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동물사전] 반려동물과 겨울을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2.29 13:00
  • 호수 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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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18~23도, 반려묘 24~26도 유지하고 물 충분히 줘야

최근 부쩍 추워진 겨울 날씨에 몸이 움츠러들고 추운 바깥보다 따듯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건강 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하는 계절이다. 반려동물은 온몸이 털로 덮여 있기 때문에 사람보다 추위에 강할 것이라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품종에 따라 털의 양이나 빽빽함의 정도가 다르고, 최근엔 반려동물 대부분이 실내 생활에 적응하면서 외부의 추위를 이겨내는 능력이 떨어져 있다. 반려동물도 겨울철에 건강 관리를 위해 신경 쓰지 않으면 질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겨울철 건강 관리의 핵심은 환경적으로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반려동물의 영양과 운동량에 신경 쓰는 것이다. 반려동물이 평소 생활하는 공간과 잠자는 공간의 온도가 너무 낮지 않은지 체크하고 난방을 하거나 옷을 입혀주는 등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반려견의 경우 18~23도, 반려묘의 경우는 24~26도가 적당하다. 간혹 전기장판을 깔아주는 보호자도 있다. 피부와 직접적으로 닿은 채 오래 있는 경우 화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반드시 위에 담요나 이불을 깔아주고 너무 온도를 높이지 않는 게 좋다.

가뜩이나 건조한 겨울에 난방을 많이 하다 보면 더욱 습도 확보가 어렵다. 건조한 환경은 피부에 각질과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외부 병원체에 감염돼 호흡기질환에 걸리기도 쉽다. 적절한 습도 유지를 위해 젖은 수건을 걸어 두거나 가습기를 틀어주고, 체내 수분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목욕을 한 후에는 충분히 말려준 뒤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필요하다. 빗질을 해 주면 피부의 혈액순환을 도울 수 있다.

ⓒ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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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칼슘 뿌려진 곳 산책은 피해야

추운 날씨에 활동량이 떨어지고 산책 횟수가 줄었다면 평소보다 먹는 사료나 간식의 양을 조금 줄이는 것이 비만 관리에 좋다. 식욕이 저하돼 먹는 양이 현격히 줄어드는 경우 체온, 면역력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항상 적절한 양의 사료를 섭취하는지 체크해야 한다. 실내가 아닌 실외 생활을 하는 경우라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먹는 양을 조금 더 늘리는 것이 요구된다.

겨울에도 산책은 가급적 하는 게 좋다. 산책은 충분한 운동량을 확보하는 의미도 있지만, 실내에 있으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정신건강을 위한 의미가 크다. 다만 영하로 기온이 내려가는 혹한의 날씨는 피해야 한다. 가능하면 기온이 가장 올라가는 오후 시간대에 산책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산책할 때는 체온 유지를 도와줄 수 있는 따뜻한 옷을 입혀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쌓인 눈 위를 산책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제설용 염화칼슘이 쌓인 땅은 피하는 게 좋다. 염화칼슘이 묻은 발을 핥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경우 심한 탈수나 위장관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피부에도 자극이 된다. 눈이 쌓인 날은 반려견용 신발을 신기거나 산책 후 발을 깨끗하게 씻겨 말려야 한다.

봄까지 한참 남았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실내에서라도 반려동물과 함께 놀이를 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면 겨울을 문제없이 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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