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뒤늦은 ‘조국 사태’ 사과…한국당엔 “이런 야당 처음”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10.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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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책임론 속 “무거운 책임감 느끼고 국민께 매우 송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 "송구하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 안팎의 '지도부 책임론'에 뒤늦게나마 숙이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표는 여전히 자유한국당에 "정부가 아무것도 못 하게 한다"며 국정 난맥의 책임을 돌렸다. 

이 대표는 10월30일 국회에서 정기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국 사태를 언급하며 "여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개혁이란 대의에 집중하다 보니 국민, 특히 청년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청년' '불공정' '상대적 박탈감' 등은 현재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에 검찰 수사가 집중된 상황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이다. 다만 이 대표가 지난 10월14일 조 전 장관 사퇴 후 보름여 만에 공식석상에서 사과한 데는 당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된 상황과 무관치 않다. 

비례대표 초선인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최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조국 국면 마지막에는 당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다"면서 "민심 체감도가 가장 높다는 정당이 이 문제에 대해 나 몰라라 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 의원은 "정면돌파할 것이었으면 그 기조에 맞게 국민을 설득했어야 했다. 또 일부에서 주장하듯 빨리 정리해야 했다면 적극 나서서 빨리 정리했어야 했다"며 "하지만 민주당은 이도 저도 아닌 스탠스였다. 책임정당인 여당이 과연 책임을 지는 자세였느냐는 점에서 회의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내부 비판은 그간 수면 아래에서 부글부글하던 당 지도부 책임론을 위로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사과 후 "이번 일은 검찰이 가진 무소불위의 오만한 권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검찰 개혁을 향한 우리 국민들의 열망도 절감하게 되었다"면서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그리고 검찰 내부의 조직 문화와 잘못된 관행들을 철저하게 개혁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정부여당에 집중포화를 날리고 있는 한국당을 향해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제가 정치를 30년 넘게 했는데 이런 야당은 보다보다 처음 본다"며 "아무리 정부 비판과 견제가 야당의 임무라지만 이렇게 정부가 아무것도 못 하게 발목 잡는 것도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관을 낙마시켰다고 표창장과 상품권을 나누어 가지고 국민이 선출한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만화나 만들면서도 반성이 없다"면서 "2004년에도 '환생경제' 같은 패륜적 연극을 만들었는데 아직도 그런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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