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12·16 부동산 대책’ 진단 “쓸데없는 짓 한다”
  • 한동희 PD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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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靑 고위 공직자에 집 처분 권고…배경은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2월17일(화)

소종섭: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비서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수도권에서 두 채 이상 집을 가진 사람은 한 채를 팔라고 권고했습니다. 윤도한 홍보수석은 시한을 6개월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권고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 중 두 채 이상 집이 있다면 한 채 팔라고 지시했다고 보는 게 큰 무리가 없을 것 같고 공직사회에 여러 가지 영향을 끼칠 것 같습니다. 

ⓒ시사끝짱

 

“청와대에서 쓸데없는 짓 한다”

이준석: 저는 청와대에서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 생각하고요. 집 다섯 채를 소유하더라도 정상적인 경제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청와대 참모진이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굉장히 똑똑한 경제학자인데 집이 세 채라면 청와대 참모가 될 수 없잖아요. 무슨 대단한 명예라고 청와대 비서관이나 행정관 들어가면서 집 두 채 파는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양도세 내고? 앞으로 문재인 정부 인재풀은 더 좁아질 것이다. 관료가 돈이 많다는 것에 대해서 아무도 뭐라 안 합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참모진의 문제는 정책 예측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거든요. 과거 부동산 정책을 총괄했다고 알려진 김수현 전 정책실장이 낸 책 제목이 ‘부동산은 끝났다’예요. 부동산 끝났다는 사실을 책으로 펴냈으니 본인은 이것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텐데 (정책으로는) 전혀 실현되지 않고 있어요. 과거 장하성 실장 같은 경우 작년에 2019년 상반기에 경제가 잘될 것이다, 하다가 중국으로 갔고요. 거기다가 안보 쪽에서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갑자기 정치평론가가 되셨어요. 대북정책에 대해서 영향력 있고 이론도 만들 줄 알았더니 문정인 교수랑 북한은 이럴 것이다, 정치평론하고 계세요. 문재인 정부의 참모진이 예측에 실패했단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황들이다. 적어도 경제에 있어서 대원칙을 무시하고 하면 아무리 잔기교를 부려도 해결 안 된다. 

소종섭: 대원칙이라는 게 뭔가요?

 

“부동산 해법은 주택 공급…금융정책만으로 해결 안 돼”

이준석: 부동산에서는 수요와 공급이죠. 무조건 투기 수요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 (정부는) 이렇게 단정 지어요. 그러니까 금융정책 하나로 잡으려고 대출 제한 조치를 낸 건데요. 돈이 갈 곳이 없고 투자처가 없다는 건 경제가 침체되어 간다는 얘기고 그 상황 속에서는 실무자산에 대한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주택이라는 건 항상 노후주택은 다시 지어야 되는 것 처럼 감가상각이라는 사이클을 겪게 됩니다. 박원순 시장이 한 9년 거치면서 주택 공급 자체가 차단되어 버렸어요. 저는 이게 굉장히 (타격이) 크다, 이렇게 봅니다.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 간에 자산 격차가 커지도록 정책을 유도한 민주당 정권 책임을 져야 된다. 이제는 서울 아파트는 진입이 어려워졌고 그러다 보니까 젊은 세대는 남양주, 양주, 안양 혹은 서울 외곽 용인, 화성 쪽으로 뻗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또 부동산 상승기에서는 그런 지역들의 상승률은 서울 시내보다 낮아요. 

소종섭: 계속해서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준석: 오히려 최경환 부총리의 말(‘빚내서 집 사라’) 듣고 빚내서 서울에 집 사는 사람들이 이득 아닌 이득을 본 것이다. 그 외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자기 집 가격이 덜 오르고 서울 안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도 자체를 박탈당했거든요? 이건 주택정책에 있어서 큰 실패를 가져왔다(고 본다.) 공급을 확대하지 않는 한 이런 상황은 개선되기 어렵다. 왜냐면 누구든지 돈이 있으면 서울로 진입하고 하려는 것이 인지상정이거든요. 그리고 경제가 발달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1시간 단축하는 것의 가치가 커질수록 주택 가격의 격차는 커져요. 격차를 해소하려면 최소한 광역 급행교통을 마련하든지 아니면 시내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재건축을 활성화하든지 주도할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전혀 안 보입니다. 왜냐? 그런 것들 전부 다 예전에 토목이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공격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생활 SOC 한다면서 교통수단 마련보다 수영장이나 헬스장을 짓겠다고 이렇게 하는 겁니다. 동네 헬스장이 달에 3만 원인데 그게 비싸가지고 안 하는 겁니까? 귀찮아서 안 하는 거지. 헬스장 지어준다고 사람이 운동을 더 많이 합니까? 민영 헬스장을 대체하기 위해서 공영형 헬스장을 짓잖아요? 그럼 또 자기들이 만든 일자리라고 자자손손 자기들 것으로 만들려는 생각이에요. 이런 것들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소종섭: 이준석 위원장은 집이 몇 채입니까?  

이준석: 저는 상계동에 재건축 아파트 입주권 하나 사놓은 게 있습니다. 

소종섭: 아직 입주는 기다려야 되고? 

이준석: 짓고 있습니다. 그래도 새 아파트 살아보려고 실거주 목적으로 상계동에서 딱 한 개 있는 재건축 단지를 샀어요.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건축안전진단 강화하면서 나머지 상계동 18개 단지의 재건축이 중단됐어요. 그래서 제가 살았던 곳만 가격이 올랐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이 종잡을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도 참 의아합니다. 

 

청와대 참모진 부동산 단속, 의도는?

소종섭: 오늘(12월17일) 조간신문 제목이 ‘강남에 집 사려면 현금부자여야 된다’고 나왔습니다. 정책당국으로서는 충격요법을 세게 줬는데 이 부분이 집을 넓혀가려는 서민, 새롭게 집을 장만하려는 분들한테 고통을 주고 희망을 꺾은 측면이 있는 거죠. 지난번 경실련에서 발표했는데요. 현 정부 들어서 청와대 참모진들의 부동산 값이 40% 올랐고 두 채 가진 참모도 2명 늘었고 세 채 가진 참모는 3명 늘었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내부에서 모범사례를 만들고 확산할 필요가 있지 않냐, 일종의 내부 충격요법을 쓴 것 아니냐,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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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김의겸 대변인 ‘흑석동’ 사태 이후 청와대의 부동산에 대한 경각심이 있었지만 이런 부분을 강제할수록 결국 청와대 인재난이 가속화 될 것이다. 장하성 실장부터 김수현 실장, 고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까? 새롭게 청와대 참모진을 구성해도 그분들과 다른 분이 올 것 같진 않다. 그런 것(내부 권고)보다 하루 빨리 공급정책에 대해 얘기하는 게 어떠냐. 90년대 초에 부동산 폭등에 그나마 효율적으로 대처했던 것이 1기, 2기 신도시 아니겠습니까? 그 당시 그린벨트 아니면 서울 외곽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었지만 더 먼 외곽에 주택 공급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어요. 이제 서울 인구가 줄어들고 공동화도 우려해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괜히 뉴욕에 할램가가 생기는 게 아닙니다. 요즘 할램을 재생해 살아나고 있지만 원래 도시라는 건 사이클을 잃고 도시 한 가운데가 공동화 되면 도로 빈민화 되는 건 한순간이거든요. 서울 상권이 죽고 오피스 공실이 늘고 이런 것들이 전초전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원순 시장이 서울의 경쟁력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를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주택 처분령’에 공직자, 집 팔까?

소종섭: 2개의 대한민국이 있죠. 수도권 대한민국, 지방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수도권은 크게 2개로 나눠지죠. 서울과 비수도권. 서울은 2개로 나눠집니다, 강남과 강북. 계속되는 격차 문제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고요. 아까 노영민 실장이 얘기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집을 팔아라, 해당 되는 분이 김주원 민정수석,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등 11명인데 내년 3월 재선거하면 5, 6월 되면 명단이 공개될 텐데 지금 집을 다 팔아야 되지 않습니까? 만약에 안 팔거나 내놨는데 안 팔리면 당사자는 어떻게 될까요?

이준석: 건수 잡아가지고 다들 사퇴하려고 할 것 같다.

소종섭: 집을 안 팔고 사퇴하려고 한다는 건가요? 

이준석: 수석 이력 한번 쌓았으면 되는 것이지, 수석을 1년 하나, 2년 하나 그게 무슨 대단한 이력이 되겠습니까? 조국 전 수석도 금전적 투자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투자한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어가면서까지 공직에 있겠다는 생각할 분들이 아닌 것 같아요. 그 정도의 공적인 그런 마인드가 있는 분들이었으면 정책을 이렇게 날림으로 하지 않았을 거라 봅니다. 

소종섭: 홍남기 부총리도 부동산을 잡겠다고 했지만 이번 조치가 안 먹혀들면 내년 봄에 강도 높은 조치를 내놓겠다고 얘기했습니다. 부동산을 잡겠다는 의지는 강한 것 같은데 현실 경제에서 정책으로 반영되는지는 또 다른 문제 같습니다. 그러니까 청와대의 의지와 이번 조치가 향후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작용할지 한 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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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주택담보대출이라는 것이 결국 일반적으로 자영업자 같은 사람들은 사업용 자금이 줄어드는 거거든요. 사회 전반적으로 투자 자체, 사업에 대한 투자도 저해될 겁니다.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다. 누가 집을 짓기 싫어서 자꾸 이자율, 대출 비율 갖고 장난치는 것만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정책 전환 빨리 일어나야 될 겁니다. 

소종섭: 공급이 확대돼야 된다.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이런 부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정책하시는 분들이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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