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놔둔 채 떠났다가 뒤늦게 고개 숙인 델타항공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11.2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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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측 한국 대표, ‘오버부킹’ 피해 한국인 승객들에게 사과…재발 방지 및 보상도 약속

델타항공이 '오버부킹'(overbooking·초과 예약)으로 피해를 입었던 한국인 3명에게 공식 사과했다. 델타항공 측은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재발 방지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27일, 당시 피해를 입은 한국인들에 따르면 전날 델타항공 한국 대표가 찾아와 이들에게 사과했다. 또 델타 측은 피해자들이 해당 여객기에 탑승하지 못해 발생한 비용 전액 등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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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3명은 지난 11월5일 오후 3시55분(현지 시각) 뉴욕 JFK공항을 출발해 시애틀 타코마국제공항으로 향하는 DL2699편에 탑승하려 했다.

그러나 델타 측이 탑승 시각(Boarding Time)보다 이른 오후 3시37분께 여객기 문을 닫고 이륙해 결국 탑승하지 못했다. 이들의 자리에는 이미 다른 예비 예약자가 탑승한 상태였다.

탑승 시각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항공사 측이 일명 '오버부킹'으로 다른 승객을 태운 것이다

여객기에 탑승하지 못한 한국인들은 항공권도 환불받지 못한 채 다음 날 표를 다시 예매했고, 공항에서 노숙까지 해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델타항공 직원들에게 상황을 알렸지만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오버부킹이 성립되려면 이들 한국인이 사전에 예약을 취소하거나 여객기 출발 시간이 임박했을 때 미탑승자를 찾는 방송을 해야 한다. 만약 이때에도 해당 승객이 나타나지 않으면 추가 예약자가 탑승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 승객들은 탑승 시간이 18분가량 남아 있는 상황에서 탑승구에 도착해 시간에 맞춰 타려 했고, 파이널 콜(최종 호출)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여객기에 먼저 탔던 피해 한국인들의 일행은 이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상황을 전달받은 델타항공 승무원은 "당신들은 탑승했는데 다른 3명은 왜 탑승하지 못했느냐"며 오히려 일행들에게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인 승객들이 탑승하지 못한 델타항공 여객기는 한국인들의 수하물을 내리지 않은 채 시애틀로 향했다.  

피해 한국인들은 수하물이라도 달라고 항의했지만 "국내선은 승객이 없어도 수하물은 내리지 않는다"며 "수하물은 시애틀 가서 찾으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를 두고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각종 테러의 대비해 최고 보안을 자랑하는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무주 수하물을 싣고 항공기가 이륙했다는 것은 폭탄을 싣고 운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에는 무주 수하물이 발견되면 회항 조치까지 할 수 있게 돼 있다.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수하물로 보기 때문이다.

피해 한국인들은 한국 대표를 통한 델타항공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A씨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는 너무 황당하고 앞이 캄캄했지만 델타 한국 대표가 직접 찾아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 마음이 풀렸다"고 말했다. 이어 델타 측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고 전했다. 

델타항공을 둘러싼 오버부킹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항공사는 지난 2017년 5월 하와이 공항에서 LA행 여객기에 탑승하려던 1세, 2세 아기를 포함한 일가족 4명을 내쫓아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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