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반려견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0.30 17:00
  • 호수 1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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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보다 활동성과 털 빠짐 고려해야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어느덧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다섯 가구 중 한 곳이 반려동물과 살고 있는 셈이다. 가장 많이 기르는 개의 경우 품종도 다양해졌다.

사람들이 어떤 반려견과 함께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은 여전히 외형적인 부분, 즉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 큰 듯하다. 평소 귀엽고 예쁘다고 생각했거나 방송에 나와 화제가 된 품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개가 다 똑같지’라고 쉽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서로 다른 모습만큼이나 성격과 특성도 천차만별이다. 외형적으로 내가 키우고 싶은 품종이 아닌 나에게 맞는 품종의 동물을 선택하는 게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반드시 고려해야 하지만 간과하게 되는 활동량, 털 빠짐을 기준으로 알아보자.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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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외모여도 활동성 강한 품종 있어

반려견을 기르는 환경의 가장 큰 변화는 실외생활에서 실내생활로, 그리고 여럿이 함께 기르는 게 아닌 혼자 반려견을 기르는 가정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보호자가 출근하거나 외출하면 홀로 실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반려견이 많다.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하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시켜주지만 이 정도 활동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품종이 있다. 대표적인 게 슈나우저, 비글, 코카스파니엘이다. 성격이 밝고 에너지가 많은 품종으로 마당이 있는 환경이 적합하며 많은 운동량이 필요하다. 이런 에너지를 충분한 운동으로 해소해 주지 않으면 실내에서 에너지를 여과 없이 방출해 집 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기 일쑤다.

순한 성품과 외모로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골든리트리버도 원래 사냥을 도와주던 품종이었기 때문에 많은 운동과 야외활동이 필요하다. 특유의 해맑고 장난을 좋아하는 성격에 커다란 덩치가 더해지면 실내에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밖에 다른 대형견들이나 사냥개로 길러졌던 테리어 그룹, 하운드 그룹, 가축을 몰던 습성이 있던 보더콜리, 셔틀랜드십독 등도 많은 실외 활동량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시추, 말티즈, 치와와는 적당한 산책을 하며 실내에서 사람과 함께 지내기에 좀 더 적합한 품종이라 할 수 있다. 이 밖에 푸들, 비숑프리제, 포메라니안도 꾸준히 산책해 주면 실내에서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다. 잘 달리는 개로 익히 알려진 그레이하운드는 얌전하고 조용한 성격을 가졌다. 운동신경은 좋으나 지구력이 떨어져 운동 요구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반려동물의 털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탈락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품종·나이·환경·호르몬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털 빠짐에 차이가 생긴다. 털이 일정한 길이로 짧게 유지되는 단모종의 경우 털이 성장하고 탈락하는 주기가 짧다. 털이 계속 길지 않고 짧게 유지된다. 그만큼 털 빠짐이 기본적으로 많다. 장모종 중에는 겉털과 속털 두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이중모를 가진 품종의 털 빠짐이 많은 편이다. 털 빠짐에 예민하다면 단모종이나 이중모를 가진 품종과 함께 사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비해 곱슬거리는 털을 가진 푸들, 비숑프리제는 털 빠짐이 많지 않다. 시추, 말티즈, 요크셔테리어도 털이 길게 자라지만 많이 빠지진 않는다.

외형적인 모습만으로 반려견을 선택한 뒤 함께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파양 또는 유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활동성과 털 빠짐 두 가지 요소부터 반드시 체크하고 나의 성격과 생활 패턴에 적합한지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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