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복 부산축구협회장 시체육회장 출사표…동아시안컵 차질 우려
  • 부산경남취재본부 김기웅 기자 (sisa517@sisajournal.com)
  • 승인 2019.10.2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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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 민주당 지역위원장 겸임, 총선 저울질도…지역정가 ‘각자도생’ 신호 해석도

정정복 부산시축구협회장이 오는 12월 예정인 부산체육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자 같은 달 부산에서 치러지는 동아시안컵 축구대회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총선을 5개여월 남긴 시점에 지역위원장이 체육회장과 국회의원을 저울질 하는 '양다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 회장은 10월 28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를 통해서 시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부산을 만들겠다”며 시체육회장 출마의 변을 밝혔다.

정정복 부산시축구협회장이 부산시체육회장 출마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시사저널 김기웅 기자
정정복 부산시축구협회장이 부산시체육회장 출마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시사저널 김기웅 기자

하지만 올해를 마무리하는 국제축구대회이자 부산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개최까지 약 40여 일 남은 상황에서 회장직 사퇴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시축구협회는 오는 12월 10일부터 18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될 동아시안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런 수장의 사퇴에 축구협회 관계자는 “비록 선장이 궐위된 상황이지만 준비에 최선을 다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금 당장 회장을 다시 선출하기는 물리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 회장도 “이사회에서 대회를 잘 운영하겠다는 결의를 하는 등 축구협회 임직원들이 일치단결돼 있어 대회를 잘 치를 것”이라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정 회장의 이번 행보는 지난 2017년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부산광역시축구협회의 선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힌 취임사와 모순된다는 지적을 낳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정복 회장이 민주당 부산 남구갑 지역위원장이라는 점에서 ‘양다리’ 논란도 일었다. 체육회장이 안되면 다시 국회의원으로 돌아서는 이중 플레이가 아니냐는 것. 

체육회장 출마 기자회견이 아닌 국회의원 선거를 방불케 하는 '내년 총선을 포기한 것이냐'는 질의가 이어졌고 정 위원장은 “지금은 우리(민주당)가 부산시 체육회장 선거에 먼저 집중해야 하고 다른 문제는 차후에 생각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시 체육회장을 출마하면서 지역위원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법은 없다”는 말로 '양다리'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정회장의 시체육회장 출마와 관련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공식 출마를 선언했느냐? 기자회견을 한다는 말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금부터 혼자 살겠다는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해야 하느냐?"는 볼멘 목소리와 함께 "조국 사태 등으로 뒤숭숭한 당내 분위기가 불협화음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신중론이 동시에 대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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