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암환자, 동물용 구충제 복용하지 마세요”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10.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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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벤다졸’ 장기 투여하면 심각한 부작용 나타날 수 있어”
SNS 주장 등에도 “사실 아니다” 강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식약처와 대한암학회는 10월28일 동물용 구충제는 동물에게만 허가된 약”이라며 복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는 "최근 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라며 "항암제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펜벤다졸을 고용량으로 장기간 투여하면 혈액이나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는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이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식약처는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로 밝혀진 것이며 인체에 사용될 경우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펜벤다졸과 유사한 원리로 사람에 항암 효과를 보이는 의약품은 이미 허가돼 사용되고 있다고 식약처는 밝혔다. 

펜벤다졸은 암세포 골격을 만드는 세포 내 기관을 억제해 항암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는데, 빈크리스틴·빈블라스틴·비노렐빈 등 의약품 성분이 이런 원리로 항암 효과를 낸다. 파클리탁셀, 도세탁셀 등도 유사하게 작용한다. 

특히 항암제는 개발 과정에서 일부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더라도 최종 임상시험 결과에서 실패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두 명에서 효과가 나타난 것을 두고 약효가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 

식약처는 유튜브 등을 통해 지속해서 확산하고 있는 펜벤다졸과 관련된 여러 주장 역시 증명된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펜벤다졸이 ‘항암제로서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식약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는 없었으며, 오히려 간 종양을 촉진한다는 동물실험 결과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40년 동안 사용되어 안전한 약제다’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 기간 동물에만 사용됐으므로 사람이 사용할 때의 안전성은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체내 흡수율이 20% 정도로 낮아서 안전하다’는 주장 역시 흡수율이 낮으면 효과도 적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고용량으로 복용할 경우 용량 증가에 따라 독성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식약처는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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