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칼끝, 이용섭 광주시장 턱밑까지 다가오나
  • 호남취재본부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9.11.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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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탄력 붙은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비리 의혹 수사
검찰, 광주시장 정무특보실·건설사 연이어 추가 압수수색
커지는 ‘민간공원 수사’ 종착지는?…이 시장까지 수사 확대 ‘관심’

광주 민간공원 2단계 특례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 고삐를 다시 당기고 있다. 최근 광주시 행정부시장 등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가 실패하면서 ‘윗선’으로 올라가는 수사가 주춤한 듯했다. 하지만 광주시 정무특별보좌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곧바로 이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까지 압수수색하면서 수사의 사정권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김 아무개 정무특보가 이용섭 시장의 최측근이었다는 점에서 ‘민간공원 수사’ 종착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뒤숭숭’ 광주시청, 세 번째 압수수색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광주시 정무특별보좌관실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중인 정무특별보좌관실 앞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연합뉴스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1월 19일 광주시 정무특별보좌관실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중인 정무특별보좌관실 앞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연합뉴스

그동안 검찰은 가장 전통적인 수사 방식으로, 아래부터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갔다. 지난 4월 지역 시민단체로부터 민간공원 2단계 특례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비리 의혹이 있다는 고발을 받은 뒤 순위가 뒤바뀌는 과정에서 평가서 유출 경위와 부당한 업무 지시가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등 잰걸음을 보여 왔다. 이 과정에서 수사가 광주시 고위간부들을 정조준하는 모양새였다. 지난 9월 5일 정종제 행정부시장실과 시 감사위원회, 윤영렬 감사위원장실, 환경생태국, 시의회, 시의회 의장실, 전산부서 등을 압수수색했고 같은 달 27일에도 감사위원장실과 광주도시공사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1일에는 공무상 비밀누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전 광주시 환경생태국장 이 아무개 씨를 구속했다. 이어 상급자인 정종제 행정부시장, 윤영렬 감사위원장에 대해서도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이 기각하면서 수사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런 검찰이 다시 수사의 칼을 뽑아 들었다. 이번에는 핵심 측근 수사를 통해 역으로 광주시 ‘윗선’을 치는 모양새다. 정 부시장 등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의 ‘윗선’으로 올라가는 수사 통로가 차단당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과 관련해 주목받는 인물이 광주시 정무특별보좌관과 이 시장의 동생이다.  

 

휴대폰 뺏긴 ‘시장(市長)의 남자’ 

광주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 최임열)는 11월 19일 오전 수사관들을 광주시청에 보내 정무특별보좌관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검사와 수사관 등 4명을 파견해 박스 2개 분량의 자료를 압수해 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김 특보의 휴대폰을 압수해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김 특보가 지난해 12월 시 감사위원회 특정감사 발표 직전 광주도시공사 지적 사항을 빼달라는 취지로 연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 정무특보가 실제 요구를 했는 지와 그 배경 등을 조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21일 오전에는 광주 동구 소재 ㈜한양 지역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한양은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했으나 1순위였던 광주도시공사가 사업을 자진 반납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한양 측이 특혜를 받았는지 여부 등을 캐고 있다. 검찰이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관련해 우선협상자 대상 업체를 압수수색한 것은 처음이다. 최근 정 부시장 등에 대한 법원의 사전구속영장 기각으로 한 고비를 넘겼던 광주시는 활력을 되찾은 검찰수사에 뒤숭숭한 분위기다.

검찰의 잇단 추가 압수수색은 일단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정 행정부시장과 윤 감사위원장 등에 대한 영장 재청구를 염두에 둔 보강수사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이다. 김 특보가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면 정 부시장 등에 대한 영장 재청구 가능성도 커진다.

하지만 지역관가에선 김 특보에 대한 강제수사가 이용섭 시장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보고 있다. 김 특보가 이 시장의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민선 7기 인수위격인 광주혁신위원회의 비서실장을 지낸 그는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시절부터 이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당시 이 시장이 부위원장이었고, 김 특보가 대외협력관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이날 압수수색에서 확보된 자료와 김 특보의 진술에 따라 앞으로 수사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참고인 신분인 김 씨가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면 검찰의 칼끝이 이 시장을 정면으로 겨눌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압수수색 당시 빼앗긴 김 특보의 ‘핸드폰’ 등 물증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이 이를 통해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다면 이 시장에 대한 직접 수사로 이어질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윗선’을 겨냥해 광주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이 조만간 추가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광주 민간공원 2단계 특례사업 대상지인 서구 풍암동 중앙공원 저수지 일대 ⓒ광주시
광주 민간공원 2단계 특례사업 대상지인 서구 풍암동 중앙공원 저수지 일대 ⓒ광주시

 

‘적극행정론’ 화(禍) 자초했나 

관가 안팎에선 대규모 건설사업 사업자 변경을 시청 간부진이 독단적으로 결정했을 리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이 핵심 피의자들로부터 이 시장이 보고를 받고 직접 지시를 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과 피의자들은 아직까진 ‘직권 남용’이라는 검찰 판단에 대응해 “최초의 잘못된 심사를 바로 잡으려 한 적극 행정”이라고 주장하며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적극행정을 하다가 실책을 저지른 공무원은 적극 보호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정 부시장과 윤 감사위원장에 대해선 “모범적인 공직자”라고 두둔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검찰이 막판 수사에 뒷심을 내게 한 ‘화(禍)’를 자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생 운영 철근업체 ‘윗선수사’ 방아쇠되나

지역관가 주변에선 이 시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철근유통업체가 윗선 수사의 방아쇠가 될 것이란 성급한 관측도 나온다. 이 업체가 중앙공원 2지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했다가 재선정됐던 호반건설의 협력업체로 등록돼 철근을 납품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동생 이씨는 2011년 11월부터 시스템 에어컨을 시공하는 전문업체를 운영해 오다가 2017년 3월 국내의 한 대형 제강사의 유통사인 A사를 추가로 설립했다. A사가 호반건설 협력업체로 등록되기 두세 달 전이다. A사는 얼마 뒤 호반건설과 철근 납품 및 철근가공 서비스 계약을 맺고 전남 지역의 한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2곳(1011가구)에 건설용 철근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반건설에 대한 검찰수사가 주목받는 대목이다. 

검찰은 중앙공원 2지구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했다가 특정감사 이후 금호산업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재선정됐던 호반건설에 대해서도 수사의 칼을 겨누고 있다. 법조계에선 검찰수사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 재선정과 관련, 이 시장-호반건설-동생 철근업체 간에 유착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 시장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까지 나오고 있는 직권남용 수준을 넘어 제3자 뇌물수수 혐의까지 거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이 이 부분까지 확인할지 여부와 수사착수를 하더라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검찰수사가 호반건설의 재선정 의혹 조사에 주력하는 모양새여서다. 이 시장의 동생 측은 “호반건설 협력업체 등록과 철근 납품과정 등에서 특혜는 없었고, 오히려 지금껏 적자만 봤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 중앙공원 1·2지구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직후 일부 업체가 심사 공정성 의혹을 제기하자 특정감사를 진행해 평가 점수 산정에 오류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후 12월13~14일 제안심사위원회 회의를 거친 뒤, 중앙공원 2지구의 우선협상대상자를 금호산업에서 호반건설로 변경했다. 중앙1지구 우선협상대상자였던 광주도시공사는 선정 지위를 반납해 한양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광주 경실련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특혜 의혹을 밝혀달라며 4월 광주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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