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개정안, 개혁인가 개악인가…이태규가 분석한 ‘연동형’ 득과 실
  • 한동희 PD (firstpd@sisajournal.com)
  • 승인 2019.12.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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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선거법, 2020 총선에 미칠 영향은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최인철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2월24일(화)

소종섭: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된 선거법이 확정됐습니다. 결국 지금처럼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결정됐습니다. 물론 비례 47석 중에 30석에 대해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것으로 바뀌었는데 오랜 기간 여야가 치열하게 갈등한 결과치고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그러려고 그렇게 오래 싸웠나, 이런 얘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이 문제와 내년 총선에 대해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의원님, 선거법 문제 때문에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갈등도 많았지만 최종적으로 처리가 됐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개정된 선거법, 연동형 비례제 취지 못 살려”

이태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자유한국당은 중소 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로 의사 진행을 합법적으로 방해하고 있지만 12월26일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원래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게 민심은 그대로 의석 수에 반영하고 그 과정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그 군소 정치세력, 소외세력들의 의회 진출을 돕는 거예요. 그런 측면에서 완전히 제도의 취지가 부정되고 있다. 그래서 거의 누더기 법안이라고 얘기하기도 하죠. 원래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적용 비율을 75석으로 했었지 않습니까? 

소종섭:  지역구 225석에 75석. 

이태규: 그것이 최종적으로 47석으로 이렇게 줄었는데 거기에  지금 30석만 캡을 씌워서 30석만 적용을 하고 나머지 17석은 이제까지 했던 병립형 그대로 해서 기득권 정당들이 그대로 자기 지분을 가져가겠다는 거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30석이라는 부분, 애당초 이 정도(30석)를 가지고 그렇게 싸웠어야 되는가?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 군소 정당들이 약간의 이익을 보겠지만 근본적으로 한국 정치의 변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비율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 제도는 굉장히 잘못됐고요. 그 와중에서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였잖아요? 그러니까 한국 정치의 낡은 모습만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에 과연 국민들한테 ‘이것은 선거개혁 법안입니다.’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없고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고요.

ⓒ시사끝짱

 

“선거법, 개혁 아닌 개악…차라리 현행 유지”

이태규: 결국 시발점이 뭐주당도 따라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비례당을 하게 되면 그 연동형 캡을 씌운 30석도 거대 정당이 또 차지하기 때문에 오히려 결과적으로는 군소 정당이 더 죽게 되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오거든요. 결국 지금도 누더기 법안인데 여기에 비례 위성 정당 안이 만들어지면 제도의 원래 취지가 훼손되고 완전히 왜곡되는 거거든요. 만약에 그런 결과를 초래한다면 이 제도는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그렇다면 이 제도는 개혁이 아니라 개악인 거죠. 그래서 과거에 알바니아에서 이 제도를 시행했다가 위성 비례 정당 때문에 결국 제도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상황이 왔고) 그래서 오히려 기득권 완화가 아닌 강화시키는 그런 정치 구도를 만들어왔다. 우리도 그럴 개연성이 있다. 때문에 저는 이 선거법이 가진 문제가 심각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종섭: 이 안이 통과돼서 시행은 되는데 시행 과정에서 비례 한국당, 비례 민주당이 생기게 되면 결국 ‘왜 선거법을 바꾸었냐’는 국민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당연할 것 같습니다. 총선이 4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이 의원님은 그동안에 총선에서 대선까지 모든 선거를 치러봤고 특히 전략 쪽에서 역할을 많이 하신 걸로 제가 기억을 합니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서 기본적인 판이 이렇게 짜일 것이다, 여야의 프레임이 이런 쪽으로 갈 것 같다, 이 관점에서 어떻게 보시나요? 

 

“현재로선 1여多야 구도 불가피…민주당에 유리”

이태규: 두 가지의 변수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의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라서 얼마나 군소 정당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가 미지수고. 두 번째는 야권이 통합할 것인가. 이 부분에 있어 근본적인 구도 변화가 있을 거고 이 대결 구도에 따라 총선 이슈도 정치개혁, 세대교체, 민생경제, 문재인 정권 심판 이런 식으로 무게중심의 변화가 올 수 있다.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1여 다야 구도가 불가피한 상태거든요. 그러면 1여 다야 구도는 여당이 유리한 구도입니다. 그래서 제가 친하게 지내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나 수도권에 계신 분들은 이걸 굉장히 우려합니다. 이것이 영남지역이나 이런 쪽은 현재 문재인 정권이 신망을 잃어서 1여 다야 구도가 돼도 제1야당이 조금 괜찮은 위치에 설 수 있는데 지금은 제1야당 이 수도권에서는 불안하거든요. 불안한 상태에서 야당 구도가 더 동일하게 분열되면 힘들어지는 거고. 사실 이번에 민주당이 석폐율제를 반대했던 이유가 수도권에서 정의당이 완주할 것을 우려해서거든요.

소종섭: 모든 지역구에 후보 내보내고 뛰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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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그렇기 때문에 막은 거란 말이죠. 그런데 야당 자체가 통합이 안 되고 단일 구도를 만들지 못해서 1여 다야 구도가 된다면 민주당이 민생경제 실패, 외교 안보 불안,  울산시장 하명 수사사건 등 여러 정치적인 불안요소에도 구도적으로는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가 있다. 그리고 선거는 구도가 당락을 결정짓는 거거든요. 지금 야권은 불안하고 불리한 위치에 있다. 그리고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공했다고 볼 수 없거든요. 소득 주도 성장론도 그렇고 바닥 경제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럼에도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50% 가까이 되지 않습니까? (지지율이) 40% 붕괴돼야 정상인데 기형적이라고 봐야죠. 이 부분에 있어서 국민이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기 보다 오히려 제1야당에 대한 불신에 대한 반사작용이 큰 게 아닌가.(생각합니다.) 제1야당은 가치와 이미지 경쟁에서 여당에 완벽하게 뒤지고 있고 민심과 시대의 요구를 읽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봅니다.

 

“한국당, 반대만을 위한 정당으로 인식돼”

 30대 젊은 친구들을 만났을 적에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자유한국당이 무엇에 반대하는지 알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는 모르겠다는 거예요. 결국 반대만을 위한 정당으로서의 인식이  제1야당에 있어 확장성을 가로막고 있는 부분이고 또 새로운 건강한 대체 야당의 확장성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득을 보고 있는 거다. 조국 사태에서 거짓과 위선을 보여줬는데도 민주당은 대중적으로 보이기에 약자를 대변하는 정당이고 기득권 세력이 아닌 걸 강조하는 정당이다. 긍정적인 이미지와 가치를 갖고 있어요. 실질적으로 자유한국당은 반문 이미지 외에는 전부 다 부정적입니다. (자유한국당의) 부패, 기득권, 꼰대, 이미지가 젊은 (지지) 층에게서 외면 받게 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혁신에 대해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여당에 맞서 지지율이) 올라가는데요. 현재 혁신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야권도 분열되어 있으면 이 구도가 결국 본의 아니 게 민주당이 유리한 구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현재  1여 다야 구도와 제1야당이 가진 부정적인 가치와 이미지가 가진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문재인 정권이 아무리 실정을 하고 무리수를 둔다 해도 (앞으로) 선거에서 불리한 구도가 아니다. 

 

차기 대선 후보는 누구?

소종섭: 문재인 대통령이 복이 있다면 야당 복이 있다, 이태규 의원의 얘기와 맥락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차기 대통령, 특히 이낙연 국무총리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포함해서 여권에서는 누구를 차기 대선후보로 주목될 것이라고 꼽을 수 있을까요? 

이태규: 여권의 핵심, 친문 세력들 중 잠재적인 후보로 밀어주려고 했던 인물들이 다 낙마한 상태 아니겠습니까? 김경수 경남지사는 최종적으로 대법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드루킹 사건에 있어서 도덕적인 문제, 대중성의 한계 문제로 어려울 것이고. 그리고 정세균 총리 지명자가 국회 인준을 받는다면 비문 중진 의원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현상이 보일 텐데 그런 부분을 과연 친문이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지? 우리 사람이 아닌 사람을 후보로 밀어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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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 않다면 꿩 대신 닭이라고 친문 쪽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를 봤을 때 유시민 씨에게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좀 높다. 그래서 조국 문제가 터졌을 적에 불합리하고 억지스럽게 조국을 비호했던 배경에는 결국 친문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굉장히 짙다, 저는 그렇게 봤습니다. 역으로 야권은 형편이 어렵죠. 눈에 띄는 잠재 후보라고 한다면 황교안 대표, 안철수 전 대표, 유승민 전 대표. 그런데 야권 전체의 본선 구도로 본다면 큰 틀에서 야권 후보의 연대와 통합을 위한 단일후보 선출의 문제가 하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개별적으로 이번 총선에 어떤 결과를 내느냐? 그리고 총선 과정에서 어떤 리더십과 이미지를 쌓을 것이냐? 이게 관건일 것 같다. 전체적으로 흐름이나 국민 입장에서 본다면 20대 국회 정치가 최악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일 안 하고 싸움만 하는 국회가 만약 21대 국회에서도 교착 정국이 지속된다면, 현재 거론되는 잠재 후보들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제3의 인물이 대중에 의해서 스스로 부각될 개연성도 굉장히 크다, 이렇게 봅니다. 

소종섭: 정치에 대한 불신이 새로운 인물을 대선판에 밀어 올릴 수 있다, 말씀하셨습니다. 총선 전망 포함해서 여야 잠룡들에 대한 평가, 이태규 의원과 얘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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