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상을 바꾸는 인플루언서 선정된 문과 1등ㆍ이과 1등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3 10:00
  • 호수 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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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자기 분야서 1등 될 수 있다”

구독자 62만 명의 유튜브 채널 ‘1등 미디어’가 최근 인플루언서경제산업협회가 주최한 ‘제1회 세상을 바꾸는 인플루언서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1등 미디어는 SBS 공채 개그맨인 김성기(사진 왼쪽)와 신흥재가 각각 ‘문과 1등’과 ‘이과 1등’으로 등장해 진행하는 에피소드 코미디 콩트 채널이다. 1등 미디어의 시상 배경에 대해 협회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튜버 유입 증가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점차 자극적인 콘텐츠가 범람하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수상에 더욱 눈길이 간다. 영광의 주인공인 김성기와 신흥재를 서울 은평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날도 ‘유니폼’ 격인 교복을 입고 온 두 사람은 “항상 교복을 입고 다니는데도 교복 광고 제안이 한 번도 안 들어온다”고 너스레를 떨며 말문을 열었다.

ⓒ 시사저널 고성준
ⓒ 시사저널 고성준

최근 수상의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콩트의 내용이 교육적이라는 점 때문인 것 같다. 문과 1등은 《청산별곡》의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 얄리 얄라셩’을 주문처럼 외우고 다니며 문법이나 맞춤법에 예민해 잘못된 표현을 수시로 지적한다. 이과 1등의 유행어도 금속의 반응성 순서표인 ‘칼카나마 알아철니’와 주기율표인 ‘수헬리베 붕탄질산’이다. 이 외에도 축구 1등, 뒤에서 1등, 정보 1등, 글씨 1등 등 인물이 등장해 사람마다 제각기 가진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의 분야에서 1등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도 수상의 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를 통해 ‘문과이과’ 콘텐츠를 만들게 된 배경은.

“문과이과는 원래 SBS 《웃찾사》의 한 코너였다. 그러나 코너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웃찾사》가 종영되면서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당시 문과이과는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던 상황이었다. 개인적으로 영상을 만들어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페이스북에서만 100만 뷰 이상을 달성했다.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바로 유튜브로 뛰어들었다. 이때가 2017년 7월이었다. 처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새로 고침을 누를 때마다 구독자 수가 늘어나는 것이 실시간으로 확인될 정도였다.”

 

콘텐츠 구상은 어떻게 하는지.

“우리 채널 주요 구독자는 초·중·고등학생들이다. 11~14살 구독자가 가장 많다. 이들의 정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검색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신조어인 ‘급식체’ 등 주요 구독자들의 문화를 많이 공부한다.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을 보면서 얻은 정보들을 개그 요소로 바꾸려 시도하고 다른 유튜브 채널을 벤치마킹하기도 한다.”

 

방송에 출연할 때와 유튜버로 활동할 때의 인지도 차이는.

“방송에 출연할 때 길을 걷다보면 우리를 알아보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러나 ‘어? 어디서 본 거 같은데?’하고 인식하는 정도가 전부였다. 지금은 ‘어? 문과이과다!’라면서 다가와 친근하게 말을 건네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번은 촬영을 위해 에버랜드를 방문했다 초·중·고등학생들이 몰려와 난리가 난 적도 있다. 대중목욕탕에서 초등학생 팬과 마주친 건 당혹스럽고 민망한 기억으로 남았다. 세신을 받는 와중에도 계속 말을 걸어오더라(웃음).”

 

최근엔 만화책도 출판한 것으로 안다.

“출판사에서 출판 제의가 왔다. 마침 우리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만화책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지난해 10월 문과 1등 이과 1등 1권인 《유튜브1등의 탄생》이, 같은 해 12월 2권 《드론1등의 비밀》이 나왔다. 오는 2월 3권이 발매될 예정이다. 판매 성적은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잘 팔려 꾸준히 판매 순위를 높여가고 있다. 재미와 함께 국어와 수학, 과학 등에서의 상식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교육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개그맨들이 각 분야 1등으로 많이 등장하던데.

“그동안 방송활동을 하면서 알고 지낸 개그맨들이 많다. 요즘엔 친분이 없는 개그맨이라도 기꺼이 출연 제의에 응해 주는 경우가 많다. 상당수 개그맨이 개인방송 채널을 가지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른 채널 카메오로 참여하기도 한다. ‘뒤에서 1등’(김승진)이 다른 개그맨들과 함께 만든 유튜브 채널 ‘배꼽빌라’에 특별출연한 적 있다.”

 

영향력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책임도 커졌을 것 같다.

“물론이다. 항상 그 점을 의식하고 있다. 주요 구독자인 어린 친구들에게 모범이 돼야 하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바른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바른 몸가짐을 넘어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다.”

 

새해 목표와 이를 이루기 위한 노력은.

“1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채널 구독자 수는 정체된 상태다.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주요 구독자층 가운데 초등학교 저학년들을 공략하려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자신들의 의지에 따라 우리 채널을 구독하고 시청한다. 그러나 저학년의 경우에는 부모님들의 의사가 중요하다. 결국 초등학교 저학년들을 구독자로 확보하기 위해선 부모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부모님들이 자녀에게 추천하는 채널을 넘어 함께 시청할 수 있도록 더욱 재미있고 교육적인 채널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 문과 1등, 이과 1등이 추천하는 콘텐츠

https://www.youtube.com/watch?v=VF2ADI5ag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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