. 이 정도면 나름대로 자기들 입장에서는 큰 카드들이었을 텐데 이것들이 여론의 반전을 이끌어냈느냐. 잘 모르겠습니다. 하락 추세를 완화시킬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전이 있기까진 한참 부족했다. 그러니까 아 이 추세를 막아 세울 수 있는 것은 결국 조국 장관의 거취 문제밖에 없겠다고 여긴 게 아닌가.

소종섭 : 그러니까요. 또 원래 일정대로였다면 법무부 국정감사에 참석했어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도 아무래도 부담이 됐겠죠?

이준석 : 국정감사라는 건 열흘 전부터 일정이 예고되어 있기 때문에 조국 장관의 사퇴가 국감 때문만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 아니면 위증에 대한 부담이 있었겠죠. 위증은 벌금형이 없어요. 징역 1년부터 10년이기 때문에 잘해야 집행유예가 최선의 방어인 그런 상황인데, 조국 장관 입장에선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특히 저는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업적이나 실적을 남기는 데 있어서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건 했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나머지는 운영의 묘를 보여주거나 입법을 위해 국회와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필요할 텐데, 이건 단순 발표로는 안 되는 거죠. 때문에 자기가 나름대로 명쾌하게 할 수 있을만한 개혁안들을 발표했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소종섭 : 네. 조국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한 기간이 35일 정도 되는데, 이준석 최고위원은 조 전 장관을 어떻게 평가하세요?

이준석 : 이분이 잘 한 법무부 장관으로 기억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왜냐하면 워낙 짧기도 했고요. 잘 한 법무부 장관으로 기억되려면 실제로 개혁을 했어야 하는데 과제를 운영하지 못했고, 무엇보다도 개혁 관련해서 내놓은 것들이 본질이 아닌 피상적인 것들에 불과하기 때문에, 저는 평가나 기준 자체가 없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늘 하는 비유이지만 좋은 음식점은 맛으로 판가름하는 것이지 화장실이 깨끗하다거나 이런 것들은 부가적인 기준이거든요. 또 좋은 직장상사와 잘하는 직장상사가 다른 것처럼. 좋은 직장상사는 직원들을 인간적으로 대해주고 월급 안 밀리고 이런 거겠지만, 잘하는 직장상사는 회사를 발전시키고 돈을 많이 벌어오는 사람이 그 기준이거든요. 각자 핵심 판단기준이 있는 것인데, 조국 장관은 그 기준에 있어서 오히려 법무부의 가장 큰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성을 무너뜨린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평가 받기 어려울 겁니다.

 

조국 논란 종지부…文대통령 영향은

소종섭 : 민주당에선 조 전 장관이 누구도 할 수 없는 검찰개혁의 초석을 놓았다면서 앞으로 이걸 이어서 국회에서 입법 활동을 통해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준석 최고위원은 검찰개혁에 있어서는 조국 장관의 성과에 그렇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것 같진 않습니다. 그렇다면 조 장관의 사퇴가 문재인 대통령한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세요?

이준석 : 지금 대통령께서 사과를 제대로 하고 넘어가셔야 되는 이유가 뭐냐 면요.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지키기 위해서 남발했던 수많은 원칙의 변경들이 앞으로 두고두고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아, 이번에 조국 사태에 있어서 국민의 여론을 더 빨리 수렴해서 반영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기에 국민들께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더 엄격한 원칙으로 인사를 검증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구체적으로 얘기 안 하고 넘어가잖아요? 자, 다음번에 법무부 장관에 누가 오든지간에 본인에게 드러난 잘못은 가족에게 드러난 잘못들이 있어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이거 수렁에 빠져드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대통령께서 인사원칙을 정확하게 세워주지 않으면, 다음 장관이 와서 ‘나는 아무 문제없잖아. 조국은 지켜주고 나한테는 왜 이래’라고 하면 그때부터 난잡해집니다. 

이번에 대통령께서 언론을 지적하고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뜬금없이 언급하셨는데, 이건 아주 핀트를 잘못 잡은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오히려 인사원칙을 바로세우는 데 집중하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종섭 :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 이번 기회에 인사 부분에 대해서 잘못을 시인하고 넘어가는 것이 향후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될 거이다. 이준석 최고위원이 조국 장관의 사퇴를 보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는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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