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필리버스터 대결’ 현장…화장실 문제로 발끈하기도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2.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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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에 ‘맞불’ 놓은 민주당

자유한국당이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자 더불어민주당도 ‘맞불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이후 한국당보다 더 길게 발언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다. 필리버스터는 통상 소수 정당이 무제한 토론을 통해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행위인데, 다수 여당이 오히려 장시간 연설에 나선 것이다. 양당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는 사이 화장실 문제로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12월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개정 반대 무제한 토론에 나선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승용 국회 부의장에게 화장실을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12월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개정 반대 무제한 토론에 나선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승용 국회 부의장에게 화장실을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12월24일 오전 1시50분부터 6시22분까지 약 4시간30분 동안 연설을 했다. 전 연사이자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첫 번째 주자인 주호영 의원의 발언 때보다 30분 더 길어졌다. 주 의원은 전날 밤 9시50분부터 약 4시간 동안 연설했다. 

김 의원은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통합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에서 의결한 선거법 개정안의 정당성에 대해 상당 시간을 투자했다. 그는 4+1 협의체를 두고 “국회에서 유일한 권력은 과반수”라며 “한국당 의원들이 착각하고 있는데 언론에서는 4+1이라고 하지 말고 ‘과반수 연합’이라고 보도해달라”고 했다. 

한국당에 대한 비판도 곁들였다. 김 의원은 한국당을 향해 “광화문 가서 욕하고, 로텐더홀에서 농성하고, 국회 앞에서 폭력적으로 화풀이한다고 대한민국에 대한 걱정이 해결되지 않는다”며 “국회 안으로 들어오라고 호소한다”고 했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 이야기나 하라”고 반발했다. 이에 김 의원은 “밖에서 병 던지고 야유하지 말고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오라는 호소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의원은 발언한 지 4시간이 지났을 때쯤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지난번에는 잠깐 화장실을 허락해 줬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문 의장은 “3분 안에 다녀오는 것으로 (허용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한국당의 항의가 이어졌고, 문 의장은 “반말하지 말라. 의장이다. 그래도 당신이 뽑았다”고 소리 높였다. 또 “의장을 모독하면 스스로 국회 모독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 의원에 이어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권성동 한국당 의원의 발언 때도 화장실 문제가 불거졌다. 이날 권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8시45분쯤 “잠시 화장실 갔다오겠다”고 요청했다.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잠시 고민하자 한국당에서 “김종민 의원도 갔다왔다”고 소리쳤다. 결국 주 부의장도 “빨리 갔다오라”고 허락했다. 연단이 빈 사이 민주당과 한국당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발언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당은 전날 문 의장이 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재적의원 3분의 1(99명) 이상 서명을 받으면 허락되기 때문에 한국당(108명) 단독으로 시작할 수 있다. 민주당도 이에 맞서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12월25일까지 4시간씩 총 12개 조를 편성, 본회의장을 지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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