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적극 중재 없었다...연이은 회담에도 접점 못 찾은 '지소미아'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11.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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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한·미·일 연쇄 국방장관회담…미·일 '지소미아 연장' 동시 압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공식 종료를 5일 앞두고 한국과 일본, 미국의 국방장관이 마주 앉았다. 17일 오전부터 한·일 국방장관 회담과 한·미·일 3자 국방장관 회담이 연쇄적으로 진행됐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원론적인 대화만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6차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먼저 만나 지소미아 등 한·일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국방장관 간의 대화는 지난 6월 '초계기 사태' 해결을 위해 싱가포르에서 만난 후 5개월여 만이다.

이날 30여 분 동안의 회담은 양국 간 명확한 입장 차만 확인하고 막을 내렸다. 정 장관은 회담 종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론적인 수준에서 얘기가 됐다"고 밝혔다. 일본 측에서 지소미아를 유지해 나가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우리 정부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등을 언급하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포토세션 뒤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포토세션 뒤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적극 중재 없이 끝난 한·미·일 회담

이런 입장 차는 한·미·일 3국의 국방장관회담에서도 이어졌다. 오후 1시30분부터 1시간30분여 진행된 3자 회담에서는 지소미아 종료 문제와 관련해 미국 측이 얼마나 한·일 양국 사이에서 중재 노력을 기울일지 주목됐다. 회담에서 미국과 일본 측은 한국에 지소미아 연장을 강하게 주장했다. 우리 측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가 선행돼야 지소미아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전 한·미 국방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에스퍼 장관은 "한국과 일본 간 대화를 통해 차이를 극복해, 중요한 지소미아라는 협의를 다시 유지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평행선 회담을 예고했다. 앞으로 닷새 내 또 다른 담판 자리가 마련돼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지소미아는 효력 종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3자 회담 전 열린 국방장관회의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해당 훈련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결정은 미국이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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