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청년들 도시 전문가로 육성하는 데 총력"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9.12.05 09:45
  • 호수 1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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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초대 회장 인터뷰

유엔해비타트(UN-HABITAT) 한국위원회(이하 한국위원회)가 최근 정식 출범했다. 유엔해비타트의 세계 최초 국가위원회가 한국에 생긴 것이다. 1978년 설립된 유엔해비타트는 ‘더 나은 도시의 미래’라는 비전 아래 세계 각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도시 개발과 도시 재생, 주거환경 개선 활동을 하는 유엔 산하 기구다. 

한국위원회의 첫 수장은 국회의원과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박수현 회장이 맡았다. 그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청년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무대에서 도시 발전과 도시 재생 전문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시사저널 박은숙
ⓒ 시사저널 박은숙

유엔해비타트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청와대 대변인으로 재직하던 2017년 유엔해비타트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유엔해비타트가 전개 중인 세계 주요 지원사업 중 ‘청년’ ‘일자리’ ‘도시 발전’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확 들어왔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와 궁극적 실천 목표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청년과 일자리 문제에 대한 세계 국가별 전문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유엔해비타트와 한국 정부가 협력하면 ‘세계 평화를 위한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이라는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위원회 정식 출범을 위한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다.

“솔직히 쉽지 않았다. 케냐에 있는 유엔해비타트 본부에 한국위원회 설립을 위한 설득작업을 꾸준히 벌였다. 유엔해비타트는 ‘고귀한 이념’을 실천하고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윈-윈(win-win)’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게 2년여 동안 가교 역할을 하며 유엔해비타트 본부와 우리 정부 간에 신뢰를 쌓아갔다. 그 결과 유엔해비타트 본부는 한국위원회를 세계 최초의 국가위원회로 승인해 줬다.”

한국위원회의 초점도 청년과 일자리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

“현재 세계 각국은 도시화 진행에 따른 빈곤과 불평등, 청년과 일자리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국제 노동기구의 2017년 통계에 의하면 세계 실업자 3명 중 1명은 청년이다. 그리고 청년 노동자 4명 중 3명은 비공식적 고용 상태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 현세대의 우리 청년들은 그 어느 세대보다 불안한 상황에 맞닥뜨려 있다. 이는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다. 단체 등 단일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사실상 해결이 불가능하다. 다양한 주체들의 전 세계적인 참여를 통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그런 역할이 가능한 곳이 바로 유엔해비타트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청년 및 일자리 문제의 해법을 무엇으로 보나.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청년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그러나 모든 산업 분야에서는 인력 부족을 한탄한다. 기존의 교육 시스템과 4차 산업혁명을 맞고 있는 산업 분야의 고용시장 사이에 부조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의 실업 문제는 장기화된 경제 불황 때문만이 아니라 교육, 기술, 고용이라는 삼각관계 변화에서 교육이 제대로 그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따라서 기존의 교육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청년 실업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은 어떻게 수정돼야 할까.

“교육은 항상 미래를 위한 준비였다. 정보화 사회에서 좋은 교육 정보는 넘쳐나다시피 한다.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그 어느 시대보다도 더 풍부한 양질의 지식을 정보를 통해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더 많은 정보의 습득은 더 이상 미래 교육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앞으로 우리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발전된 지적 능력과 올바른 인성을 함께 배양하는 ‘사람 중심의 교육’에 미래 교육의 방향을 둬야 할 것이다. 청년들이 더 나은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을 변화시키는 데 한국위원회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청년과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무엇이 있는지.

“주로 청년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7월 청년들의 역량을 강화해 주도적으로 혁신적 도시 재생에 참여한다는 취지의 양해각서(MOU)를 국토부와 체결했다. 최근에도 대전시와 글로벌 청년 인재를 육성한 뒤, 이들을 개발도상국에 보내 셉테드(CPTED·환경디자인을 통한 도시 범죄 예방)를 전수하는 MOU도 맺었다. 한국위원회는 앞으로도 청년 역량 강화 및 기회 창출에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향후 한국위원회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계획인가.

“한국위원회는 유엔해비타트가 그동안 쌓아온 전문지식과 국제 네트워크 그리고 다양한 국제사회 발전에 기여한 경험들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한국 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기관,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및 기업들과 상호 협력해 청년 및 일자리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다. 이를 통해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국형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 모델을 새롭게 구축해 세계 각국에 기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청년들의 가능성에 용기를 북돋아주는 든든한 동반자이자 청년 희망의 플랫폼, 허브, 튜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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