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이번엔 ‘TV 광고’로 논란
  • 김재태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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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속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해?” 대사로 우리 국민 자극…“위안부 모욕 의사 담겼다” 비판도 나와

회사 임원이 “한국의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에 불을 붙였던 일본의 유니클로가 이번에는 TV 광고로 인해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에서는 위안부를 모욕하는 내용이라는 비판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광고 중간에 등장하는 "80년도 더 된 일을 어떻게 기억해"라는 발언이 일제강점기 시대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다시 비난 여론이 형성됐고, 불매운동을 더욱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유튜브 캡처
ⓒ 유튜브 캡처

10월18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지난 10월1일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에 새로운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0월15일부터 국내 TV에서도 방송 광고로 노출되고 있다.

15초 분량의 이 광고는 98세의 패션 컬렉터 할머니와 13세인 패션 디자이너 소녀가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로 진행된다.

영삭 속 소녀가 "스타일이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라고 답한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80년도 더 된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고 말한 부분이다. 영상 속에서 언급된 80년 전인 1939년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탄압을 받던 일제강점기다.

특히 1939년은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강제징용을 본격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 해부터 1945년 광복 직전까지 강제징용에 동원된 인구만 700만 명에 이른다.

당초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촉발된 것도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이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배상 판결을 내리자 올 상반기 일본 정부는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시행했다. 이에 우리 국민들은 일본 제품을 사지 말자는 'NO(노) 재팬' 운동을 벌이며 일본 정부의 일방적 행위에 맞섰다.

이번 광고를 본 네티즌들은 불매운동의 확산을 예고했다. 한 네티즌은 "일본 유니클로가 아무 생각없이 이 광고를 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니클로 불매운동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고 있는 에프알엘(FRL)코리아는 "해당 부분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대한민국 역사 바로잡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해당 논란에 대해 “해당 광고를 상세히 봤는데 (위안부 관련 내용을) 100% 의도한 것이 맞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글 자막에만 ‘80년’이라는 자막을 특정한 것에는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라며 “자막에 제시된 80년 전은 국가 총동원령이 내려지며 강제 동원 등 만행이 자행되던 시기”라고 강조했다.

유니클로는 최근 신제품 출시, 50% 할인 행사 등을 앞세워 다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출도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유니클로 매장은 불매운동 전과 비교해 한산한 모습이지만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F/W 대표 상품인 히트텍·후리스 등의 일부 제품은 품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10월 초에는 한국 진출 15주년을 기념한 ‘유니클로 15주년 감사세일’도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제강점기 역사를 부정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광고를 방영해 논란을 부른 것이다. 이 논란이 향후 유니클로에 대한 불매운동을 다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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