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사회공헌 활동으로 가치 재창출 나선 기업들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9.12.26 15:00
  • 호수 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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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은 단순 봉사 아닌 가치 창출이자 소셜 디자인

한때 기업에 사회공헌이 ‘비용’으로 치부되던 시절이 있었다. 사회적 요구에 마지못해 지갑을 여는 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사회공헌은 기업의 이미지나 비전을 좌우할 정도로 무게감이 생겼다. 지금은 기업들에 사회공헌이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이자 가치 창출의 방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예 사회공헌 직무 인력을 따로 채용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기업들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청소년·노인·다문화가정·소상공인·문화·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기업들의 대표 사회공헌 사례들을 들여다봤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돕는 LG디스플레이의 ‘희망날개클럽’ ⓒ LG디스플레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돕는 LG디스플레이의 ‘희망날개클럽’ ⓒ LG디스플레이

① LG그룹, 장애·소외 청소년 교육

LG그룹은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꿈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2011년부터 ‘글로벌장애청소년 IT 챌린지’를 개최해 오고 있다.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의 정보 격차 해소와 함께 취업과 창업 등 사회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활동이다. 챌린지는 문서작업과 인터넷 활용 능력 등을 평가하는 개인전과 국가별 팀이 포스터 디자인, 게임창작을 겨루는 단체전으로 진행된다.

LG디스플레이는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보육원과 영유아원 등 아동복지시설에 최신 IT 시설을 설치해 첨단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IT 발전소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08년 경상북도 김천에 1호 ‘IT 발전소’를 개소한 이래 지금까지 국내 50개소와 중국 광저우 등 해외 4개소에 IT 발전소를 개소했다.

LG디스플레이는 또 경제적 어려움으로 재능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예능 및 이공계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월드비전과 함께 ‘LG디스플레이 희망날개클럽’도 전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LG는 저소득가정 및 다문화가정의 재능 있는 청소년들이 꿈을 펼쳐 각 분야의 인재로 커 나가도록 과학·언어·음악 등 분야에서 유수 기관과 연계한 다양한 전문적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 우리은행
우리은행의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 우리은행

② 우리은행,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우리은행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통해 다양한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은 우리은행이 2012년 2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금융권 최초의 다문화장학재단이다. 재단은 평등한 교육기회 제공을 위해 장학금을 지원해 왔다. 현재까지 총 3740명이 약 32억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재단은 또 다문화가족의 삶의 질 향상과 문화 함양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들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다문화가족과 비(非)다문화가족 간 상호이해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된 ‘우리스쿨(WOORI School)’ 프로그램이 그중 하나다. 우리스쿨에서는 다문화가족과 비다문화가족들이 한데 어우러져 플라워아트, 가죽공예, 필라테스 등 문화강좌, K팝 댄스, 사물놀이, 뮤지컬, 퍼포먼스 등을 배울 수 있다.

금융사가 설립한 공익재단이니만큼 금융교육도 활발하게 지원하고 있다. 재단은 다문화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경제·금융·재테크 교육을 통해 다문화가족들이 쉽고 재미있게 경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재를 직접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교재는 주요 국가의 언어로 번역돼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이 밖에도 재단은 해외문화 체험을 지원하는 ‘다문화자녀 글로벌 문화체험단’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부부를 위한 ‘우리웨딩데이’ 등 다양한 다문화가정 복지지원을 하고 있다.

유한양행 임직원들이 보육원 봉사를 하는 모습 ⓒ 유한양행
유한양행 임직원들이 보육원 봉사를 하는 모습 ⓒ 유한양행

③ 유한양행, 소외계층에 의료 지원

유한양행은 제약업종의 특성을 적극 살려 취약계층의 건강 증진을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지역 복지기관들과 연계해 저소득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질환별 운동법과 식단, 정서 지원 등을 제공하는 ‘건강의 벗’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올해는 동작구 4개 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며 노인성 질환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을 지원했다.

또 취약계층에게 영양제를 보급하거나 사내 치위생사로 구성된 봉사단이 지역사회에 전문적 구강보건교육을 실시하는 등 지역사회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지난 한 해 국내외 복지기관 363곳과 저소득 노인 및 국가유공자 1400가정에 의약품을 전달했다. 또 매년 광복절에는 저소득 국가유공자 어르신들에게 안티푸라민 제품을 담은 나라사랑 꾸러미를 만들어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또 정확한 질병정보와 최신 의학정보가 담긴 유한양행 사외보 《건강의 벗》을 소외계층에 전달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근로자 지원을 위해 전용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 IBK기업은행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근로자 지원을 위해 전용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 IBK기업은행

④ IBK기업은행,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IBK기업은행은 소상공인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기업은행은 지난 9월 ‘IBK희망디자인’ 사업을 통해 서울 염천교 수제화거리에 있는 45곳의 수제화 판매점 및 제작소의 간판과 어닝(차양) 등을 새롭게 디자인해 교체했다. ‘IBK희망디자인’은 기업은행 디자인경영팀 직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영세 소상공인들의 간판과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BI)를 무료로 디자인·제작·설치해 주는 사업이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모두 39개 점포를 지원했다. 지난해까지는 개별 점포를 선정해 지원했지만, 올해는 소상공인이 밀집한 ‘특화 거리’를 선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거리 전체의 노후 간판 정비 등을 통해 도시재생과 상권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기업은행은 또 중소기업 근로자들과의 상생과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을 위해 근로복지공단과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공동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2017년 근로복지공단과 협약을 맺고 지난해 4월 인천 남동공단에서 금융권 최초 중소기업 근로자 전용 어린이집인 ‘IBK 남동사랑 어린이집’을 개원한 데 이어, 올해 3월 구미공단에 두 번째 어린이집인 ‘IBK 구미사랑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기업은행은 은행 점포의 유휴공간을 무상 제공하고 설치비와 운영비 일부도 지원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장애 예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 효성
효성그룹은 장애 예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 효성

⑤ 효성그룹, 장애인 문화·예술 후원활동

효성그룹은 장애인들을 위한 문화예술 후원활동에 양팔을 걷었다. 사단법인 배리어프리 영화 위원회 후원을 통해서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장애로 인한 제약 없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화면을 음성으로 해설하고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대사, 소리, 음악 정보를 자막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효성은 2017년부터 3년째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을 후원해 오고 있다.

효성은 또 지난해부터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 장애예술가들의 작품 창작 지원비와 전시비용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기획전시 ‘흐르는 흐름’에 이어 올해는 기획전시 ‘무무(mumu)’의 개막 오프닝에서 후원금을 전달했다. 후원금은 입주 예술가들의 작품 재료 구입과 전시비용 등에 사용된다. 이 밖에도 효성은 2014년부터 발달·지적 장애 아동 청소년 오케스트라 ‘온누리 사랑 챔버’를 후원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장애아동 청소년과 가족을 초청하는 ‘푸르메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취약계층의 문화 향유를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의 수중 정화활동 ⓒ 포스코
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의 수중 정화활동 ⓒ 포스코

⑥ 포스코, 사회공헌 키워드는 ‘환경’

포스코의 사회공헌활동 키워드는 기업 중에선 드물게 ‘환경’에 맞춰져 있다. 환경보전 사업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바다숲 조성사업’을 친환경 대표사업으로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철강 공정 부산물인 슬래그로 만든 인공어초를 활용해 갯녹음 피해가 심각한 바닷속에 해조류가 풍부한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철강 슬래그로 만든 인공어초는 철과 칼슘이 풍부해 해조류의 성장과 생물종 다양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사업이 효과를 발휘하면 환경보전은 물론 장기적으로 어획량 증가로 어업인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또 포스코 임직원들로 구성된 ‘클린오션봉사단’의 해양정화 활동을 통해 친환경 기업시민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클린오션봉사단은 포스코의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시민 봉사활동으로, 2009년 스킨스쿠버 동호회원을 중심으로 시작해 현재는 130명이 넘는 회원이 포항, 광양, 서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올해 클린오션봉사단은 울릉도와 남해에서 해양정화 활동을 펼쳤다.

올해 창단 10년을 맞은 클린오션봉사단에는 지금까지 총 1만5000여 명의 포스코 직원들이 참여해 543회에 걸쳐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벌여왔다. 그동안 수거한 쓰레기의 양은 1652톤에 달한다. 봉사단은 포스코 제철소가 위치한 포항과 광양을 시작으로 인천, 강릉, 거문도, 울릉도, 독도 등으로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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