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유시민•진중권 삼각 갈등 막후
  • 최인철 PD (iniron@sisajournal.com)
  • 승인 2019.12.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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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끝짱]공지영vs유시민 진보 내부분열?

[시사끝짱]

■ 진행: 소종섭 시사저널 편집국장
■ 대담: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 제작: 시사저널 한동희 PD, 최인철 PD, 조문희 기자, 양선영 디자이너
■ 녹화 : 12월30일(월)

소종섭: 작가 공지영 씨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12월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처음으로 정식 비판합니다”라면서 “이래도 됩니까. 이 언어들을 차마 옮기지도 못하겠다. 김어준씨는 그렇다 쳐도 유시민 이사징님. 이게 노무현재단 공식 방송에서 검찰을 두둔하며 조국 장관 가족의 고통을 비웃고 속된 말을 써가며 낄낄거릴 일입니까”라고 했습니다. 시청자 분께서 생각하시기에 유시민 이사장이나 공지영 작가나 큰 틀에서 보면 같은 편 아니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시사끝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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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은 왜 같은 편 유시민에 작심 비판했나

이준석: 저는 제가 정치도 하고 방송도 하면서 남의 얘기를 잘 안 들으려고 해요. 여론의 팔로워가 되는 순간부터 피곤하구나 또는 나를 오히려 좀먹는 길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리더와 팔로워의 차이를 이야기할 때, 자기가 리더라는 생각만 하다 보면 독선적일 수는 있겠지만 반대로 팔로워 본능이 너무 강해지게 되면 내 존재 자체가 확성기 정도밖에 안 되는 상황이 생겨요. 제가 정치인 하면서 가장 생각을 많이 했던 건, 정치인은 리더하려고 하는 것이고 팔로워 하려면 연예인해야 된다. 저도 그 분기점이 하나 있었어요. 제가 정치활동을 2012년에 시작했는데 출마를 2016년에 했거든요. 그때 선거에 출마할까 말까를 고민하면서 예능방송도 많이 했는데 제가 출마를 하려면 앞으로 내 이야기를 하면서 가야 되는 것이고 출마를 안 하고 연예인 하려고 하면 남의 말에 맞장구 쳐주는 역할을 해야 되는구나. 추임새 넣어주고 해야 되는 역할을 해야 되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공지영, 유시민, 김어준 이런 분들은 그 경계선에서 항상 헤매는 분들 같아요. 본인들이 정작 하고 있는 것은 항상 팔로워십에 가까운 것들이거든요. 평상시에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많이 하죠. 그 대중이 뭐 절대다수의 대중보다도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많이 해 주죠.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에 본인의 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위기에 빠졌다든지 아니면 나랑 친한 사람이 위기에 빠졌다면 리더가 되려고 하죠. 유시민 씨가 전형적인 케이스죠.

소종섭: 유시민 이사장이랑 이준석 부위원장도 같이 토론 한 적이 있지 않나요? 

 

“유시민,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경계에서 혼란 겪고 있어”

이준석: 저는 방송 같이 해본 적이 없어요. 썰전 그만두고 그분이 썰전 시작했죠. 유시민 이사장이 과거에 맞는 말을 많이 한다는 소리 들었을 때는 그때 본인이 리더 역할을 하려고 했을 때 그런 거죠. 본인이 그 당시에 스피커로서의 리더 역할을 하려고 했을 때 그랬던 거고. 박근혜 정부 탄핵사태에 있어서 복권됐죠. 대중적으로 당시에 탄핵 국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누가 더 찰지게 욕하냐 경쟁 이런 거였기 때문에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많이 했죠. 그런데 지금 와서 본인이 이번 정부에서 다시 어용 지식인 선언하시면서 그쳤어야 됐는데 요즘은 대중을 가르치려고 하는 국면 속에서 고생하고 계신 거죠.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경계선을 오가다 보면 정체선 혼란이 옵니다. 

 

공지영이 유시민 비판한 이유는?

소종섭: 공지영 작가가 유시민 이사장을 비판하게 된 게 노무현재단의 공식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유시민 이사장과 김어준 씨가 같이 얘기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윤석열 총장을 아버지와 아들로 비유를 했고. 유시민 이사장이 불량아들도 있는데 그게 조 아무개씨다. 조국 전 장관을 지칭하는 듯한 얘기를 했고. 공지영 작가가 보기에는 유시민 이사장의 발언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에 저격한 게 아닌가 싶어요. 

이준석: 공지영 씨가 무슨 리더십의 권위가 있다고 그걸 서로 가르치는지. 유시민 이사장도 그렇고. 사실 각자 그 권위라는 것이 자기들이 달고 다니는 조회수나 팔로워 수라고 한다면 착각이죠. 어떤 권위나 아니면 말의 힘이라는 건 결국에는 본인의 논리적 구조와 진실성 안에서 나오는 겁니다. 조국이라는 사람이 겪고 있는 건 사법적 어려움이지 자기들끼리 누구를 버리고 누구를 살려요.

ⓒ시사끝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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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공지영에 ‘과도한 친문 프레임’ 일침…의미는?

소종섭: 보는 관점의 차이가 그렇게 표출된 게 아닌가 싶은데. 진중권 교수는 이준석 부위원장이랑 좀 굉장히 방송을 많이 했죠. 진중권 교수 얘기는 어쨌든 공지영 작가가 과도한 동일시 프레임, 친문 프레임. 조국 전 장관과 본인을 동일시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분석을 했던데. 그런 분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준석: 진중권 말은, 당신이 뭔데? 이런 말이죠. 지금 대한민국에 사실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 대표성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도대체 친문 대표성은 누가 가지고 있는 거냐. 혹자는 양정철이라 하고 어떤 사람은 김경수라고 했다가 어떤 사람은 조국이라고 했다가 다 갖다 붙이는 거예요. 2016년 총선 앞두고 진박경쟁이 벌어지는 게 얼마나 웃겼어요. 진박경쟁 했던 사람들 중에 국회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이랑 밥 한 번도 먹은 적 없는 사람이 거기 가서 자기가 제일 진실한 사람인 것처럼 하고 다니고 그게 진실한 사람들 경쟁이었어요. 

소종섭: 대중을 사기 친 거네요. 공지영 작가, 유시민 이사장 그리고 진중권 전 교수 사이에 벌어지는 헤프닝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조국 전 장관을 둘러싸고 현재 여권이 처해 있는 딜레마라고 할까요? 그런 것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서 진중권 전 교수는 현재 여권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얘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시사끝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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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에 비판 수위 높이는 진중권…배경은?

이준석: 아니에요. 진중권 교수가 정치 논리를 벗어나서 사고 자체가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까지는 아니지만 집단논리에 대해서 지배 받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이에요. 진중권 교수와 유시민 작가가 다른 판단을 했던 시점을 몇 개 한번 되돌아보면, 둘이 처음으로 갈린 게 제 기억에는 황우석 때예요. 진중권 교수는 황우석 박사를 종교집단의 지도자 같다고 표현했어요. 왜냐하면 황우석 박사가내 연구에 다소 흠결이 있다 하더라도 나랏일 하는 거라는 식으로 나왔잖아요. 그때 힘을 실었던 게 친노예요. 그래서 유시민 장관 같은 경우에는 큰일 하는데 건드리면 되냐는 취지로 계속 이야기했던 거고. 또 심형래 씨 영화 디워 애국심 논란. 

저는 황우석 박사 때도 보면 유시민 씨는 본인이 굉장히 진보적인 사람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굳이 분파를 나누자면 제가 봤을 때는 애국진보죠. 반일 좋아하고 상대편 친일파몰기 좋아하고. 반대편에는 애국보수가 있을 것이고. 사이에는 자유주의보수와 자유주의진보가 있을 것이고. 진중권과 유시민의 갈등이라는 건 조국에 대한 평가 차이가 아니라 둘의 관점 자체가 다르고. 사유체계 자체가 다른 거예요. 유시민 씨는 오죽하면 어용 지식인이라고 나왔겠어요, 이번 정부 들어선 다음부터. 특정 종교에 매몰된 것 같은 형태가 아닌 이상 그건 불가능합니다. 나중에 유승민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해서 제가 어용 지식인입니다, 이렇게 선언할 일이 전 없어요. 전 제 자존심이 그걸 허용 못 해요. 전 박근혜 대통령 당선되고 난 다음에 이제부터 어용 친박하겠습니다, 이런 거 한 적 없거든요, 오히려 당선되자마자 윤창중 대변인 임명은 말도 안 된다부터 그때 일주일 만에 깠던 것 같은데. 결국에는 살아오는 사유체계 하에서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게 갈리는 건데. 유시민 작가는 그걸 하더라고요. 

소종섭: 진중권 교수도 마찬가지로 얘기는 하는 거죠? 

이준석: 친노에서 그런 거 하는 사람들 있어요. 말도 안 되는 핑계들을 대요.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 해서 너무 미안해가지고 우리가 이런다. 방송 보시는 분들 중에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전 이해 못 해요. 애국보수 하시는 분들도 그분을 이해 못 하는 경우도 있어요. 박근혜 대통령에게 굉장히 좋아하시고 이럴 수는 있지만 거기에 대해서 부채의식을 너무 강하게 느끼셔서 하는 분들 저는 존중은 하지만 이해는 못 해요. 왜냐하면 부채의식을 말하려면 제가 제일 커야 되지 않겠어요? 저를 정치에 발탁한 분이 박근혜 대통령인데. 이건 뭐 배은망덕이니 이런 문제가 아니라 저하고 약속한 것을 박근혜 대통령이 지킨 것도 있고 못 지킨 것도 있고. 못 지킨 건 비판할 수밖에 없는 그런 위치에 가는 것인데 갑자기 다른 사람이 나와서 박근혜 대통령 팔면서 자기들이 오히려 진박이라고 하고 제 사유체계로는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됐나 싶을 정도로 황당합니다. 

소종섭: 공지영 작가 또 유시민 이사장, 진중권 전 교수 사이에 벌어졌던 논쟁. 이준석 수석부위원장은 기본적인 세계관의 차이다 그리고 한 사안에 대한 관점 차이가 불거진 게 아니고 기본적으로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워낙 다르기 때문에 일이 불거졌다. 앞으로도 비슷한 논쟁이 계속되지 않을까, 그런 예상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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