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이어 카라 구하라까지…‘베르테르 효과’ 우려도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11.2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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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자살 시도 후 우울증 호소하며 악성 댓글 중단까지 요청했는데…끝내 하늘의 별이 되다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겸 배우 구하라(28)가 11월24일 향년 28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영원히 잠들었다. 절친이었던 설리(최진리·25)가 세상을 떠난 지 42일 만에 전해진 비보다. 인기 스타들의 잇따른 죽음에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구하라는 이날 18시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채로 발견됐다. 한 지인이 구하라를 발견하고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하라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인과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지난해 7월2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수 구하라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2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수 구하라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하라는 지난 5월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었다. 당시 그는 인스타그램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뒤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하라는 사망 전날 인스타그램에 "잘자"라는 글과 함께 자신이 침대에 누워 있는 사진 한 장을 올렸다.

구하라는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설리와 절친 사이였다. 설리 사망 당시 구하라는 서로 끌어안고 잠든 사진을 올리면서 "언니가 네(설리) 몫까지 열심히 살게"라고 밝혔지만, 끝내 세상과 이별했다.

구하라 역시 설리처럼 끊임없이 악성 댓글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 9월 전 남자 친구와 법정 다툼을 벌이면서 악성 댓글이 더욱 심해졌다. 그는 남자 친구로부터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당했지만, 남자 친구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등의 이유로 비난을 당해야 했다. 지난 5월 자살 기도 당시 "한마디의 말로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등의 글을 올렸고, 6월에는 우을증 사실을 밝히며 악성 댓글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설리에 이어 구하라까지 극단적 선택을 하며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란 자살이 자살을 불러오는 현상을 가리킨다. 유명인이나 존경하는 인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가리킨다. 실제로 2017년 말부터 지난해 상반기에 유명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자살률이 급증하기도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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