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전자 비싸…‘소부장’에 투자”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6 10:00
  • 호수 157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여의도 증권가의 대표적 신중론자다. 모두가 장밋빛 전망을 쏟아낼 때 버블(거품) 붕괴를 경고하며 ‘No’를 외친다. ‘한국의 닥터 둠’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한 이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 재테크 상황을 어떻게 전망할까.

무엇보다 그는 국내외 자산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면서 ‘버블’을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지금 모두가 좋다고 추천하는 투자상품이 ‘버블의 8부 능선’을 넘어선 것은 아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주문이다.

“안정적 성향이라면 4%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하면 좋다.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리츠(REITs) 상품도 괜찮다. 5% 이상의 수익률을 노리는 공격적 성향이라면 올해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株)’를 노려볼 만하다.” 그의 ‘결론’이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시서저널 박정훈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시서저널 박정훈

“정부 지원 몰리는 소부장 중소형주 유망”

그는 왜 위험도가 높다고 여겨지는 신종자본증권을 추천할까. 신종자본증권은 금리가 높은 대신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회사로 지정되면 이자 지급이 중단되는 상품이다. 청산 때 원리금 상환 순위도 밀린다. 다만 일반 은행채보다 위험도가 높지만 은행이 부실해지지 않을 경우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다. 그의 설명이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100% 이해할 수 있는 상품에만 투자해야 한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한 회사가 망하지만 않으면 기대했던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 부도 가능성이 낮은 우량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을 사면 4%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이코노미스트가 추천한 신종자본증권은 대한항공과 신한은행이다. “이 회사들은 망하지 않을 것”이 추천 이유다.

그는 공격적 성향을 가진 투자자라면 성장성이 돋보이는 중소형주, 그중에서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모이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했다. 특히 작년에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경쟁력 강화대책을 내놓은 ‘소부장’ 관련주를 추천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시장에서 정부의 정책방향이 어디에 잡혀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변수”라면서 “관련 법률 정비와 예산 등이 확보됐다. 정부의 의지가 선언적이지 않고 구체적이고 분명하다. 관련 종목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국내외 최고 우량주로 평가받는 미국의 애플과 한국의 삼성전자 투자에는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두 회사의 주가가 이익으로 설명될 수 없는 단계까지 올랐다는 주장이다.

그는 “많은 증권사에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올해 7만원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분명 삼성전자는 좋은 회사지만, 현재 주가와 전망가가 합리적이고 좋은 가격이라고 할 수 있나. 장밋빛 전망은 배신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애플에 대한 설명도 비슷하다. 애플은 우량기업이지만 미국 나스닥시장은 현재 ‘오르니까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지배하고 있는 만큼 하락 반전 가능성에 대비하고 서서히 보유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