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IT] 김봉진…실패 속에서 성공 배운  ‘경영 디자이너’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2 14:00
  • 호수 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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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43) 우아한형제들 대표

전남 완도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시절 내신이 15등급 중 14등급이었다. 서울예대 졸업 후 웹디자이너로 일했다. 2008년 가구회사를 창업했지만 1년 만에 망해 2억원의 빚을 졌다. 작가주의에 빠져 상품이 아닌 작품을 만들려고 한 게 패착이었다. 이후에는 작품 대신 상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경영하는 디자이너’라는 모토가 나오게 된 계기다.

빚을 갚느라 수년간 낮에는 IT회사 직원으로, 밤에는 웹디자인 아르바이트로 투잡을 했다. 빚 때문에 국민대 대학원에 다니며 여러 가지 앱을 만들었다. 그중 하나가 ‘배달의 민족’이다. 초창기 버전이었지만 이를 눈여겨본 투자자가 나타났다. 이렇게 다시 도전한 사업이 우아한형제들이다. 이 회사가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 앱으로 버는 돈이 연간 1600억원이 넘는다. 작년에는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성장 가능성이 더 있다고 보고 총 3억2000만 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했다.

배민은 지난해에만 매출이 90% 성장했다. 배민을 통한 음식 주문액이 연 5조원을 넘어섰다. 우아한형제들의 총 매출도 연간 3200억원대로 늘었다. 이런 흐름 속에 배민은 한국의 식탁 문화를, 자영업 시장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이 회사는 직원 근무시간을 오히려 줄이고 있다. 2015년 주 37.5시간제를 도입했다가 2017년엔 주 35시간으로 줄였다. 김 대표는 근무시간을 앞으로 더 줄일 계획이다. 그는 최근 사재 100억원을 기부해 또 주목받았다. 기부 약속을 밝힌 지 불과 1년6개월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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