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반환점 돈 文] 대통령의 시간은 민생보다 외교로 흘렀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1 10:00
  • 호수 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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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공식 일정으로 살펴본 文 대통령 전반기

대통령의 움직임은 곧 메시지다. 대통령이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나는지에 그 정부의 철학이 담겨 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기에 더욱 그렇다. 5000만 국민을 대변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일정은 허투루 쓰일 수 없다. 11월10일자로 5년 임기 반환점을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의 시간은 어땠을까. 시사저널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식 일정을 통해 문 대통령의 전반기를 따라가 보았다.

ⓒ 시사저널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24시간 일정을 1주의 시차를 두고 사후 공개한다. 11월7일 현재는 2017년 5월10일부터 2019년 11월3일까지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총 908일 동안 아무런 일정이 기재되지 않은 날은 236일(25%)이었다. 나머지 674일 중 비서실의 현안보고나 수석보좌관회의 등 일상 업무만 본 156일(17%)을 제외하면 516일이 남는다. 그 일정들을 총 9가지 범주로 나눴다. 국회 일정이나 정책간담회 등을 포함한 △정치·정책 분야, 기업 방문이나 일자리 대책 등의 △경제·일자리 분야, 국민과의 직접 만남이나 각종 사회 행사 등의 △민생 분야와 더불어 △외교 △국방 △한반도 △노동 △언론 △종교 범주로 구분 지었다. 한 부문에만 넣기 어려운 일정은 중복했고, 공직자 임명 등의 일정은 제외했다.

분석 결과, 외교 일정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총 184회로, 전체 일정 중 32%를 차지했다. 해외 순방 일정은 기간에 관계없이 1회로 기록했다. 외교 분야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 ‘트럼프’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전반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7차례 통화했다. 뒤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통화 8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 3번 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5월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일 통화한 유일한 외국 정상이기도 했다.

ⓒ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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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23번 출국해 31개 국가(중복 제외)를 방문했다. 한국을 찾은 외국 정상까지 합치면 53개국과 외교활동을 벌였다. 17개 국제기구 수장과 만나기도 했다. 총 70개 국가 및 국제기구와 교류한 셈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절반이나 남은 점을 고려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해외 출국이 잦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5년 동안 33개국(중복 제외)을 방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문 대통령의 외교는 유례없는 남·북·미 정상회담이나 평양 방문 등 한반도 일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 간 회담은 물론 북측 고위급 대표단 접견, 삼지연관혁악단 공연 관람, 감시초소(GP) 시찰 등 한반도 관련 일정을 21번 소화했다.

외교 다음으로 많은 행보를 한 분야는 민생이었다. 문 대통령은 115번(20%)의 민생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대표적으로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과의 만남, 일본군 위안부 고(故) 김복동 할머니 조문, 고(故) 김용균씨 유가족 면담 등이 있다. 문 대통령은 또 라디오에 출연하거나 영화를 관람하는 등 소소한 이벤트를 즐기기도 했다.

 

황교안 체제 이후 野 대화 훅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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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경제 일정은 횟수가 비슷했으나 정치·정책이 95회(17%)로, 경제·일자리(87회·15%)보다 조금 더 많았다. 문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정책간담회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국회와의 소통에도 힘썼다. 다만 햇수가 늘어날수록 그 숫자는 줄어들었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 황교안 대표 체제가 들어선 것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문 대통령은 당선 이후 1년간 5당 원내대표 면담이나 정당 대표 초청 대화 등 10번의 국회 소통 일정을 소화했다. 이듬해 5월부터 올 2월27일 황 대표 취임 전까지는 8번의 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황 대표 체제 이후부터 현재 사이 일정은 단 2번에 불과했다.

문 대통령의 경제 행보는 다양한 분야에서 균형 있게 이뤄졌다. 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기치로 내건 만큼 중소·자영업 분야에 치우쳤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대기업·신산업 등의 비중이 상당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점검 관련 행사를 8번, 중소·자영업 관련 행사를 8번 가진 한편, 주요 기업인과의 만남 및 각종 산업 현장 방문 등 행사를 16번, 규제혁신 관련 행사를 10번 가졌다.

문 대통령은 매년 노동계와의 대화에 힘쓰기도 했다. 노동계는 문 정부의 지지 기반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번째 일정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이름의 ‘찾아가는 대통령’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은 매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지도부를 초청해 면담했다.

지난 2018년 9월18일부터 2박3일간 열린 제3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산책하는 문 대통령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8년 9월18일부터 2박3일간 열린 제3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산책하는 문 대통령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답게 국방 일정을 빼놓지 않았다. 취임식 당일 공식 첫 일정이 이순진 합참의장과의 통화였다.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물론 육군·해군사관학교 임관식에도 참석하는 등 28번의 국방 일정을 소화했다.

비슷한 비중으로 많이 가진 일정이 언론 분야였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등은 물론 국회 마크맨 기자단과 북악산 산행을 가는 등 22번의 언론 관련 일정을 가졌다. 다만 국내 언론만큼 해외 언론에도 신경을 쓴 편이었다. 문 대통령이 국내 언론과 가진 행사는 14번, 해외 언론과 가진 행사는 10번(국내외 기자회견 등 중복 포함)이었다. 

문 대통령은 화합에도 힘쓴 모습이었다. 그는 교황청을 방문하거나 7대 종단 지도자 초청 간담회를 갖는 등 11번의 종교 관련 일정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그때마다 “국민 통합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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