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공관위원장 안 뽑기만 해봐” 한국당 의원들 부글부글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1.0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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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 내 공천 책임질 조직 완비... 황심(黃心) 개입 여부 따라 논란 이어질 듯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월2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새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시사저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월2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새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시사저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 안팎에서 리더십에 상처를 받고 있는 가운데, 당내 관심은 조만간 임명될 공천관리(공관)위원장에 모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월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공관위원장 후보군을 54명에서 10여명으로 압축했다. 당내 한 소식통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중도성향의 인물 위주로 후보군을 10여명 안팎으로 추려냈다”고 밝혔다. 당 최고위는 이들 중 2~4배 수 정도의 후보군을 추려내 황 대표에게 보고할 계획이며, 황 대표가 최종 대상자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당 안팎의 소식을 종합해보면 한국당 지도부는 공천위원장에 △중도보수 성향의 정치인 출신 원로 △학계 인사 △시민단체 대표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박관용·김형오 전 국회의장, 박찬종 전 의원과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인명진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출신인 김종인 전 의원도 후보군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극우 성향의 김문수 전 경기지사,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정치평론가 고성국씨도 후보군에 있지만, 실제 이들 중 공관위원장이 선정될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전광훈 목사·정치평론가 고성국씨도 거론돼

현재 한국당 내에서는 총선 위기론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차기 불출마를 선언하는 의원들도 속속 늘고 있다. 이들 중에는 황교안 대표 퇴진과 비대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3선의 여상규 의원은 1월2일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말도 안 되는 악법들이 날치기 통과되는 현장에서 한국당과 지도부는 매우 무기력했다”며 “황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 의원은 그 중에서도 황 대표를 겨냥해 “가장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할 분”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 의원도 “총선에서 지금보다 의석수를 적게 얻으면 정치인 황교안의 생명력은 그걸로 끝난다. 지금 황 대표가 자리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12일째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 2대 악법 저지' 철야 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12월22일 농성에 참석한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사저널
12일째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 2대 악법 저지' 철야 농성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12월22일 농성에 참석한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사저널

공관위원장으로 누가 결정되느냐는 한국당 당내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당 내에서는 ‘뼈를 깎는 혁신’을 강조해온 황 대표가 현역 의원 50% 이상을 교체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문제는 공천 기준이다. 대대적인 교체 과정에서 황심(黃心)이 개입됐을 경우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재 한국당 내에서는 TK(대구‧경북)를 비롯해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에 대대적인 개혁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문제는 이들 지역구 상당수가 황 대표 주변에 포진한 인물들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미(美)’가 필요하지만 각론으로 가면 쉽지 않은 문제다.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정무감각이 없는 대학교수 같은 사람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공관위원장으로 앉힌 뒤 뒤에서 조종하려고 한다면 국민들이 개혁공천의 진정성을 믿겠는가”라고 말했다.

 

공정성 휘말릴 경우 '제2의 박찬주 사태' 이어질 듯

박찬주 대장 영입에 이어 공관위원장마저 흥행 전에 실패할 경우 당내에선 황교안 대표 교체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서울시 당협위원장도 “홍준표 전 대표로 대표되는 당내 비판세력의 반발을 물리치려면 TK(대구‧경북) 지역에 뿌리를 둔 측근들부터 공천을 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개혁공천의 명분이 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황교안 대표는 1월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주최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서 "혁신과 통합을 이뤄내겠다"면서 "나부터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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