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해찬을 흔들고 있을까?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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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일각 "청와대 노영민, 강기정이 조국 사태 책임져야"…지도부 "총선앞두고 자중지란 안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퇴 여진이 민주당을 계속 흔들고 있다. 이른바 '자성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그동안 조국 정국에서 강경입장을 취해온 지도부는 이러한 자성론이 자칫 당내 갈등으로 비춰질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열성 친문(親文) 지지자들이 이해찬 대표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당 지도부는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다. 이런 가운데 14일 한 인터넷 언론이 보도한 ‘조국 장관 사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주도’ 라는 제목의 기사는 열성 친문 지지자들의 공분을 사게 만들었다.

추후 해당 언론사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달랐다"며 해명하면서 해프닝에 그쳤지만, 당 지도부는 조국 사태를 이용해 당의 리더십을 뒤흔들려는 불순한 세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내에선 기사에 등장하는 2명의 의원 중 한 명을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친문계 실세 의원으로 보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겉으로는 조국 정국에서 잘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그 뒤에는 이해찬 대표를 끌어내리고 비대위 체제로 당을 바꿔 자신이 당권을 잡으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선 정성호 의원 "책임통감하는 자가 한 명도 없다" 일갈 

같은 날 비례대표인 이철희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은 더욱 술렁이고 있다. 다음날 3선의 정성호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전 법무부장관)은 갔다. 후안무치한 인간들뿐이니 뭐가 달라지겠는가.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이게 우리 수준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 의원은 이후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의원과 국회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 옆자리에서 여러 얘기를 나눴는데 불출마 선언 소식을 듣고 답답한 마음에 한 줄 남겼다”고 해명했다. 가장 중요한 ‘책임을 통감하는 자’와 관련해서 정 의원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너무 내로남불이고 서로 상대방 손가락질만하고 있다”며 정치권 모두 싸잡아 비난했지만, ‘우리 수준’이라는 문장이 그 뒤에 이어지는 것을 볼 때 비난의 대상을 당내 인사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월22일 오후 국회 의원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월22일 오후 국회 의원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다음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민심이 굉장히 나빠졌다. 최근 당내 자성론이 퍼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전적으로 이해찬 대표가 책임지기는 힘들지만 어떤 식으로든 분위기 쇄신용 인사는 필요하며, 그런 면에서 당정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노영민 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현재 당 지도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이해찬 대표는 “이런 때일수록 당이 청와대에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부의 비판을 하는 분들조차도 우리가 분열하는 것, 말하자면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것을 원하지는 않으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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