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람 잘 날 없는 인천 서구의회, 이번엔 동료의원 폭행 시비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4 11: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리위원장 인선 갈등 말다툼 벌이다 폭력 사태로 번져
민선 7기 시절 ‘막장의회’로 불렸던 흑역사 되풀이 지적

인천시 서구의회 의원이 말다툼을 벌이던 동료의원을 폭행했다는 시비가 일고 있다.

폭행을 당했다는 구의원은 현재 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구의원은 폭행 수준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서구의회는 민선 7기 시절에도 동료 여성의원 성추행과 당원폭행, 금품수수 등 크고 작은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막장의회’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인천시 서구의회 전경. ⓒ이정용 기자
인천시 서구의회 전경. ⓒ이정용 기자

“가슴에 박치기 당했다”…종합병원 입원

24일 인천 서구와 서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0시10분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구의회 A의원이 자신의 의원실에서 같은 당 소속인 B의원의 가슴을 양손으로 밀치고, 머리로 한차례 들이 받았다.

당시 A의원과 B의원은 윤리위원회 개최에 따른 윤리위원장 인선 문제를 놓고 고성과 욕설을 주고받는 등 말다툼을 벌이다가 폭력 사태로 번졌다.

이런 상황은 A의원실에 함께 있던 C의원이 모두 목격했다. 또 A의원실 앞 복도에서 업무보고를 위해 대기 중이던 서구청 직원 10여명도 이런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B의원은 현재 인천 서구지역의 종합병원에 입원해 두통을 호소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B의원은 이번 주 중으로 A의원의 폭행 사실을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B의원은 “A의원에게 폭행을 당한 후 어지럼증이 생겨서 병원에 입원했다”며 “당시 동료의원과 구청 직원들이 A의원의 폭행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A의원은 폭행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A의원은 “말다툼 과정에서 다가오는 B의원을 손으로 밀친 것은 맞지만, 머리로 들이받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구의회, 또 ‘막장의회’ 오명 뒤집어쓰나

동료의원 폭행시비가 불거지면서 서구의회가 민선 7기에 ‘막장의회’라고 불린 ‘흑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서구의회는 민선 7기 시절에 의원 16명 중 10명이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 연루됐다. 특히 의정연수 기간에 남성의원 2명이 동료 여성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중 1명은 의원직을 자진 사퇴했고, 또 다른 1명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또 커피숍에서 지역 여성 당원의 얼굴에 과일 주스를 뿌리고 몸싸움을 벌인 의원, 헌옷 수거 업체로 선정해 주는 대가로 2000만원을 받았다가 되돌려준 의원, 지방세 1억9000억원 체납으로 기초의원 중 체납액 1위를 기록한 의원, 환경미화원 채용 대가로 100만원을 받은 의원 등 구의원들의 사건사고가 민선 7기 내내 터졌다. 당시 서구의회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구의회의 한 구의원은 “민선 7기에 이어 또 다시 구의원들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구민들께 송구스럽다”며 “다시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