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잠실·한남에 ‘마·용·성’까지…서울 27개 동 분양가 상한제 적용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11.06 14:2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에서 의결…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4년7개월 만에 서울에서 부활

정부가 들썩이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서울 강남구 개포동과 송파구 잠실, 용산구 한남동 등 강남 4구와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서울 27개 동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곳 민간택지에서 일반 아파트는 11월28일 이후,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내년 4월29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한 단지는 분양가가 제한되고 5∼10년의 전매 제한 및 2∼3년의 실거주 의무가 지워진다.

국토교통부는 11월6일 세종청사 중회의실에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잠실동, 용산구 한남동 등 서울 27개 동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2015년 4월 이후 4년7개월 만에 서울에서 부활하게 됐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값이 34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강남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자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등 강력한 억제 정책 수단을 쓸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강남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자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강력한 억제 정책을 꺼내들었다. ⓒ 연합뉴스

이번 심의에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은 서울로 국한됐다. 서울 강남구에선 개포·대치·도곡·삼성·압구정·역삼·일원·청담 등 8개 동이 지정됐다. 송파구에서도 잠실·가락·마천·송파·신천·문정·방이·오금 등 8개 동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게 된다. 서초구에선 잠원·반포·방배·서초 등 4개 동이, 강동구에선 길·둔촌 등 2개 동이 지정됐다.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에서도 1∼2개 동이 지정됐다. 마포구에선 아현, 용산구는 한남과 보광, 성동구에선 성수동1가가 각각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선정됐다. 영등포구에서도 여의도동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된다.

국토부는 "강남 4구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높고 정비사업이나 일반 주택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을, 마용성과 영등포에선 일부 분양 단지에서 고분양가를 책정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곳을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상한제란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한 가격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택지비는 토지 감정평가액과 택지가산비, 건축비는 기본형 건축비와 건축가산비다. 분양가 중 택지비와 직·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가산비 등 7개 항목은 일반에 공개된다.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100% 이상이면 5년, 80∼100%면 8년, 80% 미만이면 10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이에 더해 2∼3년간 실거주를 해야 하는 의무도 부여될 예정이다.

이들 지역 민간택지에서 분양되는 일반 아파트는 관보에 게재되는 11월8일 이후,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내년 4월29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한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다.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에 5년 이내의 실거주 의무 기간을 정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토부는 시행령을 통해 2∼3년의 실거주 의무 기간을 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전매 제한이나 실거주 의무 거주 기간 중 아파트를 처분해야 하는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분양가에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이자를 합한 금액으로 팔 수 있다.

경기도 과천과 분당 등 이번에 분양가 상한제 대상 후보지로 거론됐던 경기도 투기과열지구 중에서는 한 곳도 지정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번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과 조정 대상 지역에서 해제된 곳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이를 통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추가로 지정하거나 재지정할 예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 지정 외에도 최근 시장 상승세를 야기하는 투기 수요의 자금조달계획서를 면밀히 조사해 편법 증여나 대출 규제를 준수하지 않은 사례, 불법행위와 시장 교란 행위가 발견되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