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동물사전] ‘댕댕이’에게 간식보다 사료가 좋은 이유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11.25 17:00
  • 호수 1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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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명확한 사료 제한급식 바른 식습관에 도움

환절기는 반려견의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시기다. 일교차가 커 체온 유지가 어렵고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식욕까지 떨어지면 영양이 결핍되면서 건강은 더욱 악화되기 마련이다. 사람은 몸이 아파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밥을 먹지만 반려견들은 몸이 아프면 사료와 물을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평소 반려견의 바른 식습관과 식욕 유지가 건강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반려견의 올바른 식습관은 좋은 주식을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주식은 간식과 달리 하루에 필요한 영양균형을 모두 갖추고 있다. 반려견의 대표적인 주식이 사료다. 좋은 사료는 이런 영양적인 균형을 갖춘 사료다. 반려견의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단백질이며, 단백질 중에서도 식물성 단백질보다는 동물성 단백질이 소화흡수에 용이하다. 국내산 유기농 콩으로 만든 비싼 사료라도 반려견에게 좋은 선택은 아니다. 동물성 단백질이라도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이렇게 원료가 명확하게 표시된 사료가 좋다. 육분 혹은 부산물 등으로 원료가 표시된 사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건조 닭고기보다는 생 닭고기를 원료로 만든 사료의 소화가 용이하다. 간식은 영양균형을 갖추고 있지 않아 간식을 과하게 먹고 주식을 적게 먹는다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도 장기적인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 문제가 발생한다.

좋은 주식을 선택했다면 이제 어떻게 먹이느냐 하는 문제가 남는다. 반려견의 급식 방법에는 자율급식과 제한급식이 있다. 자율급식은 말 그대로 많은 양의 사료를 떠주고 반려견이 배고플 때 알아서 먹도록 하는 방법이다. 사실 자율급식은 반려견의 식욕을 저하시킨다. 한번 입장을 바꿔서 매일 식탁에 똑같은 음식이 항상 차려져 있다고 상상해 보자. 항상 그 음식 냄새가 날 텐데 과연 그 음식에 대한 흥미와 식욕이 생길까. 반려견도 마찬가지다. 사람보다 후각이 훨씬 발달한 반려견의 경우 사료를 먹은 뒤에도 지속적으로 그릇에 사료가 남아 있다면 그 사료에 대한 애착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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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에 대한 애착 조금씩 키워줘야

밥을 잘 먹지 않는다고 이 사료 저 사료 바꿔 주거나 먹을 것을 입에 갖다 대면 식욕은 더욱 저하된다. 따라서 자율급식보다는 제한급식을 추천한다. 제한급식은 정해진 시간에 정량을 주어 일정 시간 동안 먹도록 하고 먹지 않으면 치우는 방법이다. 성견으로 치면 아침저녁 하루 2번 정해진 양을 주고 일정 시간 이후 남은 사료는 치워주면 된다. 여기서 많은 보호자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남은 사료를 보이지 않게 치우고 만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후각이 발달한 반려견들에게는 사료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위치가 위로 이동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밀봉할 수 있는 용기에 넣어 가급적 반려견이 생활하는 곳과 멀리 떨어진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반려견은 정해진 시간에 사료를 먹지 않으면 먹을 것이 사라진다는 인식이 생겨 조금씩 사료에 대한 애착이 생겨난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쓴 것도 눈을 질끈 감고 삼키는 것이 사람이지만, 반려견은 몸이 아프거나 맛이 없으면 아무리 건강한 음식도 입에 대지 않는다. 이런 반려견의 습성을 잘 이해하고 평소 좋은 식습관을 들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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