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도 감동시킨 이낙연 총리의 한 마디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11.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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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고성’ 대신 사과한 이 총리…주광덕 한국당 의원 “멋지고 아름다워”

이낙연 국무총리의 한 마디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국정감사 태도 논란으로 빚어진 여야 갈등을 수습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월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월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11월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강기정 정무수석 태도 논란과 관련해 “정부에 몸담은 사람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국회 파행의 원인 가운데 하나를 제공한 것은 온당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 대표로서 사과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당사자가 이미 깊이 사과드린 것으로 알지만 제 생각을 물으셔서 답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질의시간을 할애해 “오늘 멋지고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했다”며 “총리가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해 스마트하게 죄송한 마음을 표현해주셨는데, 야당인 저에게도 감동이 온다”며 이례적으로 극찬했다.

전날 예결위는 야당이 강 수석의 태도 논란과 관련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예결위 전체회의 출석 및 사과를 요구하면서 파행됐다. 앞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월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추궁하며 “그렇게 우기시지 말고요”라고 하자, 답변석 뒷줄에 있던 강 수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우기다가 뭐냐”라고 맞받는 바람에 야당 의원들이 크게 반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강 수석은 전날 예결위 참석을 위해 국회를 찾아 “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통큰 마음으로 양해 해달라”고 사과했지만, 한국당의 보이콧으로 결국 발길을 돌렸다.

이 총리의 사과로 강 수석을 둘러싼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예결위에선 정부여당과 야당 간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예산심의 핵심 쟁점인 513조5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예산을 두고 공수를 주고받았다.

야당 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현실경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포기하라고 강조한 반면, 정부 측은 “정부로서는 경제 상황을 볼 때 숲도 봐야 하지만 나무도 봐야 한다”면서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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