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고조된 한반도, 그러나 터진 건 ‘중동 화약고’였다
  • 감명국 기자 (kham@sisajournal.com)
  • 승인 2020.01.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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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비추는 세상] 교착 상태 빠진 北·美대화, 그리고 트럼프의 이란 표적공습

지난해 11월25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서해 접경지역에서 해안포 사격을 지시했다. 남북은 2018년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군 당국간 남북군사합의를 체결했다. 남북 접경지대에 완충구역을 설정해서 포사격을 전면 중지키로 한 이른바 ‘9·19 군사합의’가 그것이다. 하지만 1년 2개월만에 북한이 이를 깨트린 것이다. 우리 국방부는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당시 북한의 행동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미 대화 교착 상태에 따른 한·미 양국에 보내는 불만 표시”로 분석했다.

이는 서막이었다. 11월28일에도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북한은 결국 12월3일 리태성 외무성 美담당 부상의 담화로 속내를 드러냈다. “연말 시한이 하루 하루 다가오고 있다”는 말로 조급증을 드러낸 북한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미국에 달렸다”는 말로 연내 미국이 북·미 대화와 관련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시 추가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밝혔다. 실제 이 날 김정은은 백두산을 찾아 중대결심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도 곧 받아쳤다. 김정은을 다시 ‘로켓맨’으로 언급하며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이며, 원치 않지만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란 말로 북한을 압박했다. 

이때부터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미국의 거칠면서도 뜨거운 설전은 한달 내내 이어지며 결국 해를 넘겼다. 전쟁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대신한 전원회의 발언에서 “충격적 실제 행동”, “머지않아 신무기 보게 될 것”이란 강경 발언으로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했다. 사실상 ‘핵·ICBM 실험 중단’ 해제를 선언한 셈이다. 

백악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정은이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도발 시 대응하겠다란 입장을 내비쳤다. 그런데 트럼프의 결단은 북한이 아닌 이란을 향했다. 1월3일 미국은 이란 군부의 최고실세인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을 드론으로 표적공습, 사망케 했다. 트럼프 공습 지시는 마치 북한을 향해 뭔가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했다. 미 대선을 앞두고 섣부른 행동을 하지 말란 경고가 그것이다. 지난 한달간 북·미 간 펼쳐진 숨가쁜 긴장상황을 실시간으로 다시 한 번 복기해 본다. 

북한이 지난 12월28일부터 31일까지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월1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대미정책과 전략무기 개발을 언급한 대목에서 나온 사진으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과거 열병식 때 등장한 무기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2월28일부터 31일까지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월1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미정책과 전략무기 개발을 언급한 대목에서 나온 사진으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과거 열병식 때 등장한 무기다. ⓒ연합뉴스

11.25(月)

대놓고 ‘9·19 합의’ 깬 北 김정은…서해접경 해안포 사격 지시

김정은 사격 지도한 백령도 남동쪽 창린도는 포격 금지구역···연평도 포격 도발 9주기 맞춰 무력시위

‘한때 남한땅’ 서남 접경 직접 찾아 지도, 계산된 행동…“북·미 대화 교착, 한·미에 불만 표시” 분석

군 당국, 北 포 사격 알고도 ‘뒷북 발표’ 논란···국방부 “9·19 군사합의 위반, 유감스럽다”

11.28(木)

北, 30초 간격으로 초대형 방사포 2발 발사

함경남도 연포서 동해상으로 비행 거리 380㎞ 고도 97㎞···이동발사차량 이용 연속 사격 능력 시험

올해 13번째 도발, 한·미 정부 동시 압박···합참 “긴장 고조행위 즉각 중단하라”, 이례적 경고

11.30(土)

北, 아베에 “탄도미사일,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 될 것”

아베 日총리 방사포탄을 ‘탄도미사일’로 착각하자 담화 통해 맹비난···北 “조만간 진짜 보게 될 것” 예고

北 외무성, 아베에 “구석구석 완벽한 바보, 둘도 없을 희대의 정치난쟁이”···북·일 정상회담, 아베 평양 방문도 일축

12.3(火)

北 “연말 시한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 경고···트럼프 “北에 무력 사용할 수 있다”

리태성 외무성 美담당 부상 담화 “크리스마스 선물, 미국에 달려”···김정은, 백두산 찾아 중대결심 임박 시사

트럼프 “美는 지구상 가장 강력한 국가, 원치 않지만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할 수도”···金에 다시 ‘로켓맨’ 언급

12.4(水)

北 총참모장 “미국이 무력 사용하면 우리도 상응 행동”

북한군 서열2위 박정천 총참모장 담화 발표 “매우 끔찍한 일 될 것”

12.5(木)

美 “군사옵션 내려놓은 적 없다”···연일 말폭탄 주고받는 北·美

클링크 美국방부 부차관보 “北 반복된 도발이 외교공간 좁혀”···안보리는 북한 인권토의도 추진, 北 “심각한 도발” 강력반발 성명

12.7(土)

北 ‘새로운 길’ 앞에서 한·미 정상 통화…‘한반도 상황 엄중’ 논의

靑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통화 요청, 비핵화 대화 동력 유지에 공감대···지소미아·방위비 논의 전혀 없었다”

中 왕이 외교부장 방한 의식 가능성도…전문가 “北비핵화 논의에 中 개입 차단 시도” 분석도

12.8(日)

北 “동창리서 중대한 시험”···ICBM·위성용 엔진 시험한 듯

“7일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전략적 지위 변화시킬 수 있는 시험 진행”···연말 협상 시한 앞 ‘무력시위’

한·미 정상 통화한 날 北은 동창리 시험···트럼프 “김정은, 美대선 개입하는지 지켜볼 것” 경고 5시간 뒤

전문가 “신무기 개발 담당하는 北국방과학원이 진행한 것 주목”···싱가포르 회담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 제기

12.9(月)

北, 트럼프 경고에 “우린 더 이상 잃을게 없어…격돌 멈출 고민해야”

김영철 담화 “트럼프 매우 초조, 다시 ‘망령든 늙다리’로 불러야 할 수도”···원색 비난 속 “연말 다가와” 압박

트럼프 “김정은 적대행위 하면 모든 것 잃을 것” 고강도 경고···트위터에서 “비핵화 약속 지켜야”

12.10(火)

美 주도로 ‘北 도발 안보리’ 소집···ICBM 임박 징후에 경고 메시지

‘北 시험 발표’ 이틀 만에 유엔 안보리 소집···트럼프, 경고 넘어 고강도 제재 예고

11일 회의서 北 발사체 등 논의···北 인권 카드도 다시 꺼낼 가능성

12.11(水)

美·러 외교수장 회담···北 문제 논의

트럼프, ‘北비핵화 노력’ 러시아 지지 촉구···안보리회의 앞두고 공조 당부

폼페이오 美 국무장관 “北, 비핵화 약속 지켜야”···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北에 일방적 요구 안돼” 시각차

폼페이오 “北 약속 준수 기대”, 잇단 도발 징후에 경고 메시지… 협상 열어두되 北노동자 송환까지 압박

12.14(土)

北, 로켓엔진 7분 연소 시험…“美 본토 노린 ICBM 쏠 수 있다” 시위

북한, 엿새 만에 또 “중대한 시험”···“美 핵위협 견제·제압 위해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적용”

시험시간 ‘7분’ 이례적 공개, “대기권 재진입체 시험인 듯” 분석···‘클러스팅’ 엔진 연소시험 가능성도

12.16(月)

비건 “만나서 협상하자” 공개적 제안…최선희에 사실상 판문점 회동 제안

비건 美특별대표 “아직 늦지 않아, 美엔 데드라인 없다”…한미 외교당국 마련 송년 리셉션 발언

35분간 비건 만난 文대통령, 대북 대화 노력 높이 평가···“평화 프로세스 진전 위해 노력해 달라” 당부

12.17(火)

트럼프, 16일(현지시간) “北 도발하면 처리할 것”···협상 결렬시 군사행동 시사

북·미 판문점 회동 불발, 비건 ‘빈손’으로 일본 출국···트럼프 “무언가 진행 중이면 실망, 하지만 지켜볼 것”

美 대화 제안에 응답 없이 김정은은 ‘김정일 8주기’ 참배···발언·메시지 없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만

12.19(木)

비건 美특별대표, 訪中…북·미 회동 실낱 기대감

中 대북제재 공조 설득이 1차 목표···비건 “방북 가능성 얘기해 줄 수 없어”

베이징서 이틀간 외교부부장 등 만나···北 비핵화 공조 등 협조 요청할 듯

12.20(金)

비건, 中 방문서도 北과 접촉 실패···빈손 귀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된 비건, 19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관문 통과···北, 黨전원회의서 기존 노선 뒤집을 가능성

12.21(土)

트럼프-시진핑 통화 “한반도 문제, 정치적 해결”

트럼프 美대통령, 20일(현지시간) 시진핑 中국가주석과의 통화 사실 트위터에 공개···“北문제, 중국과 협력”

트럼프, 北 도발자제-협상기조 유지 위해 中 역할 당부했을 가능성···무역·홍콩 문제 언급, 대북압박 지렛대로

시진핑 “북·미, 서로 양보해야”, 대북제재 완화 우회 촉구···習, 美의회의 홍콩인권법 등에 “깊은 우려” 경고

12.22(日)

美, 11월 실시한 북한요인 생포 훈련 사진 이례적 공개

한·미 특전사 공동훈련 사진, 美국방부 홈피에 올려···北 수뇌부 제거 ‘참수작전’ 훈련인 셈, “北 향한 경고”

NYT, 21일(현지시간) “北 ICBM 도발해도 美 군사옵션 배제···마지막 저항 간주, 대북제재 강화 나설 것”

연말시한 앞 ‘대응논리 전환’ 분석 “미사일요격·기지타격 계획 없어”···한반도 군사긴장 땐 트럼프 책임론 부담

트럼프, 전날 시진핑 이어 21일(현지시간) 아베와 통화···“北 위협 고려해 두 정상 긴밀한 소통 계속키로”

 

김정은 “자위적 국방력 강화”···北, 당 중앙군사위 회의 공개

최룡해·박봉주 등 黨간부 빼고 군인으로 자리 채워···군부 힘 싣기로 경고, 美 반응 보며 도발수위 조절할 듯

ICBM 등 구체적 내용은 언급 안 해 “연말 고강도 도발 가능성은 적어”···전원회의 열어 방향 드러낼 듯

12.23(月)

北전역 감시 ‘글로벌호크’ 1호기, 24일 새벽 한국 도착

운송책임 문제로 美공군마크 달고 한국으로···20㎞ 상공서 지상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 北 반발 예상

12.25(水)

美, 성탄절 종일 ‘北 선물’ 경계 태세···정찰기 5대·공중급유기 1대, 한반도 출격

北 ICBM·SLBM 도발 등 대비, 한국도 이지스함 출동···트럼프 대통령, ‘군대·꽃병’ 동시 언급하며 견제 모드

12.27(金)

美  CNN “트럼프, 北 도발시 군사옵션 사전 승인 상태”

CNN, 26일(현지시간) 美 당국자 인용 “한반도 상공 폭격기 전개 및 지상무기 동원한 군사훈련까지 포함”

“현재의 계획은 무력 과시일 뿐, 北에 대한 직접적 군사행동은 아니라고 강조”···고강도 군사행동 가능성 낮아

12.29(日)

北, 당 전원회의 전날 개최해 이례적 ‘하루 이상’ 진행

‘새로운 길’ 고민 깊은 김정은, 집권 첫 ‘이틀 회의’···1인 주석단→18명 정치국 위원 앉아, 박봉주는 빠져

“국가 전략적 지위·국력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 속도 낼 방략 제시”···논의 결과 구체 내용은 공개 안 해

12.30(月)

北 29년 만에 처음, 3일 연속 당 전원회의

약 1천명 참석 이례적···김정은, 과거 핵도발 때처럼 자주권·안전보장 언급하며 “적극적·공세적 조치 취할 것”

美 안보보좌관 “北 도발적 접근법 취한다면 우린 그 실망감을 보여줄 것···北 비핵화에 환상 없다”

12.31(火)

김정은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 결심”···北 나흘째 전원회의서 언급

노동신문 “7시간 종합보고, 군사적 대응조치 방안도 제시”···미국 상대로 한 장기전 예고

美, 北 주시하며 강온 메시지 계속···폼페이오, 30일(현지시간) “평화의 길로 이어지는 결정 택하길”

1.1(水)

김정은, 신년사 처음 거르고 전원회의로 대체…집권 후 처음

내부 결속 의도+미국에 대한 압박 차원용 관측···“2019년 신년사 성과 없어, 부담됐을 것” 분석도

김정은 “충격적 실제 행동, 머지않아 신무기 보게 될 것”···핵·미사일 모라토리엄 파기 시사

‘핵·ICBM 실험 중단’ 해제 전격 선언···“시간끌기 美, 적대시 정책시 한반도 비핵화 영원히 없을 것”

“美에 따라 강도 달라질 것” 여지 남겨···트럼프 직접 비난 안 해 ‘모호성 전략’

南은 의도적 무시, 작년 신년사선 24번 언급했으나 올해는 사실상 ‘0’···남쪽 역할 한계 실망감 반영된 듯

노동당 부장 3분의 2 물갈이, 외교·핵·경제 사령탑 바꿔···김여정은 조직지도부로 옮긴 듯

러시아통 김형준이 국제부장···核주도 리병철은 군수부장에

김정은 위원장 “정면돌파” “자력” 23차례 강조···트럼프 美 대통령 “金위원장 약속 지킬 것”

1.3(金)

‘트럼프 지시’ 표적공습에 이란 2인자 사망···전면전 치닫는 美·이란

미군 드론 공습으로 이란 군부 최고실세 솔레이마니 총사령관 등 7명 폭사···이란 “혹독한 보복” 예고

美국방부 “솔레이마니, 미국인 공격 계획 세워 살해”···美,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 열어둬

트럼프, 트위터에 성조기 사진 올리며 군사력 사용에 대한 자신감 표출···美, 이라크 내 자국민 소개령

“이란, 美 관리들 겨냥 복수 가능성”···레바논·페르시아만까지 전운 확산

미국 정부, ‘방어 작전’ 강조하며 정당성 주장···공화당 ‘환영’·민주당 ‘무력분쟁 격화 우려’

러시아 “긴장 고조 초래할 모험주의적 행보” 비판···중국 “국제관계서 무력사용 반대” 미국 자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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