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부터 나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5가지 실천법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12.24 11:00
  • 호수 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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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쁨’ 단계라도 마스크 착용 실외활동이 건강에 유리, 가정에서는 반드시 환기 필요

2019년 4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구성된 국가기후환경회의(위원장 반기문)는 질병관리본부ㆍ대한의학회와 논의해 정한 ‘나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국민행동권고 5가지 실천법’을 9월과 11월 국민에게 제시했다. 그 5가지는 환기, 공기청정기, 개인위생, 보건용 마스크, 운동이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이라도 실외활동을 하는 것이 실내에만 있는 것보다 건강에 이롭다는 점이 이번 권고안의 특징이다.

ⓒ 시사저널 임준선
ⓒ 시사저널 임준선

환기

“실내 공기 질 관리를 위한 환기가 매우 중요하다. 미세먼지가 좋거나 보통인 날에는 하루 3번, 한 번에 30분 이상 환기한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하루 3번, 한 번에 10분씩 짧은 환기를 한다. 특히 음식물을 조리한 뒤에는 30분 이상 환기가 필수다.”

미세먼지가 나쁘더라도 짧게 환기해야

이처럼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를 예방하기 위한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환기는 일조량이 좋을 때가 더 효과적이며 모든 창문을 열어 맞바람이 불도록 하는 게 팁이다. 주방 쪽 창문은 열지 않고 베란다 쪽 창문만 열면 미세먼지가 들어와 주방에 머물게 된다. 맞바람 치는 창문을 열어야 바람길을 타고 미세먼지가 외부로 배출된다. 바깥 공기가 나쁘다고 해서 전혀 환기하지 않으면 실내에는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포름알데히드, 휘발성유기화합물, 라돈 등이 축적돼 공기 질이 나빠진다. 그러므로 대기 미세먼지가 나쁘더라도 짧게나마 환기를 주기적으로 하고 창문을 닫은 다음에는 물걸레로 청소할 필요가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 시사저널 최준필

운동

“미세먼지가 매우 나쁜 날에는 격렬한 운동을 피한다. ‘매우 나쁜 날’이라는 기준에서 일반인은 PM2.5 75㎍/㎥까지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에 득이 되는 만큼 지나치게 신체활동을 줄일 필요는 없다. 다만 운동할 때는 미세먼지가 비교적 많은 도로변은 피하고 공원 등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로변보다는 공원이 좋아

건강한 사람은 미세먼지가 ‘나쁨’일 때도 일상 활동이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게 권고안이다. 다만 51㎍/㎥부터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평소처럼 생활하면 된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이란 76㎍/㎥ 이상일 때를 말한다. 이때부터는 격렬한 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 가벼운 운동을 하더라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로변보다 공원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 시사저널 포토
ⓒ 시사저널 포토

개인위생

“외출 후에는 손 씻기, 세수하기, 양치질로 몸에 묻은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개인위생 수칙 준수라는 건강 보호의 기본을 따르는 것으로 특히 호흡기 보호 측면에서 중요하다.”

집에 오면 손·얼굴·입안 씻어내야

외부 기온이 떨어지고 미세먼지가 나쁜 날 사람들은 외부 활동을 줄이고 극장이나 쇼핑몰과 같은 실내 공간을 찾는다. 그러나 이는 미세먼지가 많은 곳을 찾아가는 행동이다. 사람이 움직이면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게 유리하며 집으로 돌아와서는 손, 얼굴, 입안 등에 있는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것이 개인 건강이나 가정 내 공기 질 유지를 위해 이롭다.

ⓒ 시사저널 박정훈
ⓒ 시사저널 박정훈

보건용 마스크

“미세먼지가 나쁜 날은 건강 상태에 따라 보건용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한다. 연령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자율적 착용을 권고한다. 취약계층(노인, 임산부, 기저질환자 등)은 PM2.5 36㎍/㎥ 이상에서 실외활동 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일반인과 어린이는 PM2.5 50㎍/㎥까지 마스크 없이 일상생활을 해도 무방하다.”

KF80 정도면 일상에서 충분

미세먼지 ‘나쁨’은 그 농도가 36~75㎍/㎥일 때를 말한다. 이 시기에 외출할 때 취약계층은 보건용 마스크를 쓰라는 게 권고안이다. 일반인과 어린이는 미세먼지 농도가 51㎍/㎥부터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36~50㎍/㎥에서 일반인과 어린이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미세먼지는 그 농도가 낮아도 피해야 할 대상임은 분명하다. 다만 ‘나쁨’이라고 해서 전혀 실외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일상 활동을 하라는 것이다. 개인의 필요에 따라서는 마스크를 쓰고 평소 생활을 유지하면 된다. 보건용 마스크는 KF80부터 KF99까지 미세먼지 차단 기능에 따라 다양하다. 숫자가 높을수록 미세먼지를 잘 거르는 대신 호흡은 불편해진다. 따라서 자신의 상태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KF80 정도면 일상생활에서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데 충분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율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 시사저널 임준선
ⓒ 시사저널 임준선

공기청정기

“공기청정기나 환기 시스템의 필터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세먼지 제거 필터의 적정한 관리는 실내 공기 질의 적정 수준 유지와 세균 오염으로 인한 실내 공기 질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사전 점검 결과에 따라 필터 종류별로 6개월~1년 주기로 교체가 필요하다.”

공기청정기 사용은 반드시 환기와 병행해야

예전에 없던 공기청정기에 대한 행동요령이 이번 권고에 포함됐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환기와 청소를 잘하면 공기청정기가 없어도 된다고 주장한다. 굳이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면 몇 가지 유념할 부분이 있다. 우선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실내 공기가 깨끗해질 것이라고 믿어선 안 된다. 공기청정기를 틀어둘수록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등으로 공기가 탁해진다. 공기청정기 사용은 반드시 환기와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른 유의점은 필터 점검이다. 필터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 살균과 탈취 효과가 있는 오존이 과하면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음이온이나 오존 발생 기능은 끄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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