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내부 비판 나선 김무성 “당 이 지경 만든 중진 자리 비워야”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01.03 16:3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대 총선 당시 최고위원·중진 자리 비우고 새 사람 채워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당 내부에 일침을 가했다. 김 의원은 “20대 총선 패배 책임이 있는 당시 최고위원과 공천관리위원들, 그리고 당이 이 지경이 되는데 책임 있는 중진들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김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책임 있는 인사들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새로운 인물 수혈에 앞장서는 게 당과 국민과 국가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며 당내 친박계 인사들과 중진들을 겨냥했다.

김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대표를 지냈다. 당시 총선에서 청와대 등 친박계와 공천 갈등을 겪으면서 내홍을 겪었다. 이 결과 새누리당은 122석을 차지하는데 그치며 원내 1당 자리를 더불어민주당(123석)에 내주게 됐다.

김 의원은 이날 “당시 최고위의 주류 세력들은 청와대의 입맛에 맞는 인물에게 공천을 주는 ‘하명 공천’이 이뤄지도록 적극 나섰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이 탄생한 결정적 계기는 20대 총선 당시 ‘막장 공천’에 있었다”며 “그 결과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에서 패배했고, 제1당 지위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고 했다.

20대 총선 당시 김 의원과 대립한 친박계 인사는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한구 당시 공천관리위원장 등이 있다. 김 의원은 이들과 함께 현재 당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황교안 대표 계파들까지 겨냥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요청은 한때 당을 장악했던 친박계 인사들은 물론이고, 현재 당을 이끌고 있는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까지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 의원은 “정당은 선거를 위해 존재하고, 선거에서 패배하면 지난 연말 국회에서와 같은 치욕만 남는다”며 “4·15 총선 승리와 대한민국을 위해 지금은 결단해야 할 시간이다. 결단의 해답은 오직 하나, ‘우파 정치세력의 대통합’”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보수 대통합’을 강조하며 “황교안 대표, 유승민 의원 등 우파 보수를 대표하는 정치 리더들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통합의 화두는 공유하면서도 소리(작은 이익)에 집착하면서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고 했다.

한때 당 대표까지 역임한 김 의원이 이처럼 친박계와 중진들의 불출마를 촉구하면서, 향후 자유한국당 내 친박계 인사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김 의원의 말에 불출마를 선택하지는 않겠지만, 향후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와 일부 중진 의원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