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권 원한다면 3가지는 확 달라져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2 14:00
  • 호수 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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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의 민심풍향계] ‘황세모’ 아닌 ‘황대세’ 되려면 정당 지지율·대선 지지율·호감도 지수 높여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다음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박근혜 정부 막바지에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했지만, 임시직이었다.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로 정권이 바뀌면서 잠행에 들어갔던 황 대표는 지난 2월 긴 잠을 깨고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아직 원내 진입조차 못한 상황이지만 황 대표의 꿈이 대권인 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재·보궐선거가 있었고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장외투쟁을 진두지휘했다. 공무원 출신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지만 그런대로 최근까지 전투력을 인정받아 왔다.

재·보궐선거에서 두 곳 모두 국회의원 당선자를 배출하지는 못했지만, 1명을 당선시켜 절반의 성공이었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는 그동안 유약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꽤 단단한 전투력을 보이기도 했다. ‘조국 스캔들’이 정국을 강타하면서 한국당의 총공세 전면에 황 대표가 있었다. 가장 극적인 순간은 ‘조국 사퇴’를 외치며 청와대 앞에서 삭발 투쟁을 한 것이었다. 모두가 설마 했지만 강단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조국 블랙홀’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정당 지지율은 높아졌고 자신의 개인적인 경쟁력까지 덩달아 상승했다. 그런데 조국 논란이 일단락되면서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이 당 안팎으로부터 도전받고 있다.

당장 12월 임기 만료인 나경원 원내대표 뒤를 이어 후임 원내대표 자리를 어떻게 할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야심작으로 기대했던 영입 인사는 시작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당 내외 일각에선 황 대표 체제로는 총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안정적으로 가는 듯하던 그의 리더십이 최근 들어 다시 흔들리는 원인은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성과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가 지난 2월 전당대회 출마를 결정했을 때 집권여당에서 흘러나왔던 평가는 ‘황나땡’이었다. ‘황교안이 대선에 나오면 땡큐’라는 의미다. 이제는 여당만이 아니라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내부 총질이라는 표현으로 에둘러 비판했지만, 여전히 내부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조국 스캔들이라는 호재를 지지율 반등 계기로 삼지 못했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즉 두 달여 이상 되는 기간 동안 정당 지지율, 개인 지지율, 정당 호감도를 적극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총선과 대통령선거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 3가지 경쟁력은 필수적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6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후 자리를 나서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6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후 자리를 나서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조국’ 반사이익, 오히려 이낙연 총리에게로 

먼저 내려가고 있는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장외 투쟁이나 삭발 항의가 기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는 있었지만 외연을 확대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두 달여 동안 한국당 지지율은 반짝 상승세를 선보였지만, 결국 ‘조국 사태’ 이전의 지지율로 되돌아갔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매주 실시하고 있는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거나 조금이라도 더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9월 넷째 주 조사에서 민주당에 10%포인트 가까이 뒤처졌던 한국당은 10월 둘째 주 민주당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35.3%, 한국당은 34.4%였다. 불과 0.9%포인트 차이다.

그런데 조국 전 장관이 사퇴(10월14일)하자 한국당 지지율은 다시 미끄럼을 타고 있다. 10월28일~11월1일 실시한 조사에서 두 정당의 지지율 차이는 8%포인트로 다시 벌어지고 있다(그림1). 역대 국회의원 선거의 박빙 승부처에서 1위와 2위 후보 간 표차가 5% 미만인 곳이 부지기수였다. 역대 선거 결과를 감안한다면 지지율은 상승세를 유지해야 하고, 적어도 35% 지지율 이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체제 10개월의 성적표는 지지율 상승세가 아닌 하락세다. 35% 지지율을 목표로 상승세 전환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황 대표에게 대권은 물론이고 총선도 없다.

황 대표가 두 번째 목표로 삼아야 하는 지표는 차기 대권 지지율이다. 한국당의 현실에서 황 대표는 현재 대안 없는 간판이다. ‘조국 스캔들’ 국면에서 황 대표가 삭발했을 때 당 내외 주요 인사들의 연쇄 삭발 행진이 이어졌다. 오죽했으면 삭발을 해야 공천의 1차 관문을 통과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보수 정당의 역대 대선후보들은 모두 30% 지지율 문턱을 넘어섰었다. 정치 신인인 황 대표는 아직 대권 입문 단계지만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보이지 않은 이낙연 총리에게 밀리고 있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당 대표가 되고 난 직후 황 대표는 이 총리를 거의 7%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하지만 조 전 장관 관련 몸살을 앓고 난 직후 황 대표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이다. 오히려 반사이익은 이 총리가 가져갔다(그림2). 게다가 여권 내 요구대로 이 총리가 ‘총선 간판’이 된다면 갑절로 위기 국면은 확대된다. ‘황대세’가 아닌 ‘황정체’가 된 모양새다.

여전히 “한국당은 비호감” 이미지 강해

황 대표가 총선을 넘어 대권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변화시켜야 하는 건 ‘당의 이미지’다. 비호감을 호감으로 바꾸어 놓는 것이다.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할 때 진보 성향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표심은 ‘숨은 표’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보수 성향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표심은 단순히 ‘숨은 표’로 명명하지 않고 ‘샤이 보수’로 설명한다. 공개적으로 밝혀야 하는 상황이 되면 창피해 실제 성향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국당의 경쟁력이 하락한 큰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한국당 호감도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를 실시한 결과, 작년 8월 조사와 비교하면 꽤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비호감이 압도적이다. ‘조국 스캔들’로 한국당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호감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7월 조사에서 호감 23%, 비호감 65%였는데 가장 최근인 10월8~10일 조사에서 호감은 5%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한국당은 비호감 정당’이다(그림3). 수도권일수록 젊은 세대일수록 비호감은 상대적으로 더 높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의 호감도는 44%였다. 경쟁 상대인 민주당 호감도와 일합을 겨루는 수준은 되어야 한다. 호감 이미지로 변신하기 위해선 내부 혁신과 파격 공천은 필요충분조건이다. 당 쇄신을 위한 결단의 순간에 꼬리를 내린다면 ‘O’나 ‘X’조차 선택하지 않는 ‘세모’라는 별칭을 떼어내기 쉽지 않다.

황 대표가 대권까지 갈지 여부는 오롯이 정당 지지율, 대선 지지율, 호감도 지수 이 세 가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황세모’가 아닌 ‘황대안’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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