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10.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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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참석···“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아닌 국민 위해 존재한다는 상식 명심해야 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며 검찰 등 권력기관을 향해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10월16일 오전 경남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기념식에 참석해 "(부마민주항쟁은) 우리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며 당시 마산시위 참여자인 최갑순(왼쪽 두 번째), 옥정애(왼쪽) 씨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16일 오전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며 당시 마산시위 참여자인 최갑순(왼쪽 두 번째), 옥정애(왼쪽) 씨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민주주의'의 의미를 돌이키고 '확장되는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는 쉬지 않고 발전되어 왔고 더욱 커지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을 때 국민들은 행동으로 민주주의를 살려냈고, 정치적 민주주의로 시작된 거대한 흐름은 직장과 가정, 생활 속 민주주의로 확대되어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를 통해 많은 국민은 자신의 목소리를 갖게 되었다"며 "각자의 목소리를 분출하며 민주주의는 더 다양해지고, 자신의 목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이들의 목소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실천하는 가운데 확장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오늘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한 어제의 노력이 더 발전된 민주주의로 확장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가 양보하고 나누며, 상생하고 통합하는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로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금 국민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좋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며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모든 권력기관’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높아진 검찰개혁 요구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선조들이 꿈꿨던 진정한 민주공화국, 평범한 사람들이 진정으로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국가적 성취가 국민의 생활로 완성되는 민주주의를 향해 국민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보상 등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 기간 연장과 관련자 예우에 대한 법률 제·개정안을 조속하게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가폭력 가해자들의 책임 소재도 철저히 규명하겠다"며 "이제 와서 문책하자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에 저항해 지난 1979년 10월16일부터 5일간 부산과 마산(현 창원시 마산합포구·회원구) 지역에서 일어난 대규모 민주화운동이다. 4·19혁명과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함께 '한국 현대사의 4대 민주항쟁'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9월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기념식은 올해 처음으로 정부에서 주관했다. 기념식이 열린 경남대는 마산민주항쟁의 발원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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