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靑, 지지층 중심 총선 치를 생각”…김진표 접고 정세균 택한 이유
  • 한동희 PD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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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새 국무총리에 정세균 지명…배경은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2월17일(화)

소종섭: 정세균 의원이 차기 총리 후보자로 결정됐습니다. 정세균 의원은 국회의장을 지냈고 종로가 지역구입니다. 전라북도 무주, 진안, 장수에서 4선하고 서울로 올라와 종로에서 당선돼서 국회의장까지 한 인물인데 총리 후보로 지명됐습니다. 입법부의 수장이 행정부 총리로 가는 게 맞느냐, 이런 비판도 제기되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靑, 내년 선거 앞두고 자기세력 다지겠다는 의지”

이준석: 김진표 후보자 같은 경우가 정책 전환에 대한 의지가 보이는 인사였다면 정세균 전 국회의장 지명 같은 경우 자기세력을 다지겠다(는 청와대 의지가 보인다.) 결국 민주, 진보 지역 내에서 크게 적이 없고 널리 친한 분을 내세웠다는 거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확장성을 의미할 수 있는 김진표 보다 내부 단속을 의미하는 정세균 전 의장 쪽을 택했다, 이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소종섭: 김진표 후보자를 선택했다면 정책 전환의 의미가 있다고 언급하셨는데 여기서 정책 전환이 뜻하는 게 뭔가요? 

이준석: 당장 경제 정책 전환이 일어난다고 봐야겠죠. 김진표 총리 같은 경우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그분의 정책적 관점에는 크게 이견이 없을 만큼 전문적이고 관료적인 성격을 보이고 있고. 다만 이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 같은 것들은 김진표 의원 같은 경우 반대했을 겁니다. 왜냐면 강력한 시장 왜곡 조치 중의 하나인데 관료 출신이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 같거든요. 

소종섭: 내심 문재인 대통령으로서 김진표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은 정책 전환의 의지도 있었지만 워낙 내부에서 지지자들 사이에서 “김진표 총리는 안 된다”라며 반발이 컸잖아요. 

ⓒ시사끝짱

이준석: 그런데 사실 문재인 대통령의 진영 내에서는 영향력은 아직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만약 밀어붙였으면 할 수도 있었어요. 근데 결국 총선 전략에 있어서 자유한국당, 야당이 보여준 확장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황교안 대표가 하는 걸 봐도 그런 것 같거든요? 이미 여당이 중원을 넓게 차지하고 있고 그 영역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명한 것 같습니다. 

소종섭: 표면적으로는 김진표 총리 지명설이 돈 이후에 과거 김진표 의원이 교회 과세를 반대했던 부분과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개혁적인 장책이 안 보인다는 반발이 나오면서 스스로 총리직을 고사하는 입장을 청와대에 표명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준석 수석부위원장은, 다른 맥락도 있을 것이라고 봤는데 결국 중도층을 잡는 싸움에서 여권은 현재 자유한국당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그런 판단이라고 보는 거죠? 

이준석: 어차피 수성전을 치르면 된다고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중도 진영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은데. 전략적으로도 선거법 협상 같은 경우도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을 시작하면서 기대했던 21대 국회의 지형은 민주당이 단독 과반하면서 정의당도 3교섭단체로 들어오는 정도의 시나리오를 원했을 겁니다. 

소종섭: 이해찬 대표는 200석까지 얘기를 했었지 않습니까. 

이준석: 200석, 180석을 한다고 가정하면 본인들이 정의당에 20석 떼어 주고도 과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그런 선거 제도를 꿈꿨던 거거든요. 그럼 최근에 아주 우세한 구도는 아니지만 우세한 구도가 유지된다 보기 때문에 정의당 없이 단독 과반하는 시나리오.(를 본 것이다.)

소종섭: 정의당 없이도 단독 과반이 가능하다. 

 

“그러나 조국사태 이후 진보 위기…선거전략 수정 필요”

이준석: 과거 정의당이 교섭단체 하면서도 단독 과반하는 정도의 시나리오를 봤다면, 조국 수호 논쟁 이후에는 둘 다 하긴 어렵게 됐다. 그러니까 범진보 진영이 최대 득표 한계가 180, 200개였던 때랑 다르게 아슬아슬한 과반수를 할 거라 예상하기 때문에 정의당에게 최대한 의석을 떼어주지 않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협상을 하려고 하고. 그다음에는 이제 본인들이 확보한 지형을 굳건히 다져서 단독 과반을 노리는 그 정도의 목표 수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면 지금 이 시기에 패스트트랙 4+1 협상이 일어날 수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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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섭: 이준석 부위원장이 얘기하는 것은 정의당이 요구하는 석패율제 도입에 대해 민주당이 반대 입장을 취했고 이 부분이 결국 (민주당이) 정의당과 연대 없이 더 이상 정의당에 끌려다니지 않고 독자적으로 과반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이 된다는 거네요.

이준석: 저는 캡(일정한 한계)을 씌운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캡을 안 씌웠을 때 민주당이 150석 미달할 거라고 본인들이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입장에서는 단독 과반하지 못한 상태로 국정 운영하는 것이 어떤지 겪어봤기 때문에 임기 후반부로 가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무엇보다 단독 과반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과거에는 단독 과반 더하기 정의당 20석 정도 3교섭단체가 되는 걸 원했다면 지금은 정의당에게 20석 가까이 떼어주게 되면 애초에 단독 과반이 안 되게 되는. 

소종섭: 단독 과반이 안 되면서 끌려 다닐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이준석: 그렇게 되면 모든 면에 끌려 다니죠. 그러니까 그런 측면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소종섭: 그런 부분들이 현재 선거법 협상이 난항을 겪는 이유다. 정세균 의원을 총리로 지명한 것도 결국 비슷한 맥락이다. 이렇게 해석하는 건가요? 

이준석: 만약 김진표 총리 체제로 가고 정책 전환이 이루어졌으면 정당 득표율이 정의당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고 봅니다. 

소종섭: 민주당 득표율이 정의당 쪽으로 갈 수 있었다. 

이준석: 그러니까 진보층 지지자들이 사실상 정책 전환하면서 과거 노무현 정부가 고립되었던 상황이 다시 나올 수 있었는데 그걸 차단하기 위함이 아닌가. 결국 선거를 바라보고 판단한 거다, 이렇게 봅니다.

소종섭: 큰 틀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 봤을 때 선거 전략적인 측면에서 정세균 총리 카드는 나쁘지 않은 카드다. 

이준석: 또는 이 길밖에 길이 없었다, 이렇게 보입니다. 

 

‘국회의장 출신 첫 총리’ 청와대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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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섭: 정세균 의원은 전라북도 무주, 진안, 장수에서 정치 시작해서 거기서 4선 의원을 했기 때문에 기반이 호남입니다. 그러니까 이낙연 국무총리도 호남이고 정세균 의원도 호남이기 때문에 호남 키워드를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무게감 있는 국회의장까지 지낸 분을 총리로 지명한 그런 경우입니다. 입법부의 수장, 국회의장을 지냈기 때문에 국무총리가 되면 의전 서열이 내려가고 입법부와 행정부가 견제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과연 바람직하냐는 목소리가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준석: 애초에 하나의 선례가 된다면 앞으로 나올 국회의장들이 국무총리직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입법부와 행정부 간에 수직 관계가 생길 수도 있고 대통령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안 그래도 지금 문희상 의장도 평소 모습과 다르게 청와대와 여권 눈치 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야권에서 받고 있거든요? 안 좋은 선례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제가 봤을 때 의전 서열도 명확하게 차이 나는데 문재인 정부의 다른 선택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소종섭: 정의와 공정성을 내세우는 문재인 정부에서 입법부의 수장을 지낸 인물을 총리로 내정했다, 삼권분립의 원칙에서 봤을 때 정부가 비판받는다고 해도 대통령으로서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준석: 제 생각에는 청문회를 순탄하게 통과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을 것이다. 그래서 다선 의원 출신의 정세균 의장을 선택했을 것 같고요. 원래 한국전쟁 때도 그렇고 프랑스군 지휘관은 자기 계급을 깎아가지고 대대장으로 갔거든요? 그런 경우는 어떤 목적의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건데 이번에는 목적의식보다는 순탄한 통과를 노린 것이 아닌가. 왜냐면, 정세균 의장이 가지고 있는 정책적 색채가 진보적인 성격이 있다지만 특정한 정책을 보기에는 그분의 최근에 국회의장이 마지막 커리어였고 의장은 국회를 조율하는 거지 주도적으로 정치하는 역할이 아니었기 때문에 무난한 색채가 든다. 이런 정도에 장점이 있을 겁니다. 

 

정세균 떠난 종로, 이낙연vs황교안 가능성은

소종섭: 정세균 의원은 국회의원들한테 주는 백봉신사상(국회의원 중에서 모범적인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상)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품격 있고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정세균 의원은 1996년, 처음 국회에 진출했고 진출하기 전 국회에  인사하러 다닐 때 쌍용그룹 계열사인 진방철강에 상무이사로 있었는데 열심히 인사를 하러 다니던 정세균 의원의 초기 모습이 기억납니다. 정세균 의원이 총리가 되면 내년 지역구, 종로에 후임이 누구냐. 이낙연 총리가 올 가능성이 높다, 이런 대체적인 분석 나옵니다. 

이준석: 그렇게 될 것 같고요. 자유한국당에서 황교안 대표가 나갈 수 있느냐. 

소종섭:   황교안 대표가 종로 출마한다면 재밌는 매치가 되겠네요. 

이준석:   아마 기세 싸움이 될 겁니다. 근데 나가지 못한다 한다면 우선 기세싸움에서 이제 한풀 꺾이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되겠죠. 

소종섭: 이준석 위원장, 황교안 대표가 종로에 출마할 거로 보입니까? 

 

“황교안, 종로 출마에 부담 느끼고 있을 것”

이준석: 이제 황교안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 없습니다. 이제 지역구 정해야 되는 시점이 왔거든요. 전략적인 판단이 되어야 되고 전략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비례 2번을 맡아서 안정적으로 선거를 지휘하겠다가 될 수도 있고 비례 20번 맡아서 벼랑 끝 전술을 펼 수도 있고 아니면 지역 기반을 잡기 위해서 TK 같은 곳에 자리 잡을 수도 있고요. 근데 황교안 대표 같은 경우에는 지역 자산이 없는 상태거든요? 서울 상징성이 있는 종로에 나가겠다, 이럴 수도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는 이 판단이 늦어지면 나중에 할 수 있는 판단의 범위가 비례대표로 줄어들거든요? 아마 황교안 대표가 부담 느끼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소종섭: 종로는 역대 선거 때마다 관심을 받아왔던 지역이고 또 이낙연 총리가 출마를 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차기 대선 전초전 아니냐,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황교안 대표가 출마를 할지 아니면 김병준 전 위원장이라든지 다른 당 대표 급에 준하는 인사가 출마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격전지로써 주목받을 지역이 되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정세균 총리 지명에 대해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수석부위원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시사끝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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