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 논전’을 벌이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2월26일 유 이사장을 재차 겨냥해 "걸릴 게 없으면 호들갑 떨지 않아도 될 듯"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이 검찰에 대해 사찰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한 충고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시민 작가는 99% 검찰이 확실하다고 하는데, 검찰에서는 아마 경찰에서 했을 거라고"라며 "검찰의 말이 맞을 겁니다. 경찰에서 뭔가 냄새를 맡고 내사에 들어간 모양이죠"라고 했다.
그는 "계좌추적, MB 정권하에서 나도 당해봤어요. 검찰하고 경찰 두 군데에서"라며 "통보유예가 걸려 있었다는 사실은 나중에 통보가 온 다음에야 알게 됐다. 6개월이 걸려 있었는데 기한 다 지나고 마지막 날에야 알려주더군요"라고 밝혔다.
이어 "촛불집회 이후 한참 MB 정권에서 반격을 하던 시점으로 기억한다"며 통장 뒤져서 뭔가 건수를 잡으려 했는데 잘 안 된 모양이죠. 그거, 기다리면 어느 기관에서 했는지 알려줍디다"라고 전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12월24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인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방송에서 "어느 경로로 확인했는지 지금으로선 일부러 밝히지 않겠지만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며 "제 개인 계좌, 제 처 계좌도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공개 질의를 하겠다. 검찰이 재단 계좌를 들여다본 사실이 있는가, 있다면 사전에 알았나, 제 개인 계좌를 들여다봤는가"라며 "만약 합당한 이유 없이 했다면 검찰을 비판하는 개인의 약점을 캐기 위해 뒷조사와 몹시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을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유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금일 유시민의 알릴레오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검찰은 노무현재단, 유시민, 그 가족의 범죄에 대한 계좌추적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법 집행기관에 대한 근거 없는 악의적 허위 주장을 이제는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바로 전날인 12월25일에도 유 이사장을 비판한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진중권의 논리적 사고력은 그동안 살아본 경험까지 보태져 10년 전보다 낫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이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진 교수의 장점은 논리적 추론 능력과 정확한 해석 능력이었다. 진 교수 스스로 자신의 논리적 사고력이 10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감퇴했는지 자가진단해봤으면 한다"고 말한 데에 응수한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유 작가 비방하지 않겠습니다. 저게 다 자신의 발언과 행동을 일치시키려는 유 작가의 일관된 삶 태도의 발로라 이해합니다. 이 분, 60 넘으셨죠?"라며 유 이사장의 나이도 언급했다.
이는 유 이사장이 과거 한 강연에서 나이가 들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취지로 말하며 60대가 되면 가능한 책임 있는 자리에 가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 전 교수는 또 페이스북에서 유 이사장의 발언을 소개하며 "왜 이렇게 과잉 반응하는지 모르겠다. 쓸데없이 인신공격을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이 정경심 교수 의혹과 관련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통화한 것을 "취재가 아닌 회유"라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한편, 유 이사장과 진 전 교수는 새해 첫날인 2020년 1월1일 JTBC 신년 특집 토론 프로그램에서 ‘언론 개혁’을 주제로 논쟁을 펼칠 예정이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월26일 JTBC에 따르면, 유 이사장과 진 전 교수는 언론학자인 이창현 국민대 교수,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와 함께 언론 불신 현상의 원인과 해법을 놓고 토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