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를 피하는 간단한 방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6 11:00
  • 호수 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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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항생제 요구하지 말기, 쓰다 남은 항생제 복용하지 않기

페니실린은 1928년에 플레밍 박사가 처음 발견했고 1941년부터 약으로 생산됐다. 2차 세계대전 중에 폐렴에 걸린 병사들의 사망률을 18%에서 1%까지 떨어뜨리며 많은 생명을 구했다. 이후 폐렴, 결핵, 성병, 세균성 장염 등 수많은 세균성 질환의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와 같은 페니실린의 효과로 항생제 사용이 늘어났다. 동시에 이들 항생제에 대한 내성 발생의 문제도 대두됐다.

항생제 남용이 일으키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항생제 내성이다.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거나 적어도 세균의 성장을 막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항생제에 적응하면서 죽지 않고 살아남는 세균이 생겨나는 현상을 항생제 내성이라고 한다.

ⓒ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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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항생제 내성 문제가 큰 국가

일부 세균은 원래부터 특정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다. 특정 항생제를 장기간 광범위하게 사용하면 세균의 유전자에 변화가 생기거나 약물 내성 유전자를 다른 세균으로부터 얻는다. 이에 따라 그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세균이 증가한다. 이런 내성균에 감염되면 치료가 어려운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고, 타인에게도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세균을 옮길 수 있다. 이런 내성균을 언론에서 슈퍼박테리아라고 표현했다. 여러 가지 항생제에 노출돼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인 다제내성균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기준으로 봐도 항생제 내성 문제가 큰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국내 항생제 내성균 감염에 대한 질병부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9000여 명의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가 발생해 3900여 명이 조기 사망한다. 또 2017년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의료비 4500억원과 사회적 손실 1000억원 등 5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내성 문제 일으키는 원인은 항생제 오남용

사실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의 오남용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개인 차원에서 항생제 내성을 막기 위한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았을 경우에만 복용하고 과거에 복용하다 남은 항생제나 타인이 처방받은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단순 감기를 비롯해 항생제 처방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 의료진에게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필요에 의해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빠짐없이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세가 좋아지면 약을 중간에 중단해 불충분하게 복용하는 것이 내성균을 키우는 또 하나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감염성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식사 전, 용변 본 후, 그리고 외출 후 귀가하면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 좋다. 아울러 권고하는 대로 예방접종을 빠짐없이 받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음식 재료의 보관과 음식 조리를 위생적으로 할 필요도 있다.
의사에게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거나 처방과 다르게 부적절하게 복용하는 것을 피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내성균 감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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